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_z_gn_ · 2026년 4월 8일 가입 · 13권 적독

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장편소설)

책 소개

“바야흐로 가녀장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가녀장家女長, 생계를 책임지며 세계를 뒤집어엎는 딸들의 이름 〈일간 이슬아〉 이슬아 첫 장편소설

매일 한 편씩 이메일로 독자들에게 글을 보내는 〈일간 이슬아〉로 그 어떤 등단 절차나 시스템의 승인 없이도 독자와 직거래를 트며 우리 시대의 대표 에세이스트로 자리잡은 작가 이슬아, 그가 첫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제목은 ‘가녀장의 시대’. 〈일간 이슬아〉에서 이 소설이 연재되는 동안 이슬아 작가가 만든 ‘가녀장’이란 말은 SNS와 신문칼럼에 회자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소설은 가부장도 가모장도 아닌 가녀장이 주인공인 이야기이다. 할아버지가 통치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여자아이가 무럭무럭 자라 가정을 통치한다. 개천에서 용 나기도 어렵고 자수성가도 어려운 이 시대에 용케 글쓰기로 가세를 일으킨 딸이 집안의 경제권과 주권을 잡는다. 가부장의 집안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법한 아름답고 통쾌한 혁명이 이어지는가 하면, 가부장이 저질렀던 실수를 가녀장 또한 답습하기도 한다. 가녀장이 집안의 세력을 잡으면서 가족구성원1이 된 원래의 가부장은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음으로써 아름답고 재미있는 중년 남성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 가부장은 한 팔에는 대걸레를, 다른 한 팔에는 청소기를 문신으로 새기고, 집안 곳곳을 열심히 청소하면서 가녀장 딸과 아내를 보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가부장제를 혁파하자는 식의 선동이나 가부장제 풍자로만 가득한 이야기는 아니다. 가녀장은 끊임없이 반성하고, 자신을 키우고 생존하게 한 역대 가부장들과 그 치하에서 살았던 어머니, 그리고 글이 아니라 몸을 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노동에 대해 생각한다. 슬아는 그 어느 가부장보다도 합리적이고 훌륭한 가녀장이 되고 싶어하지만, 슬아의 어머니 복희에게도 가녀장의 시대가 가부장의 시대보다 더 나을까? 슬아의 가녀장 혁명은 과연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가세를 일으키려 주먹을 불끈 쥔 딸이 자신과 가족과 세계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분투하는 이슬아의 소설은 젊은 여성들이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며 과거에는 상상도 못한 혁신과 서사를 만들어내는 요즘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소설 속에서 이슬아는 당당하게 선언한다. “그들의 집에는 가부장도 없고 가모장도 없다. 바야흐로 가녀장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kyul

금각사

책 소개

일본의 문화와 정서가 담긴 문학을 엄선해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을 깊이 이해하자는 취지로 20년 만에 새 단장을 시작한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의 세 번째 작품이 출간된다. 이번 작품은 탐미 문학의 대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 세 차례나 거론된 작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대표작 《금각사》다. 작품에서는 말더듬이에 추남이라는 콤플렉스를 안은 채 고독하게 살아가는 주인공 미조구치가 절대적인 미를 상징하는 ‘금각’에 남다른 애정과 일체감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섬세하고 유려한 언어로 그려낸다. 미시마 문학 특유의 미의식과 화려한 문체, 치밀한 구성으로 정평이 난 《금각사》는, 1950년에 일어난 실제 방화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어 쓰인 ‘시사 소설’인 동시에 작가의 내면이 반영된 ‘고백 소설’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작품에는 젊은 시절의 고뇌와 더불어 말년에 극우 사상에 심취하기 전 작가가 거쳤을 내적 갈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간행된 지 반세기가 넘은 지금까지도 《금각사》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탐미주의 문학의 걸작이자 소설의 바이블로 자리매김하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연매장 (A Soft Burial)

