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르 벵수상 · ISBN: 979-11-90186-54-4

무한 책임과 얼굴의 사상가 에마뉘엘 레비나스가 바라보는 정치는 무엇일까?
“레비나스의 정치는 항상 현재 안에서 미래의 정치일 것이다.”
전쟁과 폭력이 끊임없이 부상하는 시기에 얼굴의 철학자, 제1철학으로서 존재론이 아닌 윤리학을 주창한 철학자 레비나스의 정치론을 어떻게 탐구해야 할까?《윤리와 경험: 레비나스와 정치》(원제: Ethique et expérience: Lévinas politique)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이자 파리 후설 아카이브 연구자, 마르크스주의, 유대 철학, 레비나스 철학 및 프랑스 현대철학 전문가로 수많은 책을 출간한 철학자 제라르 벵수상이 2008년 프랑스에서 출간한 저작이다. 벵수상 교수의 제자이자 국내에 레비나스 철학을 소개하고 있는 광주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김영걸 교수가 한국어로 번역했다. 이 책은 레비나스 철학에서 가장 난해하면서도 논쟁적인 개념인 ‘정치’의 문제를 중심으로 다룬다. 저자는 레비나스의 저작을 바탕으로 주요 개념들을 살피며 윤리에서 정치로의 이동을 세밀하게 조명하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이 판본은 저자와의 협의를 통해 원래 프랑스어로 출간된 원본을 완역하고 그 이외 지면에 처음 수록되는 부록 및 한국 연구자들과의 문답을 수록하여 증보된 판본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레비나스 철학에 대한 오해와 해석의 다양함을 만나 볼 수 있으며, 연구자들과 저자 자신의 문제의식의 맞부딪침 또한 함께 나눠 볼 수 있다. 이러한 쟁론 속에서 독자들은 현실의 여러 문제들, 예컨대 전쟁과 테러 등의 문제와 레비나스 철학이 갖는 윤리적 정치적 함의에 관해 숙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레비나스 철학의 핵심이 무엇인지 질문을 제기하며 특히 둘의 관계에 머무는 윤리를 넘어 정의와 제삼자를 도입하며 등장하는 정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다양한 자원들을 통해 드러낸다. 특히 정치를 사유하는 데 필수적인 정의의 문제와 제삼자의 문제는 책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개념들이다. 저자는 레비나스 철학의 난점이라 할 수 있는 정치로 이르는 길을 다각도로 살피면서, 제삼자의 등장과 이를 통해 제기되는 정의의 문제가 전쟁과 폭력, 테러를 바라보는 레비나스를 경유한 시각을 밝혀주고, 이를 통해 레비나스 사상에 대한 오해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독해를 통해 독자들은 레비나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접할 수 있으며, 레비나스가 드러낸 개념들을 정치하게 해석하고, 그 철학의 핵심을 치밀하게 탐구할 자원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레비나스의 윤리를 도덕철학과 혼동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인간 경험을 특징짓는 “얼굴을 마주하는” 본질적인 차원과 연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경험의 근본성, 이 근본 경험이 요구하는 무한 책임을 강조하면서 이에 따라오는 정치에 대한 질문을 숙고해 볼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강조 속에서 법과 정의, 책임과 정치, 공동체의 한계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정의를 어떤 식으로 사고할지 그 방안이 제시된다. 저자는 레비나스 이외에도 다양한 철학자들, 예를 들어 자크 데리다 등 현대 프랑스 철학의 다양한 논의를 제공하며 자신의 프랑스 철학에 대한 해석을 담아내고 있다. 이런 점에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레비나스 철학으로 들어가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으며, ‘용서’나 ‘환대’와 같은 개념들에 대해 레비나스의 견지에서 바라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저자는 어떤 형태의 정치보다도 얼굴의 윤리가 우선하며 그 본질이 불가분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동시에, 그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정치와의 필수적인 연결고리를 재확인하고 강화하는 사상적 그림을 제시한다. 전쟁과 폭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윤리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정의와 정치의 문제 지점을 탐색하는 실마리를 제공하며, 정치 이전의 경험에서 정치로 이행하는 흐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찾아보는 눈을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