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5일 가입 · 12권 적독
산드라 길버트 · Susan Gubar유니
독자들이 먼저 알아본, 여성 작가에 관한 문제적 고전! ‘감히’ 펜을 들었던 그 시절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
여성 작가의 좌표를 내리그은 최초의 이정표, 페미니즘 비평의 시대를 연 최초의 책, 문학 읽기의 새로운 길을 연 현대의 고전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미국 출간 43년 만에, 한국어판 출간 13년 만에 재출간된다. 문학의 역사를 여성 작가라는 키워드로 재구성한 이 책은 발표 당시 문학 연구 및 비평의 새로운 출발점을 세웠다는 찬사를 받으며 보통의 독자는 물론 문단과 학계에 파란을 일으킨 하나의 사건이었다. 미국의 영문학자 일레인 쇼월터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처음 출간되었을 때를 이렇게 기억한다. “놀라운 순간이었다. 문학과 여성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일제히 흥분해서 환호를 보냈다.”
이 책에서 두 저자는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미친’ 분신을 하나씩 등장시켜, 작가들 각각의 차가운 불안, 뜨거운 분노, 애타는 열망을 읽어낸다. 이 여성 작가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흩어져 작업했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끈끈한 공통점을 갖고 있었고,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해 이야기를 써나갔지만 서로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 책은 그 연결 고리를 밝혀나간다. 이 책에서 중요한 또 하나는 바로 시대에 대한 것이다. 저자들은 왜 19세기를 파고들게 되었을까? 19세기는 제인 오스틴, 메리 셸리, 에밀리 브론테, 샬럿 브론테, 조지 엘리엇, 에밀리 디킨슨 등 거인 같은 작가들이 대거 등장한 시기였으며, 여성이 작가가 된다는 것이 변칙적이거나 이례적이지 않은 최초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는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계보를 추적하며 작가와 작품에 ‘정통성’을 부여하고, 지금 여기의 담론을 위해 유의미한 지점을 끌어올린다. “40년 전에 우리가 정말 감금, 폐쇄, 거식증, 가스라이팅에 대해 이야기했단 말인가?”(리사 아피냐네시) 그렇다. 두 저자는 이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한편 이 책은 “펜은 음경의 은유일까?” “눈에서 꺼풀이 떨어지자 모든 것이 의미를 가지고 반짝였다” 등 내리치는 각성의 문장으로 단편적으로 알려져 있던 페미니즘 문학 비평의 강렬한 신호를 새로운 번역으로 만날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2009년 한국어판으로 처음 선을 보인 이 책은 오랫동안 절판 상태에 있어 많은 독자들이 새로운 출간을 기다려왔다. 또한 이번 완역본은 기존의 번역본을 대폭 수정해 다시금 한 문장 한 문장 검토함으로써 한국어판의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보다 세심하게 다듬어진 한국어로 완성된 이 책은 묻혀 있던 여성 작가들과 문학작품들을 불러내 눈부신 문학의 향연을 맘껏 맛볼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며, 나아가 오늘날 우리가 거주하는 ‘여성과 문학의 집’을 밝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되어줄 것이다.
루인 · 한채윤유니
우리, 퀴어의 눈으로 역사를 읽자!
고조선 시대부터 어제 같은 오늘까지 역사 속 퀴어의 흔적을 찾는 365개 이야기 잊힌 역사 속 숨겨져 있는 목소리를 우리 역사의 퀴어한 순간들을 따라가는 특별한 여정
퀴어는 어디에나 있었다.
인구 2,300만, 언어 47종, 400년 대만의 역사를 다채로운 이미지와 16개 주제로 단숨에 정리한다
이 책은 대만의 역사 속 굵직한 사건들을 원주민의 창세신화부터 K-pop 열풍까지 16개의 엄선된 주제로 압축해 흥미롭게 서술한다. 대만의 역사 교육 과정을 주제별로 충실하게 담아냈을 뿐 아니라, 한국 독자만을 위한 추가 설명과 다채로운 이미지를 수록해 누구나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본문을 구성한 것이 이 책만의 특징이다. 지금도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현직 역사 교사인 저자는 대만사의 주요한 사건들을 균형 잡힌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풀어낸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 책을 읽어가다 보면 한국 역사와 비슷한 듯 다른 대만의 역사가 지닌 매력에 빠져들 뿐 아니라, 그 속에서 결국 우리 한국의 과거와 미래는 어떠한가를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익숙한 나라 대만의 익숙하지 못했던 역사 이야기.
