김도희 · ISBN: 979-11-6737-380-9
동물은 ‘고기’로 태어나지 않았다
도축당하는 소, 돼지, 닭, 실험대에 올려진 토끼와 쥐, 동물원과 수족관에 감금된 사자, 코끼리, 돌고래… ‘죽여도 되는 존재’가 되어버린 동물의 목소리를 대변하다
‘반려동물 1,500만’의 시대가 되었지만 해마다 ‘도축’되는 동물의 수는 800억이 넘고, 동물원 철창 너머에는 생기를 잃은 동물이 갇혀 있으며, 실험실에서는 5억 명의 동물이 인간을 위해 죽는다. 왜 우리는 어떤 동물은 ‘가족’으로 삼고, 어떤 동물은 ‘고기’로 먹으며, 어떤 동물은 감금하여 구경할까? 동물을 대변하는 변호사 김도희는 이와 같이 개와 고양이는 반려동물, 소와 돼지는 농장동물, 토끼와 쥐는 실험동물, 코끼리와 돌고래는 전시체험동물 등으로 인간의 기준에 따라 동물을 분류하는 것을 ‘정상동물 이데올로기’라고 명명하며, 이로 인해 동물이 ‘죽여도 되는 존재’로 취급받고 있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정상동물》은 지구를 공유하는 공동생활자인 동물의 권리를 새롭게 상상하고 동물과 인간이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백인 비장애인 남성에서 시작해 여성, 아동, 유색인종, 성소수자, 장애인 등 다양한 타자를 포괄해온 ‘인권’ 담론이 인간-동물이라는 종차(種差)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지적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동물을 인간과 동등하고 고유한 존재로 바라보았던 피터 싱어, 톰 레건 등의 동물철학에서 출발해 오랫동안 연결되지 못했던 ‘동물’과 ‘권리’ 개념을 연결시킨다. 수족관에서 구출되어 바다를 누비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부여받은 ‘환가누이강’, 농장에서 구조되어 ‘고기로 태어나지 않았다’라고 고양된 울음을 들려주는 ‘꽃풀소’ 들로부터 동물-비인간존재가 인간의 편리, 쾌락을 위해 죽임당하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한다. 수천 년이나 자연과 동물을 이용해온 인간에게는 그들의 고통에 응답할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