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hachi · 2023년 12월 5일 가입 · 83권 적독

명랑한 은둔자

책 소개

“나는 명랑한 은둔자야.” 고독의 즐거움, 고립의 괴로움을 우아하게, 솔직하게, 유머러스하게 말하는 지적인 목소리

『명랑한 은둔자』는 캐럴라인 냅의 유고 에세이집으로, 캐럴라인 냅이라는 작가의 삶 전반을 빼곡히 담고 있는 초상과 같은 책이다. 캐럴라인 냅은 삶의 미스터리가 크든 작든 그 모두를 예민하게 살피고, 무엇보다 거기서 자기 이해를 갈망했던 작가다. 그는 이 에세이에서 혼자 살고 혼자 일했고, 가족과 친구와 개와 소중한 관계를 맺으며 자기 앞의 고독을 외면하지 않았던 삶을 이야기한다. 또한 알코올과 거식증에 중독되었으나 그로부터 힘겹게 빠져나왔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옥죄었던 심리적 굴레를 벗어나 자유와 해방감을 경험한 한 인간의 깨달음을 들려준다.

캐럴라인 냅의 삶을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중독, 결핍, 가족, 반려견, 우정, 사랑, 애착, 일, 성장, 슬픔, 상실, 고립, 고독……. 특히 중독은 냅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키워드다. 그는 알코올 중독과 거식증을 겪으면서 자신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 보았고, 그 까마득한 어둠으로부터 빠져나오기 위해 다시 한 번 자기 자신과 정면으로 맞서는 시간을 보냈다. 누구보다 캐럴라인 냅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옮긴이 김명남의 말처럼, 냅은 자기 이해와 수용, 그리고 변화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애썼고, 더 자유롭고, 더 즐겁고, 더 자신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자신의 강함과 약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결국 삶의 명랑을 깨달은 저자로부터, 우리는 만난 적 없지만 오래 이어온 듯한 우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냅의 이야기는 내 이야기 같고, 내 친구 이야기 같다. 이것이 냅의 재능이고, 그의 글이 가진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