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변증법 행동치료 (경계성 성격장애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마샤 리네한 · ISBN: 978-89-997-2931-7

변증법 행동치료 (경계성 성격장애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변증법행동치료를 한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이 책은 변증법행동치료 밑바탕 이론에 더하여 치료 원리 그리고 핵심 치료 전략을 Linehan의 일인칭 문장으로 하나씩 매우 상세히 설명한다. 이 책을 읽으면 마치 Linehan에게 일대일 조언을 얻는 것만 같다. 아주 헌신적이고 친절한 Linehan으로부터 꼼꼼하게. 변증법행동치료는 고통에 빠진 사람에게 당신이 틀렸다고 말하거나, 당신이 결국 문제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에 만사는 만 가지 조건 속에서 일어나기 마련이고 관계와 맥락 안에서 움직이며, 진전에는 언제나 고통과 갈등이 선행한다는 세상을 전제한다. 진실은 고정됨이 없기에, 내담자 경험 깊이에서 세상의 진실을 찾아낼 수 있고, 내담자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 삶을 위해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는다. 살면서 단 한 번도 견해와 경험을 존중받아 본 적이 없는 이에게 “어떻게 생각합니까?” “지금 무엇을 느낍니까?”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라고 말을 건넨다. 그리고 “이해합니다.” “나도 그렇게 느낍니다.” “같이 해 봅시다.”라고 말한다. 또한 사회 구조가 개인에 미치는 영향을 직시한다. Linehan의 생물사회 이론은 정서 취약성을 지닌 개인과 그의 고유한 경험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환경이 변환작용을 일으키며 정서 조절 장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생물사회 이론은 개인 문제냐 사회 문제냐의 이분법 굴레를 넘어서도록 도와준다. 한 개인이 겪는 고통은 억압하는 사회 환경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마땅히 여기는 동시에, 그럼에도 살아내기 위해 개인이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스스로 변해 나가야 할지 실천할 수 있는 도구를 쥐여 준다. 그래서 변증법행동치료는 어려움에 빠진 많은 사람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하고, 또한 사회 구조 문제로 고통에 빠진 사람에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심리학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루하루 몸을 일으켜 문밖을 나서기조차 두려운 이, 관계 상처가 너무나 버거운 나머지 죽어서 혼자가 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이, 바꿀 수 없는 처절한 현실의 괴리감 앞에 절망한 이, 아주 오랫동안 끔찍한 외로움에 파묻혀 본 이, 억압받은 삶에서 자유로운 삶으로 자립을 준비하는 모든 이에게 변증법행동치료를 누릴 권리는 마땅히 주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