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Patricia Lockwood · ISBN: 978-89-255-7496-7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최고의 책으로 선정, 부커상, 여성소설상, 센터포픽션 신예작가상 등 쟁쟁한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퍼트리샤 록우드의 소설 데뷔작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가 치열한 판권 경쟁을 거쳐 드디어 국내에 출간되었다.

2012년 시인으로 데뷔해 “우연히 시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고 평가받는 〈강간 농담〉(2013), 뉴욕타임스 북리뷰 최고의 책에 선정된 회고록 《사제 아빠》(2017) 등 장르를 넘나들며 내는 작품마다 독특함으로 이목을 끈 작가 퍼트리샤 록우드의 첫 소설 출간 소식에 많은 이의 눈길이 집중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스토너》 《듄》 시리즈 등 굵직한 문학작품을 다수 번역한 김승욱의 신뢰할 만한 언어와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이 소설의 현재 가치를 뒷받침한다.

“오늘날 디지털 문화를 가장 예리하게 조명하는 작가”(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 세계의 낯섦과 인간 마음의 연약함을 예리하게 관찰하는 경이로운 작가”(록산 게이)라는 평가처럼, 퍼트리샤 록우드는 온라인 세상과 실제 현실의 대비를 예리한 필체로 유려하게 써내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는 작가다.

관찰과 은유로 가득한 이 소설은 트위터(X) 형식을 빌려 의식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신형철 평론가가 짚었듯 “누가 봐도 내부자”인 록우드는 2011년 트위터에 입성하여 엉뚱하고 유머러스한 트윗으로 팬덤을 만든 장본인으로서, 이 소설이 이런 형태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은 필연적인 결과다. 이 소설이 쉽게 읽히지 않는 이유이자 뜨거운 논쟁으로 떠오를 문제, 즉 형식과 주제를 어떻게 연결해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신형철 평론가는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이를 두고 파편적이고 단속斷續적이라고 해봤자 비판이 될 수도 없는 것은 그게 의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소셜 미디어 시대의 글쓰기 방식이 창작자들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 내용과 형식 두 측면 모두에서 제출된 하나의 답이다.” 우리가 이 소설을 집어 드는 건 조금은 파괴적이고 불손하며 지나치게 웃긴 ‘내부자’의 목소리가 다신 없을 방식으로 말을 걸어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