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rapia · 2025년 3월 6일 가입 · 246권 적독
“우정은 자유다!” ‘반항하는 지성’ 박홍규의 우정의 사상사 『우정이란 무엇인가』
‘성찰하고 반항하는 지성’ ‘진정한 자유를 열망하는 영원한 이단아’ 박홍규 교수의 사상사 시리즈를 선보인다. 그 시작이 될 이 책은 질문한다. 우정이란 무엇인가? 책의 서두에서 저자는 고백한다. 사실 자신은 화려한 인맥 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오늘까지도 시골에 파묻혀 평생을 거의 혼자서 살아오다시피 하고 있다고. 혹자는 그런 사람은 우정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 할지도 모르겠으나, 이 책은 단호히 말한다. 혈연, 지연, 학연을 근거로 하는 패거리주의는 참된 우정이 될 수 없으며 철폐되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 모두는 진정한 우정을 찾아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헤매나 결국 얻지 못하고 극심한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하여 “오, 나의 친구여, 친구는 없다네!”라는 누구의 말인지 그 출처조차 불분명한 말에 쉽게 매혹되고 마치 그 말이 대단한 진리라도 되는 양 가슴속에 격언처럼 새기고 살아가지 않느냐는 것이다. 저자는 지식이니 재산이니 사회적 지위니 하는 것 따위를 자랑하고 과시할 친구는 없지만 대신 평생 책을 친구 삼았노라고 고백한다. 이 책은 그런 저자가 평생 읽은 사상가들의 우정론을 정리한 책이다. 동서고금 막론하고, 우정이라는 주제에 도전하고 그 결과를 책으로 전한 철학자는 많다. 그래서 오늘날 일각에서는 자본주의로 인해 더럽혀진 우정을 그들의 책을 읽음으로써 회복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고 선전하기도 한다. 일부는 옳은 말이다. 오늘날의 천민자본주의는 거부되어야만 하고 “그래야 진정한 우정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그 어떤 대단한 사상가의 우정론이라 할지라도 단일하고 절대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그리하여 고대부터 현대까지 동서양 여러 사상가의 우정론을 아울러 정리한 이 책은 그 어떤 사람이나 견해도 찬양하거나 숭배하지 않는다. 오직 그들의 우정론을 종합적이고 비판적인 관점에서 검토, 고찰할 뿐이다. 어떤 사상을 다룸에 있어 그 사상이 탄생한 정치·사회·문화적 배경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사상가의 전체 사상을 살피지 않고 우정에 대한 일부 언급만을 떼어 볼 수도 없다. 하지만 그렇게 총체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책이 많지 않으며 아예 전무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책은 쓰였다. 그러므로 개개의 우정론들을 각 시대의 현실과 사상의 맥락 안에서 비교·고찰하여 하나의 거대한 사상사로 엮어낸 이 책은 독창적이기로 유일무이하고, 가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