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tbyshot · 2023년 12월 22일 가입 · 22권 적독
동양과 서양의 SF 교류 역할을 하고 있는 켄 리우의 대표 단편 선집!
SF에서부터 환상문학, 하드보일드, 대체 역사, 전기 소설에 이르기까지 켄 리우의 작품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품집 『종이 동물원』. 총 14편의 중단편 소설로 구성된 이 책은 2017년 로커스 상 최우수 선집상을 수상하였다.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일반 대중이 누구나 실생활에서 생각해 볼 만한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인 아버지가 결혼 정보 카탈로그를 보고 선택한 여성이었던 잭의 어머니. 영어를 할 줄 아는 홍콩 출신이라고 했지만, 사실 모두 거짓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특별한 한 가지가 있었다. 종이를 접어 동물을 만들고, 숨을 불어넣으면 살아움직였다. 어린시절의 잭은 어머니가 만들어준 종이 동물들, 특히 종이 호랑이를 무척 아꼈다.
성장하며 동양인의 눈을 가진 자신이 백인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알면서부터 어머니와 닮은 모든 것이 싫었던 잭은 어머니가 만들어준 동물은 모두 상자에 넣어 치웠고, 영어로 말하지 않는 어머니에겐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성년이 될 때까지 어머니를 외면하며 자랐고, 그녀가 암으로 사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종이 호랑이가 잭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접힌 종이 호랑이에 적혀 있는 어머니의 편지엔, 그녀가 들려주고 싶어하던 오랜 이야기가 또박또박 적혀 있는데…….
어린시절, 선물 포장지를 사용해 종이 동물을 만들고 생명을 불어넣어주던 중국인 어머니와 그 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짧지만 가슴 찡한 감동을 전하며 저자를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린 표제작 《종이 동물원》, 일본군의 731부대의 잔학성을 다큐 형식으로 그려낸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사람들》 등 중국계 미국인인 저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느 동북아시아의 역사적 굵직한 사건들을 SF 환상문학 장르에 녹여낸 작품들과, 장르적 재미와 완성도를 모두 갖춘 수작들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