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브론테 · ISBN: 979-11-6737-563-6
우리가 알지 못했던, 가장 현대적이며 급진적인 브론테 앤 브론테 국내 미출간작 초역
“현대적 맥락에서 앤 브론테의 책을 읽는 것은 해방과도 같다. 이제 앤의 시대가 왔다.”
“가장 혁명적이고 대담한 행보를 보인 브론테”로 현대에 재평가된 앤 브론테의 장편소설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이 국내 최초로 출간되었다. 출간 당시 《제인 에어》보다도 높은 판매 부수를 기록하고 ‘강렬한 줄거리’와 ‘대단한 필력’을 갖춘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으나, 이러한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냈음에도 불구하고 그 현대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최초의 진정한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고 브론테 자매의 소설 중 유일하게 ‘BBC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소설’에 이름을 올리는 등, 이 작품은 오늘날에 와서 완전히 재발견되었다.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브론테’였던 앤 브론테를 국내에 새로이 소개하며, 마땅히 누려야 했을 명성을 빼앗긴 그의 비운의 마지막 소설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을 에드먼드 뒬락의 삽화 일곱 점과 함께 초역으로 선보인다. 앤 브론테가 그간 두 언니, 샬럿과 에밀리 브론테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것은 결코 그가 집필한 소설의 완성도나 문학적 가치 때문이 아니었다. 아일랜드 작가 조지 무어는 앤 브론테의 첫 소설 《아그네스 그레이》를 일컬어 “영어로 쓰인 가장 완벽한 산문”이라고 상찬했는데, 이와 같은 평을 받은 작가가 오랫동안 크게 회자되지 못했던 이유는 그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소설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이 당시 영국의 법과 관습을 어긴 충격적인 문제작이었기 때문이다. 결혼과 사랑, 폭력, 중독, 종교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직시하고, 자신의 삶을 당당히 개척해나가는 여성 예술가를 그려낸 이 작품은 19세기 영국인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급진적이었다. 세 자매 중 가장 오래 생존하였기에 두 동생의 작품에 대한 권한을 가졌던 맏언니 샬럿 브론테가 앤의 죽음 이후 동생의 평판을 생각해 이 소설의 재발행을 막았을 정도였다. 이로 인해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은 여러 해 동안 유통되지 못했으며 출간 직후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저평가되어왔다. 그러나 “완전히 실수”였으며 “보전할 가치가 없”다는 샬럿의 가혹한 평가나 “언어나 내용 면에서 거칠고 상스럽다”는 당대의 혹평이 드리운 그림자가 옅어진 20세기 이후부터 이 작품은 과감하고 파격적이며 예술가로서 앤의 성장을 잘 보여준 걸작으로 널리 받아들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