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제복의 소녀

크리스타 빈슬로 · ISBN: 978-89-374-2969-9

제복의 소녀

쏜살 문고 시리즈. 20세기 초, 연극과 영화, 소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예술의 지평을 확장하고, 레즈비언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 선구적 작가, 크리스타 빈슬로의 장편 소설이다. 영화와 희곡이 의도적으로 삭제한 주인공 마누엘라의 성장 과정, 모녀 사이의 절절한 사랑, 가정의 상실, 최초의 동성애적 끌림 등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독일 장교 가정의 막내딸로 태어난 마누엘라는 부모와 형제, 모두의 사랑 속에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내다. 그러나 아버지의 좌천으로 가세가 기울고, 큰오빠와 어머니가 차례로 세상을 떠나며 심각한 상실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술과 색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일삼는 아버지 탓에 마누엘라의 고독과 고통은 더욱 커져 가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랑받을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 의지하려는 주인공의 참담한 발버둥은 차츰 격렬해진다.

결국 버려지듯이 기숙 학교로 보내진 마누엘라는, ‘군인의 신붓감’을 양성하는 억압적인 교육 환경에서 더 큰 상처를 짊어지게 되고, 지옥 같은 수도원 학교의 유일한 희망이자 빛이라 할 수 있는 ‘폰 베른부르크 선생님’을 만난 뒤부터 그에게 걷잡을 수 없이 사로잡히게 된다. 무한한 사랑 속에서 태어났지만 끝내 모든 것을 잃게 된 한 소녀의 삶을 통해 ‘여성 성장 소설’의 새로운 전범을 이룬 『제복의 소녀』는, 오늘날 중요성을 더해 가는 페미니즘 문학의 위대한 개척자이자 선구자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