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dalcrose · 2023년 12월 9일 가입 · 259권 적독

영혼 다시 쓰기 (다중인격과 기억의 과학들)

책 소개

1980년 미국에서 공식 진단명이 된 다중인격. 이전까지 극히 적은 수만 학계에 보고되었으나 10년 후에는 대도시마다 수백 명씩 진단받기에 이른다. 다중인격 대부분이 여성이고 기억회복치료를 통해 어린 시절 성적 학대를 받았음이 밝혀지면서, 다중인격을 옹호하고 도우려는 운동이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회의론자들은 치료사들이 거짓기억을 불러일으킨다고 맞선다.

저명한 철학자 이언 해킹은 1990년대 북미를 휩쓴 기억전쟁의 한복판에서 다중인격의 현재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 그것이 출현하던 역사적 장면으로 거슬러 올라가,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등장한 새로운 ‘기억의 과학들’이 기억을 영혼의 대용으로 만들어 경험적 연구의 지배 아래 둠으로써 영혼을 종교의 영역에서 과학의 영역으로 가져왔음을 발견한다.

다중인격, 아동학대, 동성애 등 끊임없이 새로운 인간 유형을 규정하는 인간과학의 ‘인간 만들기(making up people)’, 인간 유형에 대한 지식체계가 그렇게 알려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들이 다시 그들에 관한 지식을 변화시키는 ‘고리 효과(looping effect)’, 영혼을 기억으로 대체하며 기억에 관한 진리가 존재한다고 여기는 ‘영혼의 과학화’를 밝힌, 이제는 고전이 된 해킹의 지식의 고고학적 탐구를 만난다.

한겨레 S 2024년 6월 15일. 또 하나의 고 이언 해킹 저작이 번역되었네. 1995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