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rapia · 2025년 3월 6일 가입 · 493권 적독
인간의 가장자리에 놓여 있던 지적장애 착취와 억압의 역사를 넘어, 새로운 철학을 상상하다
지적장애 연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지적장애의 얼굴들》이 오랜 기다림 끝에 심심에서 출간되었다. 장애를 인간 존재의 한 양식으로 재사유하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선구적인 학자 리시아 칼슨은 장애학, 생명과학, 윤리학 등을 아우르는 철학 담론을 통해 우리가 지적장애를 어떻게 바라보고, ‘말하지 못하는 존재’로 환원해왔는지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지적장애의 얼굴들》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푸코의 역사-비판적 태도를 빌려 지적장애를 둘러싼 제도의 역사와 그 세계가 어떻게 젠더화되었는지를 분석해 지적장애 억압의 구조를 파헤친다. 2부는 지적장애를 ‘개인의 비극’ 또는 ‘최악의 악몽’으로 여기는 주류 철학을 비판한다. 특히, 철학 담론에서조차 지적장애인이 비인간화되고 고통받는 존재로 고착되고 있음을 폭로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벗어나 지적장애를 사유하는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지적장애를 낯선 타자로 여겨온 기존의 담론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철학자, 정책입안자, 지적장애와 관련한 연구자, 그리고 시민사회의 구성원 모두에게 지적장애에 관한 사유의 전환을 촉구하는 이 책은 지적장애인을 포함해 그 누구도 뒤에 남겨두지 않는 공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