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재난과 문학

박인성 · 신형철 · 심정명 · 남상욱 · 한광택 · ISBN: 979-11-6742-924-7

재난과 문학

재난과 문학

재난을 다루는 문학작품은 그만의 특별한 가치를 갖는다. 문학은 시각적 표현을 통해 내면을 보여줘야 하는 영화와 달리 언어를 통해 깊이 있는 내면의 변화를 보여준다. 감정, 심리, 갈등이나 생각은 끝도 없이 세밀히 묘사될 수 있으며 재난을 겪는 인간의 고통과 슬픔도 자세히 드러낼 수 있다. 상상력의 끝없는 확대 또한 문학만이 가진 장점이다. 문학은 재난의 형태에 대한 묘사를 제한하지 않고 그에 얽힌 여러 가지 사건들에 대한 서술 역시 제한하지 않는다. 지구가 먼지 폭풍에 휘말리거나 전염병에 휩싸여 재앙적 상황에 놓여도 이를 서술하는 방법은 많다. 마찬가지로 재난에 맞서거나 재난 이후를 대응하는 국가, 사회, 인간 존재의 의미는 무한히 탐구될 수 있다. 국가적 붕괴, 자본주의의 재난 이용, 사회의 혼란이나 대응, 젠더적 문제, 생존과 삶의 가치에 대한 문제 등을 끝까지 치밀하게 파고들어가는 것은 어떤 장르보다도 문학이 더 유리하다. 공간과 시간에 대한 자유로움은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토대다. 과거와 현재, 인물의 내면과 현실 등을 자유롭게 오가는 문학은 재난에 대한 인물의 감정과 사회적 변화를 섬세하게 따라가도록 한다. 이 책은 그와 같은 문학만의 강점을 살린 작품을 연구한 이들이 함께 엮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