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 · ISBN: 979-11-86036-87-7
한국전쟁을 바라보는 중국의 기억을 문화적으로 추적한 최초의 본격 연구서다. 우리가 ‘한민족의 비극’으로 기억하는 한국전쟁을 중국은 ‘항미원조 전쟁’이라 부르며, 건국 초기부터 오늘날까지 국가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 서사로 다뤄왔다. 이 책은 문학과 영화, 연극 등 문화적 텍스트를 통해 전쟁의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시대마다 어떻게 달라졌는지 세밀하게 보여준다.
전쟁의 참혹한 체험 대신 ‘상상 속 전쟁’을 통해 형성된 중국인의 집단 기억, 1950년대 혁명적 서사에서 2010년대 블록버스터 영화에 이르기까지, 항미원조는 늘 정치와 문화의 교차점에 존재해 왔다. 특히 참전 70주년인 2020년 이후 중국에서 항미원조가 다시 국가 기억으로 소환되며, 미국과의 패권 경쟁 속에서 중국인의 저항적 내셔널리즘을 고취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전쟁을 국제전의 맥락에서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적절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