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마르크스 · 시라이 사토시 · ISBN: 978-89-7291-851-6
자본주의는 우리의 삶과 정신까지 집어삼킨다 “포섭” 개념으로 이해한 자본주의 속 “나”
“오늘을 비추는 사색” 시리즈는 시대의 철학자 6명의 사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메커니즘을 면밀히 살펴보고, 거친 일상의 파도 속에서 “나”를 잃지 않고 삶을 통과할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그중 한 인물로서 마르크스를 살펴보는데,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마르크스의 이론을 토대로 자본주의에 깊이 얽매여 있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본다는 점이다. 마르크스의 이론을 현실에 적용할 때 우리는 흔히 자본주의 사회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빈부 격차, 기후 위기, 도시 과밀화 등 자본주의가 초래하는 문제들은 분명 우리가 주목해야 할 과제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처럼 사회에 초점을 맞춘 자본주의 분석에 쉽게 무관심해진다. 이에 따라 저자는 우리가 결코 무관심해질 수 없는 문제, 즉 자본주의 속 “우리”에 집중한다. 자본주의에 사로잡힌 우리를 이해하기 위해 저자가 중점적으로 다루는 개념은 “포섭”이다. “포섭”이란 자본주의가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뒤덮는다는 의미로, 모든 것을 “돈이 되는 것”으로 만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비단 우리 존재가 노동자나 소비자로 규정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우리의 슬픔과 기쁨, 열정과 동료애까지 돈으로 치환하여 상품으로 만들고, 그것을 버젓이 전시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자본주의의 포섭이 인간을 어디로 이끄는지 살펴보면서 노동자 혹은 소비자가 아닌 인간으로 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