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수 · ISBN: 978-89-301-0746-4
식물학을 전공해 책 짓는 일을 하는 이갑수의 산문집 『나무와 돌과 어떤 것』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사계절을 테마로 하는 13편의 긴 산문과 사계절을 이십사절기로 들여다보는 79편의 짧은 산문이 실려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에 걸친 기록 중에는 친숙한 이름과 낯선 이름이 공존한다. 벚나무나 목련, 개나리, 살구나무, 대나무같이 익숙한 나무들이 있는가 하면 말오줌때, 귀룽나무, 덜꿩나무, 물박달나무, 까마귀쪽나무같이 흔히 알려지지 않은 나무들도 있다. 책의 짧은 산문들은 저마다 한 그루씩 모두 79가지 나무 이름을 제목으로 내건다. 긴 산문은 식물을 우회하여 저자의 삶의 곡절을 이야기하고, 짧은 산문은 제목으로 삼은 나무와 관련된 관찰 기록을 전한다. 길고 짧은 글을 거치며 책 속에서 서서히 밝혀지는 것은 비단 식물에 대한 탐사 기록만이 아니다. 책은 이갑수가 처음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된 날부터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의 시간까지를 두루 살피며 그가 지닌 삶과 식물에의 태도를 다층적으로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