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ftoplife · 2023년 12월 22일 가입 · 415권 적독
“웃을 때마다 증거가 소리쳤지/ 얘가 범인이에요/ 사랑받으려 그랬대요”
품은 사랑을 다 소진하기 위해 시를 쓸 수밖에 없었던, 시인 연정의 첫 시집 출간!
에세이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겠지만 오늘 밤은 어떡하나요』와 『섹시한 슬라임이 되고 싶어』로 사랑받은 연정 작가가 이번엔 시인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친구들 얼굴이 마음에 달라붙던 매일 밤을 종이 위에 쏟아냈더니 『보조개 살인사건』이라는, 연정만의 시 세계가 완성됐다. 사랑받기 위해서라면 세포를 죽여서라도 보조개를 만들어내던 연정은, 이번 시집에서 다정한 덫을 놓는다. 한 문장씩 읽어 나가다 결국 보조개처럼 움푹 파인 연정의 세계에 당신이 빠져들기만을 노린다.
『보조개 살인사건』은 시인 연정이 한쪽 발목엔 우정을, 다른 쪽 발목엔 사랑을 묶어둔 채 감정의 바닷속에서 헤엄치며 물결을 만드는 시집이다. 1부에서 2부로 넘어갈수록 연정은 우정 안에 사랑이, 사랑 안에 우정이 매번 교차하며 존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시집 끝자락 3부에서 마침내 연정은 말한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여자애 둘이서 영원이라는 단어를 풀어헤쳤다”라고. 여기서 말하는 여자애 둘은 연정, 그리고 바로 당신이다. 시를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시를 쓰는 시인, 그런 시인의 첫 시집을 과감히 사랑하기로 한 당신. 둘이서 풀어헤친 영원의 정체는 『보조개 살인사건』을 추리한 당신의 대답에 달렸다.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인해 매 순간 삶이 흔들린 적이 당신에게도 있다면, 이번 『보조개 살인사건』의 모든 시에서 그 순간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음껏 부끄러워하고 마음껏 그리워해도 안전한 시집 속에서 시인 연정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