책 소개

모든 의혹과 고통을 기꺼이 써내는 작가 ‘팡팡’이 진실에 닿기 위해 분투한 문학적 기록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봉쇄된 우한의 참상과 생존기를 담은 『우한일기』 출간 이래 중국 정부에서 금서 작가로 지명당한 팡팡은 평생 진실한 글쓰기를 소명으로 삼은 작가다. 거대한 흐름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개인의 눈을 통해 역사를 보여주고, 이데올로기에 파묻힌 인간의 존엄을 섬세하고 생동감 있게 그려왔다. 『깨진 칠현금』으로 2010년 제5회 루쉰문학상, 『연매장』으로 2017년 제3회 루야오문학상을 수상하며 뛰어난 문학성을 인정받았으며, 모두가 이야기하기 꺼리는 주제를 기꺼이 써내며 성역 없는 글쓰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연매장』은 아들 칭린이 어머니 딩쯔타오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중국 현대사에서 희생된 개인들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비판의식과 문학성을 훌륭하게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루야오문학상을 수상했지만, 1950년대 토지개혁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며 수상 직후 중국 정부에서 금서로 지정했다. 그러나 팡팡은 결코 침묵당하지 않았다. 『연매장』은 독자들의 요청으로 대만에서 중국어로 출간되었으며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잊혀선 안 될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모래폭풍처럼 밀려든 역사의 비극 속에 사람들이 선택한 은폐와 망각이라는 생존법, ‘연매장’

‘연매장’은 죽은 뒤 관 없이 곧장 흙에 묻히는 매장의 형태를 일컫는 말로, 원한을 품어 환생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선택한 방식이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토지개혁으로 삶이 무너져내린 사람들이 고통을 잊기 위해 선택한 침묵과 망각 역시 사회적 연매장이라고 할 수 있다. 쓰촨에서 토지개혁 때 도망친 친구의 어머니를 통해 연매장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팡팡은 이 단어를 중심으로 소설 『연매장』을 썼다.

사람이 죽은 뒤 관이라는 보호막도 없이 곧장 흙에 묻히는 것이 연매장이다. 그리고 살아 있는 사람이 과거를 단호하게 끊어내고, 이를 봉인하거나 내버린 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기억을 거부하는 것도 시간에 연매장되는 것이다. 일단 연매장되면 영원히, 대대손손 누구도 알 수 없다. (...) 이처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단순했다. 나는 내가 아는 것과 느낀 것, 내 의혹과 고통을 성실하게 적어냈다. 일종의 기록으로써 내 복잡한 사연과 심정을 글에 드러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작가의 말」에서)

기억을 잃은 여인 딩쯔타오는 무엇에 가로막힌 듯 자신의 과거를 하나도 떠올리지 못한다. 강물에 상처투성이로 떠내려온 그녀를 의사 우자밍이 치료해주고, 둘은 이 인연을 바탕으로 결혼해 아들 칭린을 낳는다. 소박하고 가난하지만 성실했던 두 사람 사이에서 자란 칭린은 한 회사의 지사장이 된다. 칭린은 아버지 우자밍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어머니를 모시기로 결심하고 대저택으로 모셔간다. 고생길은 끝났으니 행복만 누리시라며 좋은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 딩쯔타오도 여유를 누리려던 그때 그녀 눈앞에 희미한 기억의 조각들이 어른거린다. 그러나 과거를 완전히 떠올리기 직전 딩쯔타오는 정신을 놓아버리고, 칭린은 어머니가 남긴 뜻 모를 단어 ‘연매장’을 붙잡고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마침내 칭린은 어머니 딩쯔타오가 지주 계급의 여인으로 풍족한 삶을 살았지만 토지개혁으로 재산을 몰수당하고 온 가족이 죽임당했다는 사실, 아버지 역시 전란을 틈타 산으로 도망쳐 지주 계급이었던 과거를 평생 숨기고 가짜 신분으로 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버지의 은폐와 어머니의 망각이 그들에게 유일한 생존법이었음을 깨달은 칭린은 평생 이 일을 들추지 않기로 다짐한다.

평온하고 평범해 보이는 삶에서 우리는 망각과 기록을 선택하며 살아간다

『연매장』은 여러 인물의 시점이 교차되며 진행된다. 사건 당사자인 딩쯔타오, 후대에서 그 사건을 평가하는 위치에 있는 칭린, 개혁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류진위안의 시각이 번갈아 등장하며 토지개혁으로 일가족이 몰살당한 사건을 다룬다. 이야기를 따라 읽다보면 사건의 당사자인 딩쯔타오의 입장에서 애통함을 느끼기도 하고, 칭린의 마음에 공감하며 희생자였던 부모의 사연이 세간의 주목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판단에도 동의하게 된다. 그러나 팡팡은 이 사건을 단순한 비극으로 결론내리는 것에 의문을 던진다.

