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메릴랜드 숲에서 만난 열두 달 식물 이야기)

신혜우 · ISBN: 979-11-7213-234-7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 (메릴랜드 숲에서 만난 열두 달 식물 이야기)

“난초의 생장을 돕는 곰팡이·썩은 나뭇가지와 낙엽, 흙과 버무려진 미생물들· 만개한 산딸나무의 꽃·꽃가루를 옮기는 동물들…”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 신혜우의 자연의 아름다운 질서를 일깨우는 다정한 기록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이자 《식물학자의 노트》 《이웃집 식물상담소》의 저자 신혜우가 신작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를 출간했다. 전작에서 신비로운 그림과 섬세한 글로 식물에 관한 정보와 식물에게 배운 따뜻한 삶의 지혜를 들려줬다면 이번 산문집에서는 미국 스미스소니언 연구원으로 지내며 매일을 걸었던 메릴랜드 숲속의 사계절, 열두 달 식물 이야기를 들려준다. 2025년 런던 린네 학회 질 스미시스상을 수상한 작가의 그림으로 화려하게 디자인된 사계절 식물 도안도 만나볼 수 있다. 질 스미시스상은 식물의 과학적인 식별을 돕기 위한 그림을 그린 작가 중 우수성을 인정받은 식물학 예술가에게 수여되는 매우 권위 있는 상으로, 이번 수상은 한국인으로서 최초다. 저자는 과거에도 1년간 메릴랜드에서 연구원 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기억은 타지에서의 너무도 외롭고 괴로운 생활에 관한 것뿐이었다.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4년 만에 다시 도착한 메릴랜드에서 저자는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숲을 마주하게 됐다. 그때부터 복잡한 마음이 들 때마다 무작정 숲속을 걸었다. 이 책은 그 숲에서 만난 식물들과의 소통의 기록이다. 학자의 눈에 비친 숲 그리고 식물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그 울림이 남다르다. 이 책을 추천한 김금희 작가의 말처럼, 그는 “나무가 불필요한 잎과 꽃을 버리기로 결심했을 때 개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과학적 과정들을 아는 이이며, 눈이 소복이 내리면 식물들은 안온한 보호 속에 내일을 위한 발돋움을 준비한다는 현상 이면의 진실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은 “조화, 연결, 순환이라는 자연의 아름다운 질서를 일깨우는 다정한 기록이자, 상냥한 안내자”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