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dalcrose · 2023년 12월 9일 가입 · 259권 적독

지구의 철학 (모면할 길 없는 기후위기 시대의 삶에 부침)

책 소개

이 책은 지구라는 주어를 통해 인간을, 나아가 인간의 경제와 정치를 다룬다. 그리고 오이코스와 자연의 정치, 화폐에 포섭된 허무주의 경제학과 대비되는 오이코노믹스, 인간이라는 범주를 따로 가정하지 않은 정치인 오이코폴리틱스를 구성하려 한다. 동시에 현행의 기후위기와 멸종의 상응성을 특이점 개념을 통해 포착하고, 도래한 멸종을 ‘감히’ 종말이란 개념으로 포착하려 한다. 이때 종말이란 종교적인 구원을 위해 봉사하는 참혹한 배경이 아니라 모든 답이 사라지고 물음만 남는 어두운 심연이다. 유물론자에게 종말이란 그런 심연을 있는 그대로 수긍하는 것이다. 거기서 우리는 죽음을 사유하는 법, 공포 속에서 밀쳐 내는 게 아니라 긍정의 시선으로 사유하는 길을 찾자고 제안할 것이다. 죽음의 이중 긍정. 그것은 죽음이나 종말, 절망이란 말만 나오면 인간들이 보여 주는 히스테리를 넘어서, 답 없이 도래한 그리고 도래할 파국적 상황을 긍정의 시선으로 사유하는 길, 그 파국을 살아 내는 길을 찾는 하나의 방법이 되리라.

한겨레 S 7월 20일자 북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