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독2 積讀
명사
《표준국어대사전》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마흔두 번째 출간!
문학을 잇고 문학을 조명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마흔두 번째 시집, 이혜미의 『흉터 쿠키』 를 출간한다. 몽환적인 감수성으로 감각적인 시세계를 펼쳐온 이혜미 시인의 네 번째 저작인 이번 시집에는 시간 속에서 우리가 “비슷한 각도로 기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시인의 소망이 담긴 시들이 실려 있다. 시간과 경험에 덧대져 따뜻하고 풍부한 시선으로 모욕과 슬픔을 관통해 독자들을 위로하는, 깊이 있는 관찰과 강렬한 묘사와 상처받은 내면을 회복하는 아름다운 시 30편과 에세이가 담긴 시집이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Ⅶ』은 오은경, 박상수, 장수진, 이근화, 서효인 그리고 이혜미 시인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된다. 여섯 시인의 다양한 감수성으로 무한하고 다채로운 한국 시 문학의 목소리를 만나볼 수 있는 시리즈이다.
살아 있기 위한 사라지기 연습 빈칸이 되려는 언어의 은신술
제44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회신 지연』이 민음의 시 338번으로 출간되었다. 수상자 나하늘 시인은 독립문예지 《베개》의 창간 멤버로 2017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파업 상태의 언어’와 ‘읽히지 않는 책’을 시라는 장르로 매개하는 작업을 지속해 오고 있는 시인의 작품 세계는, 독립출판물 『Liebe』와 『은신술』에서 확인할 수 있다. 『Liebe』는 문장부호만 남기고 글자들은 지운 채 발행되었고, 『은신술』은 양쪽이 모두 바인딩된 닫힌 책으로서 훼손 없이는 펼칠 수 없도록 제작되었다. 읽히기를 거부하는 이러한 책들은 의미의 고정점을 계속해서 흔들며 독자를 언어의 파업에 연루시킨다. 공백의 형식을 변주함으로써 의미의 확정을 유예하고, 나아가 인간의 존재 자체를 빈칸으로 만드는 나하늘 시인만의 스타일은 『회신 지연』에서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집은 지금-현재라는 감각을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건축술에 능하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지지를 받았다. 문장이 단정하고 과장이 없으며, 시적 플롯이 탄탄하여 “무리한 파격으로 치닫지 않으면서도 다채롭게 전개되는 스타일에는 매번 합당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는 점도 다른 응모작들과 변별되는 지점이었다. 『회신 지연』은 자신의 언어가 어떤 궤적을 그리며 어디에 가닿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시인 특유의 단단함으로, 세상에 셈해지지 않는 자리를 만든다. 경쟁으로 과열된 시대에 소진된 이라면 누구든, 과장 없는 담백한 언어로 구현된 나하늘 시의 빈칸 안에서 잠시 머물다 가도 좋을 것이다.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pato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소비에트 SF 작가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전설적인 고전. 한국에 형제의 작품이 첫선을 보인 후 거의 30년 만의 사건이다. 이번 한국어판 <노변의 피크닉>은 스탈케르출판사의 2003년판 <스트루가츠키 형제 작품집> 11권 제2쇄(2차 수정본) 원고를 저본으로 삼았다.
1977년 맥밀런출판사 영역판에 실린 '시어도어 스터전 서문'과 2012년 시카고리뷰프레스 영역판에 실린 '어슐러 K. 르 귄 추천사', 그리고 2003년 동생 보리스 스트루가츠키가 펴낸 회상록 '지난 일들에 관하여'의 '노변의 피크닉' 부분 '후기'」를 함께 수록했다.
<노변의 피크닉>은 외계 생명체나 외계 문명과의 첫 접촉을 다루는 '퍼스트 콘택트' 유의 소설에 속하지만, 통상 이들 작품이 평화적인 혹은 공격적인 외계의 접근 형태를 그리는 것과는 달리 그들로부터의 아무런 의사 표시가 없었다고 상정한다.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이 작품은 외계인의 지구 '방문' 이후의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19XX년 지구에는 '구역'이라고 알려진 여섯 개의 영역이 존재하는데, 그곳은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현상들로 가득하고 순간순간 불가사의한 사건이 발생하며, 외계인의 '방문'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이다. 그러나 '방문자'라 불리는 외계인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왜 지구에 왔는지, 무엇을 하고 떠났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인류는 방문자들이 지구에 온 목적을 추측할 수밖에 없으며, 그 추측 가운데 하나가 그들이 우주의 한 길목에 위치한 지구에 들러서 피크닉을 즐기고 갔을 뿐이라는 가설이다.
1994년 초판이 발간된 뒤 창조적인 글쓰기와 사유, 독특한 구성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 교양서’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 명의 만화 작가가 ‘창조적으로 번역’한 책.
1권은 키치적 감수성으로 엽기발랄한 그림 세계를 창조하여 미술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던 ‘전방위 예술가’ 현태준이, 2권은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독특한 캐릭터, 허를 찌르는 기발함으로 무장한 ‘발칙한 상상주의자’ 이우일이, 3권은 날카로운 풍자와 깊이 있는 내용이 빛나는 『십자군 이야기』라는 작품 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진중권의 시리즈를 만화 버전으로 새로이 그려냈다. 1994년 초판 출간 이래로 한국의 대표적인 대중교양서로 자리잡은 원작을 한국의 대표 만화 작가 3인의 손으로 창조적으로 재구성했다.
