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lcrose · 2023년 12월 9일 가입 · 259권 적독
이 하나뿐인 지구에 나란히 살아간다는 감각 새를 따라 인간 너머 세계를 누비는 하루의 여정
새들은 하루 종일 무엇을 할까? 인간이 인간의 일상을 사느라 바쁜 와중에, 전 세계 곳곳의 수많은 새들도 저마다의 일과를 소화하느라 여념이 없다. 먹이를 찾아내고 둥지를 지키고 경쟁자와 침입자를 물리치고 짝을 짓고 새끼를 돌보고… 다양한 기후와 환경에 적응한 새들은 종마다의 생존 전략을 따라 매시간을 분주하게 살아간다.
《새의 시간: 날아오르고 깨어나는 밤과 낮》은 이런 새의 삶을 시간대별로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새벽에 일어나 떠들썩한 구애의 노래를 부르는 새가 있는가 하면 한밤중에 조용히 먹잇감을 노리는 새가 있고, 시각을 자극하는 화려한 깃털을 뽐내는 새가 있는가 하면 후각과 청각만으로 소통하는 새가 있다. 저자인 조류학자 마크 하우버는 수십 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며, 저명한 생태 일러스트레이터 토니 에인절은 사건과 광경을 세밀한 펜화로 포착한다.
새의 생애가 빛의 변화, 시간의 흐름과 어우러져 있음을 드러내는 책의 메시지는 새의 행동에 관한 과학적 지식에 그치지 않는다. 이 하나뿐인 지구에 인간이 다른 종과 나란히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을 전하며 인간 활동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새들에 대한 사랑과 책임을 촉구한다.
한겨레 S 7월 13일. 북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