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베를렌 · ISBN: 979-11-90406-23-9
‘시인들의 왕’ 폴 베를렌이 선택한 세상이 외면한 시인들의 발견『저주받은 시인들』
프랑스 상징주의 문학의 한 영역을 대변하며 시문학의 혁명에 동참했던 폴 베를렌. 그가 차지하는 세계적인 위상과 문학사적 영향력에 비해 지금 우리나라에서 그의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편입니다. 우리나라의 본격적인 근현대 시문학이 그의 시를 번역 출간하면서 함께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베를렌의 작품에 대한 주목도가 낮은 것은 그의 작품이 지극히 프랑스적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가장 유명한 에세이이자 역사적 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작품, 『저주받은 시인들』이 완역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혼돈의 시대, 19세기 프랑스 치열한 예술적 진보로서의 상징주의의 탄생
19세기 프랑스는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격렬한 혼돈의 시공간이었습니다. 프랑스 혁명의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존 체제와 새로운 물결이 충돌하고 있었고, 그 속에서 치열한 예술적 진보가 이뤄졌습니다. 과거의 사실주의와 낭만주의, 고답파와도 다른 새로운 예술 사조로서의 상징주의가 세상에 등장하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던 것입니다. 상징주의는 기존의 예술 사조들에 대한 흡수와 반박, 궁극적 대안의 추구를 통해 상징을 매개로 현실 너머 세계의 저편, 본질의 탐색을 가장 끝까지 추구했습니다. 죽음, 생명, 성, 쾌락, 우울, 무의식, 환상, 퇴폐, 질서, 언어에 대한 상징주의적 연구와 실험의 성취는 음악, 미술 등 다른 분야로도 전파되며 무수한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줬으며 이후 아르누보, 정신분석학, 초현실주의와 같은 사조들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상징주의의 문을 처음 연 사람들은 샤를 보들레르, 폴 베를렌, 아르튀르 랭보, 스테판 말라르메 등 세상이 외면한 시인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외면한 그들의 이름을 소개함과 동시에 그 자체로 그들을 부르는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책이 바로 이 책, 『저주받은 시인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