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hka · 2025년 4월 25일 가입 · 190권 적독
2013년 홍콩에서 출판된 『혁명후기』는 중국 대륙에서는 오랜 검열과정에 걸려 아직 출간되지 못했다. 한사오궁의 전작 《열렬한 책읽기》가 포스트마오 시대 사회주의의 격랑이 지나간 폐허 속에서 죽어가는 영혼들을 소생시킬 비밀을 찾는 지적 오디세이였다면, 《귀거래》는 1980년대 지청 시절 열정과 좌절, 죄의식이 하나로 응결된 실존적 그림자에 대한 연민을 다루고 있다.
한편 이번 『혁명후기』는 이들 저작을 관통하는 작가 일생에 걸친 집요한 문제의식, 즉, 문화대혁명을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중국을 규명할 수 없으며 미래를 준비할 수도 없다는 고집스런 사색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다. 이는 역사라는 ‘거대한 나’를 망각하고 환골탈태의 환희에 들뜬 현 중국에 보내는 엄중한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