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모스 · ISBN: 978-89-374-6926-8
“당신은 지금 먹는 것에 중독돼 있다!” 음식과 자유의지, 그 틈을 파고들어 거대 식품 기업들이 중독을 이용하는 법
정말 먹고 싶어서 먹는 걸까? 중독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본 현대인의 식습관
담배나 약물처럼 음식에도 중독될 수 있을까? 이 책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답한다.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 간편식, 인공감미료, 인공 향료가 장악한 현대의 식단이 우리의 미각과 신진대사를 교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음식을 더욱 중독성 있게 만들고 있다. 햄버거 오염 보도로 2010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베테랑 저널리스트 마이클 모스의 『음식 중독』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모스는 가공식품 업계가 이윤 극대화를 위해 오랜 세월 진화해 온 인간의 본능, 음식에 관한 기억과 정서, 법률과 정책상의 허점, 그리고 우리의 무관심을 어떻게 악용하는지 그 실상을 폭로한다. 기업 회의실부터 식품 공장, 법정, 의회, 실험실을 넘나들며 음식 중독의 생물학적, 사회적 원인을 밝히는 이 책은 독자들이 식습관의 주체성을 되찾고 건강한 미래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전작 『배신의 식탁(Salt Sugar Fat)』에서 식품 기업들이 소금, 설탕, 지방을 활용해 어떻게 소비자들을 현혹하는지 고발한 마이클 모스는 출간 인터뷰에서 중요한 질문을 맞닥뜨린다. “그런데 이런 제품들은 약물처럼 중독성이 있지 않나요?” 샐러드가 감자칩보다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감자칩을 집어 들고, 배가 부르다고 생각하면서도 군것질을 하고 만다. 만약 음식을 먹는 데 의지나 취향을 넘어선 요소가 작동한다면, 즉 음식에 본질적으로 중독성이 있다면 가공식품을 자제하려는 노력도 근본적으로 벽에 부딪힐 것이다. 이에 모스는 중독 전반의 관점에서 가공식품을 비롯한 현대인의 식단을 조명하고 음식과 먹는 행위에 내재한 진짜 위험을 살펴본다.
각종 중독에 관한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을 검토하며 모스는 음식이 술, 담배, 약물보다 중독성이 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검증해 나간다. 중독의 무서운 점은 중독의 원인이 상당 부분 우리 안에, 정확히 말하면 우리 뇌 안에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뇌에는 도파민과 같이 쾌감을 일으켜 강박적 행동을 유발하는 자체적인 신경전달물질이 있다. 이 화학물질이 갈망을 담당하는 스위치를 켜고, 전두엽 피질과 해마 등에서 촉발하는 억제 시스템이 갈망에 제동을 건다.
달고(설탕) 짜고(소금) 기름진(지방) 음식은 뇌의 갈망 스위치, 즉 보상 회로를 발동시키는 강력한 요소다. 저자는 초콜릿을 입힌 도넛을 먹고 설탕과 지방의 조합에서 비롯한 풍미와 냄새와 맛이 뇌를 자극하고 음식에 대한 기억을 소환해 근본적인 갈망을 일으키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뇌에 더 빨리 도달할수록 중독의 가능성도 커지는데, 담배 연기가 뇌의 보상 회로를 활성화하는 데는 10초가 걸리지만 혀에 들어온 설탕은 0.6초면 충분하다. 이 속도의 마법이 가공식품을 코카인, 헤로인, 니코틴 이상으로 중독성 있게 만든다. ‘단짠’ 음식에 느낀 쾌감을 기억하는 우리 몸은 포만감이 들어도 계속 그 음식을 갈망하는 상태에 빠지게 된다. 쾌락을 주는 것을 갈망하고, 거기서 쾌락을 느끼면 다시 갈망한다. 이 순환이 중독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