“사실 자신을 규정하는 문제라는 건 존재하지 않아. 인생에는 수많은 선택이 있잖아. 어떤 사람은 좋은 죽음을 선택하고 어떤 사람은 구차한 삶을 선택하지. 어떤 사람은 전부 기억하기를, 또 어떤 사람은 잊기를 선택해. 백 퍼센트 옳은 선택이란 없고, 그저 자신에게 맞는 선택만 있을 뿐이야. 그러니까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네가 편안한 방식을 취하면 된다고.” (431p)

칭린의 친구 룽중융의 대사를 통해 팡팡은 역사적 사건을 묻어버리거나 기록해 후대에 전하고 기억하는 것 모두 개인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칭린의 선택을 비겁하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목격자로서 자신은 문학적 증언을 남길 것을 선택했으며, 그 글 역시 절대적인 진실이 아닌 그 가까이에 가기 위한 노력일 뿐이라는 점을 작품 말미에 밝힌다.

그래, 나는 망각을 선택했고 너는 기록을 선택했어. 하지만 네가 기록하는 이상 내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 그리고 진실은, 칭린은 냉소를 지었다, 진실이 어떻게 언어와 글로 표현될 수 있겠니? 세상의 어떤 일도 진정한 진실을 가질 수 없는데. (444p)

동시에 같은 사건을 겪더라도 그 경험은 개별적이다. 한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진술이 천차만별인 이유도 경험은 단일화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진실을 바라보며 각기 다른 상흔을 안고 각자의 선택에 따라 살아갈 따름이다. 다행히 망각과 은폐가 모두의 최선은 아니기에, 『연매장』처럼 곳곳에 남은 생생한 기록들이 우리가 진실에 다다르는 입구가 되어준다.

급류 (정대건 장편소설)

책 소개

“너 소용돌이에 빠지면 어떻게 해야 하는 줄 알아? 수면에서 나오려 하지 말고 숨 참고 밑바닥까지 잠수해서 빠져나와야 돼.”

상처에 흠뻑 젖은 이들이 각자의 몸을 말리기까지, 서로의 흉터를 감싸며 다시 무지개를 보기까지 거센 물살 같은 시간 속에서 헤엄치는 법을 알아내는 연약한 이들의 용감한 성장담, 단 하나의 사랑론

2020년 《한경신춘문예》에 장편소설 『GV 빌런 고태경』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소설가 정대건의 두 번째 장편소설 『급류』가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40번으로 출간되었다. 『급류』는 저수지와 계곡이 유명한 지방도시 ‘진평’을 배경으로, 열일곱 살 동갑내기인 ‘도담’과 ‘해솔’의 만남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아빠와 함께 수영을 하러 갔던 도담이 한눈에 인상적인 남자아이 ‘해솔’이 물에 빠질 뻔한 것을 구하러 뛰어들며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운명적이고 낭만적으로 보이는 첫 만남 이후 둘은 모든 걸 이야기하고 비밀 없는 사이가 되지만, 그 첫사랑이 잔잔한 물처럼 평탄하지만은 않다. 모르는 사이에 디뎌 빠져나올 수 없이 빨려드는 와류처럼 둘의 관계는 우연한 사건으로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도담과 해솔의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하던 어느 날, 해솔의 엄마와 도담의 아빠가 불륜 관계인 듯한 정황이 드러나고 이에 화가 난 도담은 그 둘이 은밀히 만나기로 한 날 밤 랜턴을 들고 그들의 뒤를 밟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고가 벌어진다. 그날 이후, 진평에서 오직 서로가 전부이던, 나누지 못할 비밀이 없던 도담과 해솔의 관계와 삶은 순식간에 바뀌어 버린다. 해솔의 엄마와 도담의 아빠는 어떤 관계였던 걸까? 그 날, 그 밤 도담과 해솔은 어떤 일을 겪게 된 걸까?

그리스인 조르바

책 소개

그리스의 대문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장편소설『그리스인 조르바』. 카잔차키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으로, 호쾌한 자유인 조르바가 펼치는 영혼의 투쟁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조르바는 카잔차키스가 자기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꼽는 실존 인물이다.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카잔차키스의 인생과 작품의 핵심에 있는 개념이자 그가 지향하던 궁극적인 가치인 '메토이소노', 즉 "거룩하게 되기"를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의 상태 너머에 존재하는 변화이다. 이 개념에 따라 카잔차키스는 조르바라고 하는 자유인을 소설로 변화시켰다고 말한다.

이야기는 젊은 지식인 "나"가 크레타 섬으로 가는 배를 기다리다가, 60대 노인이지만 거침이 없는 자유인 조르바를 만나는 것에서 시작된다. 친구에게 '책벌레'라는 조롱을 받은 후 새로운 생활을 해보기로 결심하여 크레타 섬의 폐광을 빌린 "나"에게 조르바는 좋은 동반자가 된다. "나"와 조르바가 크레타 섬에서 함께한 생활이 펼쳐진다.

누군가의 인생책이라며 추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