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rooftoplife · 2023년 12월 22일 가입 · 352권 적독

바벨 2 (R. F. 쿠앙 장편소설)

책 소개

“그녀는 깨쳤다. 혁명은 사실상 언제나 상상 불가라는 것을. 혁명은 알던 세상을 부순다. 미래는 아직 쓰이지 않았기에 가능성으로 넘쳐난다.”

19세기 초반 옥스퍼드대학교를 무대로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확장, 그리고 학계의 공모를 다룬 스팀 펑크 & 다크 아카데미아 걸작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세계 3대 SF 문학상 중 네뷸러상과 로커스상을 석권한 R. F. 쿠앙의 대표작.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 중 하나였으나 석연치 않은 정치적 이유(검열 스캔들)로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던 휴고상까지 거머쥐었다면 『바벨』 한 작품으로 세계 3대 SF 문학상 석권이라는 진기록을 세웠을 것이다. 2023년 휴고상 행사는 중국 청두에서 개최되었는데, 당시 유출된 조직위원회 측의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중국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는 소재, 서술이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바벨』을 후보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한다. 『바벨』이 오히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쟁마저 획책하는 서구 열강들의 제국주의적 침탈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수많은 SF/판타지 애호가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으며, 「왕좌의 게임」 원작자로 유명한 판타지 거장 조지 R. R. 마틴이 이에 반발해 자신이 제정한 알피상을 『바벨』에 수여하면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바벨』은 19세기 초반 은(銀)산업혁명의 성공으로 세계 최강대국이 된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를 무대로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확장, 그리고 학계의 공모를 다룬 스팀 펑크, 즉 대체역사소설이다. 영국의 세계 경제 패권이 마법의 ‘은막대’로 이루어진다는 판타지적 설정을 추가했을 뿐, 실제 역사와 거의 차이가 없을 만큼 당시의 시대 상황을 놀랍도록 정교하고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은막대의 마법은 그 자체가 아니라 은막대에 새겨진 단어의 번역 대응 쌍(매치페어)에서 나온다. 말이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옮겨질 때 유실되는 것의 차이에서 힘이 나오고, 은이 그 유실된 것을 포착해서 힘을 발현시키는 것이다. 매치페어가 새겨진 은막대는 증기기관을 이용하는 기차, 선박, 방직기 등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총포탄의 힘과 정확도를 높이며 부상을 치료하거나 심지어 사람을 안 보이게 하는 등의 현실 왜곡까지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 즉 실버워크(silver-work)를 전담하는 기관이 바로 옥스퍼드대학교 왕립번역원(바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