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당률총론 (총론·명례편)

김택민 · ISBN: 978-89-499-4985-7

당률총론 (총론·명례편)

『당률소의』의 총칙의 역사성을 보다.

저자는 중국 중세사를 전공하는 학자라면 누구나 자주 접하게 되는 『당률소의』는 단순한 법전이 아니라, 그 자체로 옛 중국 사회에 대한 역사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훌륭한 자료라고 여긴다. 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당률소의』의 총칙인 명례율의 조문들을 자료로 하여 집필한 것이 이번에 출간하는 『당률총론』이다. 단, 책의 제목이 현행 『형법총론』과 유사하고 체제도 그것에 따른 바가 많아서, 마치 당률의 총칙을 형법적으로 해석한 당률총론 교과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당률에 대한 형법학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서 쓴 것이 아니라 당대의 역사를 그려낼 수 있는 역사책으로 쓴 것이다. 저자가 당률의 총칙을 자료로 역사책을 쓰면서 여전히 형법총론 교과서의 체제를 따른 것은 오히려 그러한 체제로 책을 구성하면 이 총칙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당률은 모두 12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제1편 명례율이 총칙이다. 단 57조로 이루어진 명례율을 편의적으로 총칙이라고 하지만, 현행 형법 총칙과는 다른 점이 매우 많다. 그 차이를 단적으로 말하면, 현행 형법의 총칙은 죄의 성립 여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반해, 당률의 명례율은 먼저 용서할 수 없는 죄인 십악을 특정하고, 이어서 황제의 친속과 관인 및 관인의 친속에게 형을 감면하고 관인들이 죄를 범한 경우 특별 처분하는 규정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어떤 죄가 용서할 수 없는 죄이고 누구에게 형사상 특전이 부여되는가를 고찰해 보면 이 시대의 역사상을 새롭게 그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단 오래 전의 법률을 자료로 쓴 책이기 때문에 생소하게 느낄 독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므로, 개략적인 내용을 서술하여 안내하기로 한다. 『당률총론』은 총론편 3장과 명례편 10장으로 구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