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 ISBN: 978-89-7696-584-4
한글 타자기의 역사를 온전하게 복원해서 기록한 김태호 교수의 역작. 기술과 사람 사이의 중층적이고 비선형적인 상호작용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재현한다.-홍성욱 (서울대학교 대학원 과학학과 교수)
한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내일의 한글에게 새로운 방향을 열어주는 책이다.-한재준 (서울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
한글 타자기의 과학기술사를 씨실, 공병우라는 입체적인 인물을 날실 삼아, 학자다운 엄밀함과 공정함으로 촘촘한 태피스트리를 엮어냈다.-유지원 (타이포그래피 연구자, 『글자풍경』·『뉴턴의 아틀리에』저자)
기계로 글을 입력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의 발전사를 통해 사람이 기술을 다루는 일반적인 경로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기술사의 명심보감 같은 책이다.-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
오늘 우리가 편리하게 한글을 쓰는 일상의 바탕에 무엇이 있었는지 궁금하다면, 부디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최원정 (KBS 아나운서, 〈역사저널 그날〉 진행자)
동아시아가 타자기를 만났을 때 -한중일 3국의 타자기에 대한 대응. 한자문화 유지 vs 독립 현대 타자기의 원형이 확립된 것은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갈 무렵 미국에서였다. 타자기는 로마자를 쓰는 서구사회에서 빠르게 대중화되었다. 제국주의 시대 서구의 침략에 맞닥뜨린 동아시아의 지식인들은 자기네 전통 문명의 한계에 당황하면서도, 동시에 서구 문명의 효율성과 강대함의 비결을 알아내 그들을 따라잡고자 노력했다. 그 비결 중 하나로 눈에 들어온 것이 타자기였다. 이들은 타자기가 서구사회의 효율적 행정의 비결이자, 서구의 강대함의 토대를 이루는 요소 중 하나라고 믿었다. 따라서 자기네 문자를 쓸 수 있는 타자기를 만드는 것은 이들에게 단순한 발명 놀음이 아니라, 서구 열강의 침략을 면하고 근대국가를 이루기 위한 중요한 과업 중 하나였다. 그러나 로마자 타자기를 자국의 문자와 접목시키고자 했던 동아시아 3국의 대응은 ‘한자문화’를 포기할 것인가에 대한 입장을 놓고 크게 갈렸다. 중국과 일본은 문자생활의 근본을 이루는 한자를 끝내 포기하지 못했기 때문에 거대한 글쇠 묶음 속에서 완성된 글자를 ‘찾아서’ 찍어내는 옥편식 타자기로 방향을 틀었다. 로마자 타자기의 기본 형태를 유지하며 ‘한글’을 중심으로 문자생활을 재편, ‘한글 타자기’를 개발하는 길을 선택한 것은 한국이 유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