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현 · 박승호 · 조경희 · 권명아 · 윤석준 · ISBN: 979-11-5905-985-8
포스트지구화시대 동아시아는 기억과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이 끊임없이 드러나는 정치적 공간이다. 식민, 냉전, 지구화가 중첩된 시간 속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맞물리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책은 역사부정과 혐오가 단순한 정치적 술책이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을 조직하고 순환시키는 정동적 힘임을 보여준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부터 제노사이드 부정, 성폭력 부정주의, 탈북여성 서사, 가난 혐오, 혐중 정서, 반동성애·반트랜스 담론까지, 피해자의 목소리를 지우고 공감과 분노를 선별하는 정동적 기제를 폭넓게 탐색한다. 역사부정과 혐오가 학계, 미디어, 사회운동을 순환하며 글로벌한 정동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방식과, 이에 맞서는 대안적 정동 정치의 가능성을 함께 조명한다.
총 9편의 글로 구성된 책은, 동아시아에서 역사부정과 혐오가 어떻게 생성되고 유통되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응하며 새로운 감정의 회로를 만드는 다양한 실천과 사례를 다룬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피해자의 경험을 지우는 정동과 그에 맞서는 대항적 정동의 구조를 함께 읽게 된다. 이 책은 동아시아의 역사·문화·정치적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동시에, 혐오와 부정의 회로를 전복하고 보다 공적이고 감수성 있는 정동 정치를 모색하는 시도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