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리사 지라 그랜트 · ISBN: 979-11-87700-15-9
전직 성노동자이자 현직 저널리스트가 직접 성매매 현장에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성과 노동을 둘러싼 국내외적으로 첨예한 논쟁에서 반드시 참고해야 할 중요한 저서다. 저자는 인신매매와 성노동을 구분하지 않고 성노동을 인신매매 담론 안에 두고 정책을 입안할 때 그것이 어떻게 성노동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돕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해치는 결과를 낳는지를 캄보디아와 미국 등의 사례를 오가며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2004년 “성매매특별법” 제정 이후 한국 사회의 성노동/매매 논의에 큰 도움을 준다.
‘성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잘 이해하고 있는 저자가 그들이 단지 ‘창녀’로 낙인찍혔다는 이유만으로 음지에서 스스로를 지켜내는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상황,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와 시선, 경찰력을 위시한 사회적 폭력성을 생생히 보여준다. 일찍이 여성학자 정희진은 “성노동은 단순한 일이 아니라 중노동이며 위험한 노동이고 죽을 수도 있는 노동이다”라고 갈파한 바 있다. 성노동은 외딴섬에 홀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오래전부터 들어와 정치/경제/사회문제와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다. 성노동의 문제를 외부자의 시선이 아닌 성노동자의 시각에서 다룬 이 책은 그들이 처한 문제를 좀더 입체적으로 들여다보고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하자고 한다. 더불어 성노동자만이 아니라 타인과 약자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함께 문제해결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