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집단학살 일기 (가자에서 보낸 85일)

아테프 아부 사이프 지음, 백소하 옮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감수 · ISBN: 979-11-90186-39-1

집단학살 일기 (가자에서 보낸 85일)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 알까삼 여단의 기습 공격이 일어나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가자 지구에 이스라엘군의 강력한 보복 전쟁이 시작되었다.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가자 지구 사람들은 집단학살(genocide) 당하고 있다. 2024년 5월 말 현재 3만 5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8만 명에 가까운 숫자가 부상을 입었으며, 백만 명 넘는 사람들이 집을 잃고 난민이 되었다.

이 책은 2023년 10월 7일부터 저자가 라파를 통해 이집트로 나오게 되는 12월 30일까지 85일간의 일기를 엮은 것이다. 일기는 10월 7일, 불과 며칠 전 가자에 도착하여 아들과 친척들과 바다에서 아침 수영을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갑자기 포탄이 떨어지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이렇게 이들의 고통이 시작된다.

이후 가자 지구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대다수 팔레스타인 사람들처럼 저자 역시 가족과 친지, 친구를 잃고 자신의 고향이 파괴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처제 가족이 폭격으로 몰살되고 조카 위쌈이 양다리와 한 팔을 잃어버린 현실, 가자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분투했던 프레스 하우스(기자협회)의 책임자인 친구 빌랄의 죽음과 수많은 친구들의 죽음을 겪고, 어릴 적 나크바로 쫓겨나 난민촌에서 살게 된 할머니가 늘그막에 다시 천막 난민촌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믿기 힘든 현실과 맞닥뜨린다.

열다섯 살 아들과 살아남기 위해 시시각각 포위망을 좁혀 오는 이스라엘군을 피해 북가자 자발리야 난민촌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며 겪는 말 못 할 모욕과 표현하기 힘든 참상이 펼쳐진다. 이후 칸 유니스를 거쳐 라파에 거대하게 형성된 새로운 난민촌 천막에서 생활하게 되는 여정까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하루하루가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