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2023년 12월 21일 가입 · 168권 적독

여성, 귀신이 되다

책 소개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자결한 딸, 시집살이를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간 며느리, 어린 자식을 두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 죽은 뒤에야 입을 연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라!

귀신 이야기 뒤에 숨겨진 여성의 삶을 읽다

당신은 귀신을 믿는가? 이 질문을 던졌을 때 그렇다고 말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귀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사람은 별로 없더라도 귀신 이야기에 혹하는 이들은 많다. 영화관에는 매년 공포영화가 걸리고, 인터넷을 휩쓰는 괴담은 복제되고 변형되며 계속해서 퍼져나간다. 사람들은 언제나 무서운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귀신이라는 미지의 존재에 호기심을 보인다. 『여성, 귀신이 되다』는 여성 귀신들의 말에 본격적으로 귀를 기울이는 책이다.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오래된 여성 귀신 이야기의 이면에 숨은 진실을 밝힌다. 귀신은 억울함에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존재이다. 그의 죽음 뒤에는 잔혹한 현실과 사회의 모순이 존재한다. 괴담은 우리가 현실에서 지나쳤던 지점들을 들춰내고,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을 보게 한다. 엄격한 유교 질서 아래 자결하고, 쫓겨나고, 살해당한 과거의 여성들은 생전엔 스스로의 원한을 해소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 대신 죽어 현실의 속박을 벗어던진 뒤에야 억울함을 호소하고, 복수하고, 신이 된다. 옛이야기 속 여성 귀신의 삶은 곧 현실 여성의 삶이었다. 이 책은 죽은 뒤에야 끈질기게 살아남아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던 여성들의 삶을 다시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