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Astrapia · 2025년 3월 6일 가입 · 493권 적독

감각의 주술 (닿지 않은 채로 이미 닿아 있는 세계에 관하여)

책 소개

메를로퐁티의 현상학, 발리 샤머니즘, 언어의 풍경, 인간-너머 세계의 신화, 마술사들의 이야기, 하이데거의 시간론…. 철학과 마술을 넘나드는 전례 없는 방식으로 기존의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뒤흔들며 삶을 변화시키는 매혹적인 주술이 펼쳐진다. “상상되기는 했어도 서술된 적은 없는” 획기적인 사상으로 생태 담론과 인간 삶의 철학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데이비드 에이브럼의 대표작 『감각의 주술』은 20년 넘게 사랑받아온 현대 고전이자 필독서다.

‘철학자이자 마술사’라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게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그는 대학 시절 내내 클럽과 식당 등에서 마술 공연을 하며 학비를 벌었고, 유럽을 떠돌며 거리의 마술사로 활동하기도 한 흥미로운 이력을 지녔다. 이후 연구자이자 마술사로서 발리, 네팔 등의 오지 마을을 떠돌며 토착민은 물론 샤먼, 치료사, 예언자 등과 깊이 교류했다. 이때 저자는 그들이 어떻게 살아 있고 생동하는 세계에 참여하고 ‘인간-너머’ 세계의 타자들과 관계를 맺는지 직접 목도했다.

이 책의 진가는 시적이고 유려한 문체로 겉보기에는 무관해 보이는 여러 사상과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기발하게 엮어 근사한 하나의 그림으로 제시하는 순간들에 있다. 현상학을 바탕으로 인간을 세계 밖의 관찰자가 아니라 몸을 통해 세계에 얽혀 있는 존재로 재정의하고, 고대 신화와 토착문화들을 들여다보며 언어가 인간과 세계 사이의 비언어적 교환, 즉 ‘감각’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밝힌다. 나아가 ‘감각’을 통해 다시 세계에 참여할 때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관계가 새롭게 열리며, 이는 환경 윤리와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출발점이 된다고 주장한다.

“분류에 저항하고 틀에 박히지 못하는” 『감각의 주술』은 출간 직후부터 막스 욀슐래거, 제임스 힐먼, 린 마굴리스, 게리 스나이더, 크리스토퍼 메인스, 하워드 노먼 등 세계 유수의 학자들에게서 “시적 열정에 지적 엄밀성과 대담함이 결합한 걸작”이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철학, 환경, 예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학계와 수업에서 사랑받았다. 또한 존 버거, 리베카 솔닛, 아룬다티 로이 등 세계적 지성들에게 수여된 권위 있는 상인 국제 래넌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