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민 · ISBN: 979-11-6810-330-6
저자가 한예종에서 6년 넘게 페미니즘을 강의하면서 자주 받은 질문들을 골라 답한 것으로, 당시에 다 하지 못했던 말까지 담았다. 사실 페미니스트라면 지긋지긋하게 들어온 질문들이다.
저자의 강의는 선택이 아닌 필수 교과목이었다. 마지못해 듣는 학생들도 있었다는 얘기다. 수업 첫날부터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는 학생들이 이런 상황을 인식시켰다. 다리를 달달 떨며 노려보거나, 아예 돌아앉아 있음으로써 완강히 강의 듣기를 거부하거나, 들으란 듯 크게 한숨을 내쉬는 학생들이 그 예다. 학생들만 불만스러웠던 건 아니다. 페미니스트인 선생 역시 이 상황이 마뜩잖긴 마찬가지였다. 일상에서 반페미를 만난다면, 대꾸도 안 하고 지나치면 될 일이었는데, 강의실에선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질답으로 구성된 페미니즘 입문서다. 다만 저자가 '책을 내며'에서 밝혔듯이 비록 내용은 쉬워도 마냥 친절한 말투로 쓰이지는 않았다. 누구나 여러 감정을 가진 복합적인 존재이듯이 저자 자신 역시 그런 보통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실 페미니스트들이 상대가 불쾌하지 않게 ‘배려’하면서 설명해야 할 이유는 없다. 페미니스트로서 자식들이나 학생들 혹은 주변 지인들에게 여러 질문을 받는 분이라면, 좋은 답안지로 삼아도 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