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가까스로-있음 (브뤼노 라투르와 파국의 존재론)

김홍중 · ISBN: 979-11-94172-16-1

가까스로-있음 (브뤼노 라투르와 파국의 존재론)

김홍중의 『가까스로-있음: 브뤼노 라투르와 파국의 존재론』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봄비조차 위협적으로 느껴졌던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실존을 ‘가까스로-있음’이라는 개념으로 포착해낸다.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되었고 제6의 대멸종이 임박한 지금, 그는 브뤼노 라투르의 사유를 통해 생태 파국을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사회적 의제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라투르의 존재론은 파국주의적 감수성으로 넘실거린다. 그에게 존재란 안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위협받고 겨우 이어지고 간신히 유지되는 무언가다. 연어, 나무, 인간, 벌레, 박테리아와 같은 모든 존재는 다른 존재들과 얽힌 채 가까스로 살아 나가고 있으며, 이 불안정성 속에서만 실존한다. 김홍중은 라투르의 신학 사상,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가이아 이론, 생태 계급 이론을 차례로 세밀하게 분석하며, 우리가 지금 왜 라투르를 읽어야 하는지를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그는 라투르를 ‘21세기 사회이론의 필수 통과 지점’이라 말한다. 우리 시대의 파국을 횡단하기 위해 우리는 라투르의 통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세계를 다르게 보고, 다르게 이야기하고, 결국 다른 세계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라투르가 문제를 제기하는 자리에 함께 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