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얼룩진 여름 (전경린 장편소설)

전경린 · ISBN: 979-11-306-6864-2

얼룩진 여름 (전경린 장편소설)

넘치지 않은 관계를 사랑이라 부를 수는 없다 파멸적 아름다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소설의 등장

한 번도 흘러넘치지 않은 관계를 과연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대한민국에서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 전경린이 사랑의 한복판, 뜨겁게 흘러넘치는 세 남녀의 이야기가 담긴 『얼룩진 여름』을 선보인다. 이 책의 완성에는 꼬박 24년이 걸렸다. 작가는 이 소설의 복간을 위해 이전의 내용을 면밀하게 살피면서 무려 40여 쪽 분량을 삭제했다. 또한 소설이 쓰인 시대성과 오늘날의 감수성을 고려해 단어와 문장을 세심하게 벼리고, 본문의 구성에도 변화를 더해 밀도 높은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소설의 주인공은 스물다섯의 은령이다. 그녀는 엄마의 갑작스러운 재혼과 갓난 동생의 출생, 부모의 반대에 결혼을 주저하는 무기력한 연인과의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나선다. 도망치듯 집을 나선 은령은 낯선 해안 도시에 도착해 두 남자와 조우한다. 얼굴만 봐도 사람을 얼어붙게 만드는 아름다운 외모로 관능적인 시를 짓는 동년배 시인 유경, 그리고 고급스럽고 세련된 감각으로 자신을 치장하고 은령에게 거침없이 선물을 건네는 카페 사장 이진이 바로 그들이다. 상처와 허기를 지닌 두 남자와 얽히며 은령은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다. 그것이 사랑인지 집착인지, 혹은 서로를 삼키려는 또 다른 욕망인지 모른 채. 도무지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엉켜버린 세 사람의 관계는 곧 일상을 삼켜버릴 무도한 여름을 향해 치닫고, 은령에게는 지워지지 않는 얼룩만이 남는다. 상처가 없는 사랑은 아름답지 않다. 그 파멸적 아름다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소설이 지금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