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rapia · 2025년 3월 6일 가입 · 246권 적독
세상을 ‘우리’와 ‘그들’로 나누는, 장벽을 쌓고 화살이 되어 날아드는 어떤 말들에 대하여
“언어에는 묘한 힘이 있다. 어떤 단어나 문장은 날 선 칼처럼 사람 사이를 갈랐다. 이쪽 편과 저쪽 편 사이의 장벽을 세우는 말도 있었다. 궁금증이 솟았다. 이 날 선 말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_ 프롤로그 중에서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말한 하이데거의 말처럼, 우리는 언어로 세상을 배우고 타인과 소통하며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언어는 나와 다른 타인을 품고 환대하는 도구가 될 수도, ‘우리’와 ‘그들’로 편을 가르고 분열시키는 재료가 될 수도 있다.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미래에서 전해 드립니다》 등의 저서를 통해 당면한 사회 문제와 인권 문제를 다루고 설파해 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대화를 가장한 차별의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통용될수록, 조언을 가장한 훈수를 두며 상대를 평가하고 재단하는 말들이 난무할수록, 배제와 혐오는 당연시되고 정당화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사랑 많이 받고 자란 티가 나는 성격이다”, “누구나 노력하면 원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 “가난하면 애 낳지 말라”,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월급 받고 일하면서 그 정도는 참아야지”, “저 사람은 사랑받지 못해서 자존감이 낮다”처럼 누구나 흔히 사용하는 ‘평범한 말들의 뒷면’을 톺아보고, 이 말들이 어떻게 날 선 칼이 되어 사람 사이를 가르고, 사회를 분열시키는지 포착한다. 특히 고정관념과 편견을 만들기 쉬운 8가지 단어(정상, 등급, 완벽, 가난, 권리, 노력, 자존감, 공감)를 중심으로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고, 심리적 빗장 지르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과 가져야 할 시선이 무엇인지 헤아리고 통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