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밀수 (리스트 컨선 | 이산화 장편소설)

이산화 · ISBN: 979-11-90174-79-4

밀수 (리스트 컨선 | 이산화 장편소설)

“이제부터는 더 위험해질지도 몰라.” 전 세계에 단 한 마리 남은 ‘무지개꼬리 포카이카하‘를 지키기 위해, 다국적 야생동물 밀수 네트워크에 목숨 걸고 맞섰다!

“엿 같은 상황엔 아주 최적화된 인간상이네.” “살아남았잖아. 이건 환경에 적응했다는 뜻이잖아.”

최후까지 살아남기 위해 한 인간이 벌이는 최초의 투쟁 지구 생태계 보존에 있어, 인류는 그야말로 어떻게 둬도 살아남는 최소 관심(Least Concern) 등급에 해당하는 종이다. 다만 인류 수준에서는 번성한 종일지언정 인간 단위로는 격차가 있기 마련. 사회적 관심(Concern)의 바깥으로 철저하게 밀려나 있던 어리숙한 인간 조도화는 별 교류 없던 일터의 선배에게서 소형 파충류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렇게 조도화가 임보(임시보호)하고 있던 파충류는 현시점 전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동물 ‘무지개꼬리 포카이카하’였음이 밝혀지고, 도화는 미처 상황을 파악할 틈도 없이 거대한 밀수 사건에 휘말린다. 파충류의 생존, 유일한 대화와 추억의 상대였던 누리 언니의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 조도화는 제 자신도 사력(死力)을 다해 살아남기(生)로 한다. 그리고 그런 그녀 앞에 또 하나 위기의 인간이 다가온다. 글로벌 밀수 시스템의 실력자 리 펭란이다.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신예 이산화의 밀도 높은 범죄 어드벤처 《밀수: 리스트 컨선》은 무엇보다 재미있다. 빠르게 읽힌다. 그리고 이 쾌감 밑바닥에는 많은 범죄물에 있는 것처럼 불쾌나 찝찝함이 자리하지 않는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당신은 《밀수: 리스트 컨선》 속 몇 명/마리의 캐릭터에게 마음속 자리를 내어줄 게 분명하다. 그만큼 도화와 펭란은 입체적이다 못해 애증과 존경을 불러일으키는 ‘살아 있는’ 인물들이다. 그 어떤 역경 앞에서도 ‘살아남는’ 데 이골이 난 인물들, 그런 ‘살아 있는’ 여성들의 귀한 이야기임에도 여성서사라는 수식어만을 부각하고 싶지 않은 것은, 《밀수: 리스트 컨선》은 읽어야 마땅하다는 당위보다 안 읽으면 손해라는 주관적 추천을 앞세우게 하는 이 시대의 ‘살아 있는’ 읽을거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