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rooftoplife · 2023년 12월 22일 가입 · 534권 적독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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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책 소개

중편소설을 이르는 ‘노벨라(Novella)’는 단편과 장편의 장점을 아우르는 작품으로, 작가가 평생에 걸쳐 구축해낸 원대한 작품세계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러나 단편도 장편도 아닌 분량 때문에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구색을 맞추기 위한 작품처럼 다루어져왔다.

종이책의 쓸모를 묻는 시대, 노벨라와 활판인쇄의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 새길 가치가 있다고 믿으며 세계 중편소설 선집 ‘노벨라33’을 선보인다. 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작가 33인의 노벨라 33편을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부터 국내 초역 작품까지 고루 선별하고 오늘의 새로운 언어로 해석했다.

무엇보다 이들 작품을 종이책의 매력과 본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활판인쇄로 새로이 아로새겼다. 활판인쇄는 입체 인쇄판을 종이에 직접 대고 눌러 찍는 방식이기에 깊숙이 찍힌 활자가 오래도록 변치 않고 유지된다. 가치 있는 내용을 새겨 길이길이 남기고자 하는 ‘책’이라는 물건을 만드는 데 더없이 걸맞은 방식인 셈이다.

지난날 불멸의 작가들이 써 내려간 문장들을 다시금 구체적인 감촉을 지닌 살아 있는 활자로 되살려냈다. 느리지만 더없이 깊숙하고 선명하게, 한 장 한 장 찍어낸 활판인쇄의 문장들은 꾹꾹 눌러쓴 손 글씨를 닮았다. 작가의 육필이 그대로 옮겨진 듯 종이에 새겨진 활자의 감촉을 손끝으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