이 책의 특징: 『조선을 떠나며』의 자매편
이 책은 2012년 역사비평사에서 출간해 큰 반향을 일으킨 『조선을 떠나며』의 자매편으로 기획되었다. ‘1945년 패전을 맞은 일본인들의 최후’라는 부제를 가졌던 전작과는 반대로, 이번에는 조선에서 해외로 강제 동원되었거나 거류했던 사람들이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고 생존하는 이야기다. 이른바 귀환자들이 해방된 조국으로 귀환하고 정착하는 과정에서 마주한 조국의 거친 현실은 참으로 엄혹한 것이었다. 지은이 이연식은 해방 조선의 민낯과 비정한 사회 분위기에 대해 당시 자료를 바탕으로 30여 개의 에피소드 속에서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기획과 집필의 연속성과 참신함을 인정받아 〈2024년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사업 선정작〉에 뽑히기도 했다.
조선을 떠났던 귀환자들이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와 정착하는 과정에서 마주한 해방 직후 현실에 대한 이야기.
엄마가 나아간 바로 그곳에서부터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한 딸의 이야기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하여 선보이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제11권 『친애하고, 친애하는』. 문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 백수린이 2018년 8월호 《현대문학》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장편소설로 재탄생시켰다. ‘사랑한다’는 고백으로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엄마에 대한 마음을 ‘친애하는’에 담은, 누군가의 엄마이거나 혹은 딸로 살아왔고, 또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스물두 살, 공대 휴학 중인 나는 할머니 댁으로 가서 할머니를 돌봐드리라는 엄마의 전화를 받는다. 매사에 철두철미한 지방대 토목공학과 교수인 엄마와 달리 나는 학사경고를 받은 전력에, 아직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 휴학까지 한, 늘 엄마 앞에 부족한 딸일 뿐이다. 그런 내게 엄마의 갑작스런 부탁은 마치 나를 할머니 댁으로 또다시 유배 보내려는 것처럼 느껴져 서럽기만 하다.
어린 시절 홀로 남겨진 나의 결핍을 채워준 건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늘 나를 살뜰히 챙겼다. 건강과 일상을 염려하고 살피고 배려하는 게 모녀 관계라면 차라리 나에게는 할머니가 엄마였다. 그런 할머니와 다시금 지내게 된 이후 나는 무시와 폭력을 견디며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하고 힘들게 낳은 아들을 사고로 잃은, 그리고 그 아픔을 딸을 통해 이겨내고 싶었던 할머니의 삶을 새롭게 알게 된다.
그리고 그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꿈을 대신 살아내기 위해 갓난아이인 나를 홀로 남겨두고 유학을 떠나야 했던 엄마의 비정한 삶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부족하다고 느끼는 모든 부분에서 엄마를 비교 대상으로 삼는 나는 여전히 엄마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고, 이런 거리감을 극복하지 못하는 모녀의 관계는 할머니와 엄마 사이에서도 반복된다. 그러던 차, ‘강’과의 사이에서 예상치 못한 임신을 하게 되고, 그렇게 얻어진 아이는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데…….
3대에 걸친 모녀의 이야기.
엄마와 딸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
“그는 나를 추앙하거든요, 나는 알아요. 그의 눈과 손은 거짓말을 못 해요.”
젊고 가난한 노동자 마틴 에덴은 우연히 상류계급의 여성인 루스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는 그녀의 박학다식함, 예술에 대한 감수성, 귀족적인 태도에 매혹된다. 그녀가 속한 계급으로 들어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가 ‘상류층의 언어’라고 생각한 마틴은 수많은 책을 탐독하며 닥치는 대로 지식을 쌓아 그녀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다. 루스 또한 부모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반한 마틴 에덴을 자신이 원하는 남성상으로 빚어내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힌다. 마틴은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잠재된 재능을 발견한다. 그건 말과 글로 이야기를 자아내는 재능이었다. 자신만의 언어로 최고의 자리에 올라 사랑과 부를 쟁취하기 위해, 그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고된 작가 수업을 시작하는데...
『마틴 에덴』은 작가 잭 런던의 자전적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은 소설이다. 마틴과 루스의 사랑이라는 주요 내용에 작가가 되기 전 고난의 경험이 담겨 있다. 이 소설은 2019년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2020년 국내에서도 개봉되었다.
이 소설이 다른 사랑의 이야기와 가장 차별화 되는 부분은 로맨스에 계급의 문제를 접목시켰다는 점이다. 사랑은 모든 역경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은 계급적 차이를 포함한 여러 가치관이 가장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이 소설을 짧은 단어로 압축해 본다면, ‘추앙’과 ‘붕괴’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의 노래인 랙타임을 들으며 성장한 남자가 클래식이 흐르는 배경에서 자라 수준급의 피아노 연주가 가능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그는 추앙하는 여자가 사는 세상으로 넘어가기 위해 부르주아 문화를 습득하고 최고의 작가가 되는 꿈을 품기 시작한다. 자신이 두르고 있는 계급의 껍질을 찢고 나와 다른 계급의 껍질을 입는다는 것은, ‘붕괴’를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일이 아닐까? 마틴이 가고자 하는 ‘그 곳’이 ‘에덴(천국)’인지 아닌지를 알게 되는 과정이 이 소설의 긴장을 추동하는 힘이다.
