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mphea · 2024년 1월 8일 가입 · 202권 적독
실존주의자들과 현상학자들은 떠나갔고, 아이리스 머독이 1945년 사르트르를 발견하고 흥분해서 소리쳤던 이후로 몇 세대가 바뀌며 새로운 젊은이들이 성장했다. 현대의 우리에게 그 최초의 흥분과 설렘이 다시 재현되기는 어렵게 되었다.
사실, 실존주의적 사상이나 태도는 현대 문화에 매우 깊숙이 침투해 있어 우리는 그것들이 실존주의적인 것이라고 전혀 생각지 못할 정도다. 사람들은 불안과 허위, 헌신의 두려움에 관해 말하면서 ‘자기기만’ 상태가 되는 것을 걱정하고, 막대한 소비 선택의 폭에 당황하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주도권을 잃고 있다고 느낀다. 막연하게 더욱 ‘진실한’ 삶의 방식을 갈망하며, 어떤 사람들은-가령-이틀짜리 주말여행 행사에 참가해 아이들이 장난감을 빼앗기듯 스마트폰을 주최 측에 맡기고 시골 풍경 속에서 산책하거나 단합을 다지면서 망각되었던 자아를 찾으려 한다. 또한 21세기 초반의 최대 문제는 자유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