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rooftoplife · 2023년 12월 22일 가입 · 485권 적독

노 피플 존 (정이현 소설집)

책 소개

동시대인의 맥박 소리를 듣는 소설가, 정이현 9년 만의 신작 소설집 출간!

때로는 지속해야 하고 때로는 끊어야 하는 관계 혼자 있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또 완전히 혼자이고 싶지만은 않은 욕망 그 사이에 선 사람들을 담아내는 정이현의 매크로렌즈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고독과 욕망을 특유의 섬세하고도 날렵한 필치로 그려온 한국 대표 소설가 정이현의 신작 소설집 『노 피플 존』이 출간되었다. 특별한 악의 없이도 위선과 모멸을 관성적으로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려 문단과 독자 모두의 주목을 받은 『상냥한 폭력의 시대』(문학과지성사, 2016) 이후 9년 만이다. 책의 제목 ‘노 피플 존’이란 수록작 「단 하나의 아이」에서 언급되는 말로, 사회와 관계의 그물망 속에서 겪는 갖가지 문제들에서 벗어나 ‘사람 없는 세계’에 있고 싶어하면서도 완전한 단절과 고립은 불안해하는 현대인의 모순적인 심리를 포착한 단어이다. 정이현은 『노 피플 존』의 출간을 앞두고 진행한 편집자와의 인터뷰에서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을 쓰는 동안 사회구조와 인간소외의 관계라는 보다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물음을 좇았”(특별 소책자 ‘어텐션 북’에서)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동시대인의 세태를 놀랍도록 활달하고 핍진하게 표현함으로써 ‘도시 기록자’라고 호명되기도 한 작가는 이제 사회구조라는 시스템의 보이지 않는 선 안팎에서 상처 입고 상처 입히는 현대인의 모습을 더욱더 세밀한 배율로 조정된 작가 고유의 매크로렌즈로 관찰한다. 2017년 발표작 「언니」부터 2025년 최신작 「실패담 크루」에 이르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작가가 공들여 쓰고 각별히 다듬은 아홉 편의 단편이 수록된 『노 피플 존』은 바로 옆에서 듣는 듯한 실감 어린 대사, 해상도 높은 현실로써 구축된 그야말로 지금 우리 시대의 이야기이다. (작가의 말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