키치적 감수성으로 미술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던 현태준, '도날드 닭'과 '노빈손' 시리즈의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독특한 캐릭터로 잘 알려진 이우일, 그리고 로 교양만화의 새로운 장을 연 김태권이 각각 1, 2, 3권의 글과 그림을 맡았다. 2년의 기획과 1년 여의 작품 창작을 거친 오랜 정성으로 '미와 예술의 세계 탐험에' 만화라는 원작에선 맛볼 수 없던 색다른 맛을 섞는다.
대화체와 설명글의 교차, 문어체와 구어체의 결합 등 독특한 형식의 글쓰기를 선보이고 있는 원작의 내용과 주제는 최대한 살리면서 만화 특유의 보는 즐거움은 배가시키는 방식으로 원작의 만화화를 시도했다. 또한 내용의 과감한 생략과 추가(1권), 독특한 캐릭터와 재미있는 말투(2권), 극화 형식으로의 재창조(3권) 등 각 작가의 개성을 살린 연출을 보여준다.
1권. 현태준의 엽기발랄
원시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시기의 미와 예술을 다룬다. 작가의 개성이 가장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표현된 권으로, '예술'이라는 '고상한 취미'를 똥과 코딱지, 성적 호기심으로 대변되는 원초적 욕구와 연결 짓는다.
2권. 이우일의 재기만발
헤겔의 '예술의 종말'로부터 시작하는 권으로, 원작의 내용을 가장 잘 살린 작품이다. 촘촘한 원작의 내용을 작가 특유의 캐릭터와 재치있는 대사로 자연스럽게 옮겨왔다.
3권. 김태권의 쾌도난마
탈근대 혹은 포스트모던의 미학을 다룬다. 미학 전공자 김태권이 원작의 내용을 소화하고 더 나아가 자기 것으로 체화해 또 다른 김태권만의 미학 책을 만들어냈다.
세계의 종말과 관련된 음오에 휘말려 쫓기는 만화가와 병든 세계를 구하려는 발터 벤야민, 세상을 구해줄 을 찾아 나서는 보르헤스와 이들을 뒤쫓는 하트 여왕과 병사들... 가상과 현실, 텍스트와 그림, 인용을 넘나드는 이야기 자체가 바로 포스트모더니즘이라 할 수 있다.
언어는 그 나라의 민족성을 그대로 반영한다!
언어로 보는 문화『그곳은 소 와인 바다가 모두 빨갛다』. 전 인류를 아우르는 ‘언어’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보여주는 책으로, 그 나라의 민족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언어의 특성을 강조하고 있다. 노엄 촘스키의 주장처럼 화성인의 눈으로 보면 지구상의 모든 언어가 같아 보이는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과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는지 등에 관한 질문들에 대해 대답하면서, 이 책은 문화적 차이가 심오한 방식으로 언어에 반영되어 있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또한 최근 제기되는 모국어가 사고방식과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들에 대한 과학적 증거들을 제공하고 있다. 여러 문화권에 대한 풍부한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한 이 책을 통해 언어와 문화의 긴밀한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
『다자이 오사무 전집 』(전 10권) 제6권 『쓰가루 』가 양장본으로 재출간되었다. 제6권에는 장편 「쓰가루」와 「석별」을 포함한 1943년 10월부터 1945년 9월에 걸쳐 발표된 작품 및 1940년 6월에 발표된 「맹인독소」 등 총 여덟 편이 실렸다. 태평양 전쟁이 막바지로 치달아가던 시기,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속에도 전쟁의 그림자는 한층 더 짙어진다. 특히 「작가 수첩」, 「산화」, 「동경 소식」 등의 단편에는 전쟁 속의 삶을 어떻게든 낙관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일본인 다자이의 면모가 뚜렷이 나타나 있으며, 중국의 고전 「요재지이」를 패러디한 작품인 「지쿠세이」에는 전쟁 속에서도 이전과 다름없이 삶에 대한 고뇌를 안고 살던 문학자 다자이의 유쾌하고도 냉철한 시선이 담겨 있다.
표제작 「쓰가루」는 전쟁의 광풍 속에서 자신의 존재 기반을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고향인 쓰가루 지방을 여행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로 중기 다자이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쓰가루 지방의 역사와 풍물 등을 다루면서도 다자이의 어린 시절 이야기, 유모를 포함한 지인들의 이야기 등이 객관적 필치로 담담하게 쓰여 있어 소설이라기보다는 에세이의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어디까지나 소설이다. 한국에는 이미 소개된 바가 있는 작품이지만, 이 작품이 온전한 에세이가 아닌 ‘소설’로 쓰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물은 역자 해설을 참고한다면 더욱 새로운 감동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석별」은 중국의 문호 루쉰이 센다이 의학 전문학교에 유학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소재로 일본인 화자와 루쉰, 후지노 선생님의 순수한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국책의 일환으로 쓰인 작품인지라 자신의 나라 ‘일본’에 대한 자부심이 강렬하게 그려져 있는 한편, 의학 대신 문학의 길을 택하게 된 루쉰의 사상적 전회를 통해 다자이가 지니고 있던 문학자로서의 포부가 우회적으로 드러나 있다.
또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맹인독소」는 에도시대에 살았던 한 맹인 거문고 연주자의 일기를 가공하여 쓴 다자이의 이색작이다. 한 글자 한 글자 활판으로 찍어냈다는 맹인의 일기에 담긴 고독과 예술에 대한 열정을 보고 특별한 공감을 느꼈을 중기 다자이의 모습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