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dalcrose · 2023년 12월 9일 가입 · 259권 적독

시의 역사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책 소개

고대 서사시부터 현대시까지, 매혹적인 감성의 세계!

시대가 바뀌어도 쉽게 잊히지 않는 시가 있다. 망망한 언어의 바다에서 시인의 사유로 건져 올린 몇 개의 단어와 그 배열에 일정한 운율이 달라붙어 한 편의 시로 읽힌다. 그런데도 어떻게 시는 시인의 수명을 훌쩍 넘어 그토록 오래도록 살아남을까? 이 책은 영문학의 거장 존 캐리가 들려주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와 시인들의 뒷이야기다. 신과 영웅, 전쟁 이야기를 다룬 대서사시부터 왕정 시대와 중세의 시인들, 근ㆍ현대의 낭만주의자와 모더니스트들의 시를 간결하고 품격 있게 소개하면서 각각의 시에 내재된 의미와 가치를 가늠한다. 단테, 셰익스피어, 워즈워스, 블레이크, 휘트먼, 예이츠, 엘리엇과 파운드, 월코트, 안젤루 등 시의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시인들의 삶과 그 작품을 만나다 보면 숨 가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잊고 있던 감성에 흠뻑 젖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영미 문학의 거장이자 여러 원전 역사서를 연구ㆍ분석한 작가 존 캐리가 고대의 서사시부터 현대시까지 시대별로 두드러진 시인과 그 대표작을 인용, 시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하면서 시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와 시 읽기의 즐거움을 전해주고자 한다. 물론 시인이 언어의 우물에서 길어 올리는, 짧지만 의미와 운율이 조화를 이루는 시를 어떻게 판단하고 받아들일지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사실이 아니라 각자의 주관에 따를 수밖에 없다. 똑같은 시를 읽더라도 선호도가 다르고 미학적 판단에는 옳고 그름이 아닌 개인의 의견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곧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생활에서 놓쳐버린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과 맞닿아 있다. 그런 시들이 고대부터 중세, 그리고 근ㆍ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속에는 수많은 논쟁과 비판, 그리고 해석이 존재한다. 시어 하나에, 또는 시행 하나에 시인은 어떤 의미를 담으려 했는지, 어떤 맥락에서 그 시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대중에게 널리 읽히는 그 시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등 시대에 따라, 지역(문화권)에 따라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시의 변천사를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고 속도감 있게 정곡을 찌른다. 영시의 시초가 된 장편 서사시를 출발점으로 삼아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대륙의 문예사조에 따른 변화, 근대의 미국 시인들, 동서양의 만남, 세계대전과 국내외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내는 시인들의 삶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술술 풀어낸다. 시의 형식 또한 끊임없이 변화했는데 주로 구술하거나 노래로 전해진 고대에는 특별히 정해진 순서를 따르지 않았지만 이후 두운시, 수수께끼 시, 소네트, 무운시, 대화시 등 다양한 형식이 창안되었다. 이 책은 이러한 형식이 어떻게 나타나고 반영되었는지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