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퀴어돌로지 (전복과 교란, 욕망의 놀이)

스큅 · 마노 · 상근 · 권지미 · 김효진 · 윤소희 · 조우리 · 한채윤 · 김지현 · 연혜원 · 루인 · ISBN: 979-11-90422-73-4

퀴어돌로지 (전복과 교란, 욕망의 놀이)

[퀴어×아이돌] 이토록 퀴어한 세계

둘 이상만 모여 있으면 반드시 누군가는 커플을 엮고 있는 세계, 윤리적이지 않은 생산자와 윤리적이려고 노력할지언정 윤리보다는 욕망이 중요한 소비자가 만들어내는 급진적 세계, 취향으로 모여 퀴어함을 ‘착즙’하는 세계, 팬픽레즈와 디바게이가 판치는 세계. 이 책은 ‘팬픽이반’, ‘팬코스’부터 ‘연성’과 ‘알페스’와 무지개 깃발을 든 퀴어팬덤까지, 퀴어/퀴어함과 케이팝 아이돌이 만나는 그 자리를 기록했다. 이 책을 기획한 연혜원은 이렇게 말한다. “퀴어들은 언제나 나고 자란 곳이 아닌 퀴어들의 공동체, 자신이 선택한 공동체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꿈꾼다.” 따라서 “취향은 퀴어들에게 대안적 공동체를 형성하는 가장 강력한 매개가 되어왔다”(7쪽)라고. 어떤 퀴어들은 바로 이런 세계에서 모인다. 아이돌을 매개로 그들은 퀴어적 실천을 하기도,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형성해내기도 한다. 그리고 퀴어들이 케이팝 아이돌을 사랑하는 이유와 그 방식을 기록하는 것에서 출발해 케이팝과 그 팬덤, 팬덤 문화의 퀴어함을 다각적으로 다뤘다. 남성 아이돌을 사랑하는 레즈비언과 여성 아이돌의 춤을 추는 게이, 여성 아이돌을 사랑하는 여덕의 마음, 알페스의 세계, 퀴어함이 기본값인 그 세계에서 벌어지는 퀴어혐오적 양상들까지 생생하게 담았다. 나아가 이것은 성별이분법과 이성애 중심의 렌즈가 아닌 퀴어한 렌즈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며, 지금 여기의 퀴어문화를 생생히 기록한 문화기술지이자 아이돌과 케이팝, 그리고 세상을 ‘퀴어링’해내는 기획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