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글라우저 · ISBN: 978-89-89456-47-6

1936년 첫 선을 보인 이래 팔십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 수많은 독자로부터 최고라고 칭송받아 온 '슈투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작가 프리드리히 글라우저는 영어권에 비해 다소 출발이 늦은 독일어권 미스터리의 수준을 끌어올린, 그야말로 독일어권 추리 문학의 선구자다. 작가의 대표작인 '슈투더 시리즈'는 대중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이번 작품은 정신 분열증 진단을 받고 병원에 감금됐던 작가의 자전적 미스터리여서 더욱 흥미롭다. 작가는 1930년대 붐을 일으킨 정신 의학의 맨얼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한편, 부조리한 사회가 낳은 비극을, 그리고 1차 대전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고개를 든 전쟁의 광기를 날카롭게 고발하고 있다.
이야기는 '미치광이 병원'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며 슈투더를 침대 밖으로 끌어낸 경찰청장의 전화로 시작한다. 슈투더는 '사람들이 철창에 갇혀 망상의 나래를 펴는 곳'에서 자신이 뭘 어떻게 수사할 수 있을까 걱정한다. 게다가 그를 데리러 온 정신 병원 부원장은 가면 같은 수상한 미소를 지으며 경고한다.
병원에 도착해 탐문을 시작한 슈투더에게 이내 불안감이 엄습한다. 갓 태어난 자신의 아이를 목 졸라 죽이고 수감됐다가 끝내 미쳐 버린 환자가 탈출했고, 같은 날 밤 거액의 보험금을 탄 원장이 사라졌다. 두 사건에 어떤 관련이 있을까? 광기가 지배하는 병원 분위기에 서서히 잠식당하는 가운데 슈투더는 과연 사건의 진실에 다가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