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hka · 2025년 4월 25일 가입 · 190권 적독
아쿠타가와 상, 가와바타 야스나리 상 수상 작가 메도루마 ? 장편소설
아시아 문학선 22권. 아쿠타가와 문학상,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수상 작가 메도루마 ?의 첫 번째 장편소설 『무지개 새』가 일본 현지 출간 13년 만에 아시아 문학선으로 소개된다. 메도루마 ?은 오키나와전쟁과 미군기지 문제를 문학적 주제로 삼으며, 오키나와의 비극적 역사와 현실인식을 독특한 상상력으로 풀어내 일본문단에서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메도루마 ?은 1980년대에 작품 활동을 시작해 90년대에는 오키나와전쟁을 둘러싼 기억투쟁을 전개했고 2000년대에는 미국에 의한 폭력지배구조와 오키나와 내부 모순을 이중삼중으로 구조화한 소설을 발표했다. 평생 오키나와를 지키는 소설을 써왔고, 2000년대 후반 이후에는 작품 활동보다 반기지 투쟁 활동에 힘을 쏟았다.
『무지개 새』는 2006년 작품으로, 견고한 폭력구조를 제의적으로 파괴하는 의식의 한 형태로 보여준 수작이다. 제목이 주는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그것과는 전혀 관련 없는 파괴의 지옥도를 선보이는 이 소설은, 학교폭력, 성매매 유착 폭력, 미군의 폭력 등의 풍경이 지배하고 있다.
이 지옥을 탈출하는 방법으로 작가가 제시한 것은 ‘파괴’이다. ‘그래 모두 죽어 없어지면 된다.’로 표상되는 통과제의적 파괴는, 지극한 현실에 천착하되 그 현실에 투항하는 게 아니라 그만의 방식으로 저항하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신생(新生)의 기운을 회복하는 것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투사되어, 오키나와에서의 폭력 근절과 평화를 향한 생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