로맨스에 계급 문제를 접목시킨 현실 로맨스(?)
『결혼 · 여름』은 카뮈 사상의 핵심인 ‘부조리’와 ‘반항’의 출발 및 완성 과정이 육성으로 들리는 듯한 자전적 기록이다. 하지만 수많은 이들을 벅차 오르게 했던 『결혼 · 여름』의 가장 큰 매력은 감각적이며 관능적인 문체다. 드물게 시와 사상, 예술과 철학이 완벽하게 결합된 에세이가 우리에게 닿았다.
이 에세이가 출간된 시기는 카뮈가 『이방인』으로 최고의 작가가 되기 전이다. 카뮈의 유년기부터 20대 초중반까지의 시간은 그야말로 좌절과 불확실함의 연속이었다. 학교에 다니는 것조차 사치였던 가난한 유년시절, 열일곱 살에 발병해 그를 죽음 근처로 몰아갔던 폐결핵, 스물한 살에 감행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른 결혼과 파국, 폐결핵 병력으로 인한 교수 응시 자격의 박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음과 같이 쓴다. 사는 것이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라 해도, 이 세계 속에서 사랑과 욕망을 찾아 걸어 나가겠다고.
마르그리트 뒤라스, 미셸 우엘백, 프랑수아즈 사강 등 다수의 프랑스 문학 작품들을 소개해 온 장소미 번역가가 『결혼 · 여름』의 섬세한 시적 정취를 살려 현대적으로 번역했다.
어떤 글은 시간이 흘러도 전혀 나이를 먹지 않는다. 그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지만, 『결혼 · 여름』이 지닌 청춘의 생명력은 읽는 이로 하여금 젊음을 마주한 느낌, 다시 젊음을 되찾는 기분을 선사할 것이다.
청년 알베르 카뮈의 에세이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목적은 고대의 고전적 미의 개념이 성립되어 다시 부활한 근대 르네상스기에 이르기까지 그 시대를 풍미했던 신화와 역사 속 여성들을 선별해서, 명화 속에 나타난 그녀들의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생애를 그림으로 풀어가는 데 있다. 어찌 보면 미술사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여성사 같기도 하다. 각 시대의 시작과 말미에서는 그 시대를 비추는 거울인 여성상과 여권 신장 및 중심인물이나 화가들과 관련된 다양한 예술사조와 미의 기준과 시대적 인식의 변화 등을 파노라마처럼 서술한다.
여러 미술작품에 그려진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 아내와 어머니, 성녀와 창녀 이분법을 넘어선 그림 속 여성들은 어떤 인물인가.
여성이 자신이나 타인에 관해 기록하고, 자기 생각과 감정을 문학 적 틀이나 쟁론의 틀을 이용하여 표현하는 것은, 더구나 그 글을 출간하기란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출생, 결혼, 사망 등과 같은 공 식 기록 외에 당시 대부분 여성에 관한 역사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여성 문맹률도 높아 글을 남긴 여성도 극히 적다. 따라서 이 시대 여성작가를 연구하는 현대 영문학자들에게 역사 속에서 잊히 고 묻힌 여성의 글을 발굴해내는 것은 매우 도전인 과제이다. 하지 만 이보다 훨씬 더 큰 도전은, 그런 역사적 상황 속에서 여성으로 서 글을 써서 더구나 출간까지 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들 여성이 글을 읽고 쓸 능력을 갖추고 또 여성에게는 허용되지 않은 금기를 넘어서 출간까지 한 것은, 21세기 독자로서는 가늠하기 쉽지 않은 모험이었을 것이다. - 서론 중에서
잊힌 여류 작가들에 대한 소개
모든 의복에는 각각의 이야기가 있다 초상화 속 여성들의 패션으로 읽는 역사와 문화
신비로운 〈모나리자〉, 사실 최신 패션으로 치장하고 있다?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의 진주는 가짜? 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화에 그려진 드레스는 프랑스 혁명의 한 원인이 되었다? 그림을 감상할 때 그 속에 묘사된 의복과 장신구는 자칫 지나치기 쉬운 요소이다. 하지만 그림, 특히 초상화의 복식들은 하나하나 의미를 담아 그려진 경우가 많고, 초상화 속 인물의 삶과 그녀가 살았던 시대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교에서 패션문화를 전공한 저자는 서양 복식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르네상스 시대부터 19세기 벨 에포크까지의 패션과 이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초상화에 그려진 옷 속에서 당대의 산업, 문화, 사회 전반을 읽어내다.
시오노 나나미유니
르네상스 시대를 살았던 네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 중심의 종교적 도그마로 뒤덮인 중세의 암흑으로부터 인간 중심의 문화적 숨결이 가득한 근대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움직인 르네상스의 시대정신을 말하고 있다.
시오노 나나미가 소개하는 르네상스 시대에서 기억되는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