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아르도 갈레아노 · ISBN: 979-11-994033-5-2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책 『라틴아메리카의 열린 혈맥』은 라틴아메리카의 빈곤과 저개발이 우연이나 능력 부족의 산물이 아니라, 15세기 발견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유럽과 미국 중심의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 의해 자원이 체계적으로 수탈당한 직접적인 결과라고 말한다. 이 책의 핵심은 대륙 전체를 ‘피 흘리는 신체’로 바라보는 은유에 있다. ‘열린 혈맥(venas abiertas)’은 단순한 문학적 표현을 넘어, 지난 수 세기 동안 지속된 구조적 착취의 본질을 드러낸다. 한국에는 그동안 『수탈된 대지』(범우사, 1988년 초판/현재 절판)로 소개돼 왔는데, 그것은 ‘빼앗긴 땅’이라는 뜻으로, ‘혈맥이 열려 있는 땅’ ‘피 흘리는 대륙’과는 뜻이 멀다. 다시 말해, ‘열린 혈맥’은 라틴아메리카 대륙이 금, 은, 설탕, 고무, 구리, 석유 등 풍부한 자원을 끊임없이 외부 세계에 공급하며 피 흘려온 역사를 상징하는 은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