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formasa · 2025년 3월 9일 가입 · 27권 적독

여자짐승아시아하기

책 소개

작가들의 사소하고 비밀스러운 미지의 글쓰기!

지금까지 자신만의 문체로 특유의 스타일을 일궈낸 문학 작가들의 사유를 동시대 독자의 취향에 맞게 구성·기획한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 ‘에크리’는 쓰인 것 혹은 (그/그녀가 무엇을) ‘쓰다’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작가 한 명 한 명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최대한 자유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서 시작하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단어이다. 쓰는 행위를 강조한 이 시리즈는 완성도 높은 문학작품으로만 접해 속내를 알기 힘들었던 작가들과 조금 더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전해준다.

『여자짐승아시아하기』는 올해 시작(詩作) 40년을 맞이한 그리핀 시문학상 수상 시인 김혜순의 아시아 여행기인 동시에 시 쓰기에 대한 책으로, 2007년경 《문예중앙》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다듬고 더했다. 10년 남짓 지났지만 쉽게 바뀌는 정보가 아닌, 언제 읽어도 유효한, 우리 자신을 비추는 글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가 써내려간 글들은 여성을 포함하여 개념으로 규정되는 것들의 모든 바깥을 ‘하기’해보려는 시도이다. 유적보다는 골목과 거리를 빼곡히 채우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두고 그동안 자신이 천착해온 바리데기 설화나, 사이와 변두리의 존재들에 주목하고 이입하여 문법적인 경계를 허물어버리려는 시도들은 저자의 시적 여정이 어떤 식으로 이어져왔는지에 대한 힌트로 읽히기도 한다.

초록은 어디에나 (임선우 소설)

책 소개

존재를 벗어나는 기적 같은 만남 저마다의 초록을 품은 따뜻한 슬픔의 모습들

“나는 심혈을 기울여 적당한 크기의 슬픔을 하나 골라냈다. 그것이 담긴 작은 유리병을 선인장과 함께 건네주었다. 돌을 밖으로 꺼내는 순간 슬퍼질 거야.”

작가-작품-독자의 트리플을 꿈꾸다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20

차고 단단한 슬픔의 파랑, 다정한 한 줄기 빛 노랑 그렇게 완성된 따뜻한 슬픔의 색 초록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의 스무 번째 안내서. 2019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자신만의 소설 세계를 단정하게 그려가고 있는 임선우의 두 번째 소설집이 출간됐다. 엉뚱한 환상을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로 녹여내는 임선우만의 마법이 또다시 펼쳐지는 순간이다. 『초록은 어디에나』에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놓인 갖은 초록의 장면이 담겼다. 색도 온도도 모두 다른 저마다의 슬픔과 손길과 눈빛과 관계가 무심한 듯 조화를 이루며 ‘이상한 현실’에 안정을 부여한다. 별스러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러워지는 임선우의 세계에서 우리는 그 어떤 모습과 감정도 이해받을 수 있으리란 믿음을 획득한다.

유령의 마음으로 (임선우 소설집)

책 소개

어느 날, 나와 꼭 닮았지만 나보다 정확한 마음을 가진 유령이 나타난다면

신인 소설가 임선우의 첫 소설집 『유령의 마음으로』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이미 임선우라는 이름과 마주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2019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임선우는 고요하고도 능청스러운 환상을 부려 놓은 소설들을 착실히 발표해 왔으며, 풍경이 다른 섬들처럼 다양한 매력을 지닌 여덟 편의 작품들이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엮여 나왔다.

현실은 막막하고, 관계는 지난하고, 일상은 그 모든 막막하고 지난한 것들이 반복되는 무대다. 평범한 일상에 “아무런 예고 없이”(평론가 황예인) 펼쳐지는 임선우식 환상은 “‘나’와 타인의 관계의 문을 열어 주는 매개”임과 동시에 “‘나’ 자신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위한 역할로서 작용”(소유정)한다. 이러한 평가는 곧, 타인과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소멸해 가고 있는 현실에 임선우의 소설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에 대한 답이 되어 준다. 유령, 변종 해파리, 나무가 된 사람 등 환상적 존재들은 일상적인 사건처럼 삶에 스며 인물들을 긴긴 생각에 잠기도록 만든다. 왜 내 삶에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나와 똑같이 생긴 유령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쉬이 끝나지 않는 고민들은 점점 인물의 삶 전반에 대한 고민으로 넓어지고, 독자들의 곁에도 어느새 책 속 유령이 건넨 따스한 생각들이 깊숙이 스며 있을 것이다.

아무도 아닌 (황정은 소설)

책 소개

작품으로만 남고자 하는 작가 황정은의 의지가 담긴 소설집!

황정은의 세 번째 소설집 『아무도 아닌』. 《파씨의 입문》이후 4년여 만에 펴내는 소설집으로, 2012년 봄부터 2015년 가을까지 발표한 여덟 편의 단편소설을 묶었다. 2014년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누가》, 2014년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상류엔 맹금류》, 2013년 젊은작가상 수상작 《上行》이 수록되어 있다.

어쩔 수 없는 이 세계의 시민이자 작가로서 황정은이 그 시간을 정직하게 통과해오면서 놓지 않았던 고민의 흔적과 결과들을 특유의 낭비 없이 정확하고 새긴 듯 단정한 문장들로 담아냈다. 이 책에 담긴 여덟 편의 작품을 한데 모아 읽는 일은 단순히 훌륭한 예술작품을 경험하는 것을 넘어, 지금 이 순간 바로 인간이라는 삶의 자리에 독자인 자신을 다시금 위치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백의 그림자 (황정은 장편소설)

책 소개

황정은이라는 압도적인 세계는 『百의 그림자』에서 시작되었다 우리 문학의 잊지 못할 한걸음,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아름다운 문장들

황정은의 첫 장편소설 『百의 그림자』가 새로운 장정과 정제된 문장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아름답고도 독특한 개성으로 자신만의 문학영역을 공고히 구축한 황정은은 이미 그 이름만으로 신뢰받는 작가지만, 『百의 그림자』는 그 압도적인 세계관의 출발을 알린 작품으로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이 작품은 2010년 초판 출간 당시부터 문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황정은식’ ‘황정은풍’ 등의 용어를 유행시킨 바 있으며, 연극이나 만화 등 독자들의 자발적인 2차 창작물로 제작되었을 만큼 남다른 사랑을 받아왔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기발한 상상력과 황정은만의 인장이 새겨진 문장으로 스러지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유대와 풋풋한 연애감정을 절묘하게 형상화한 『百의 그림자』는 애틋하고도 따뜻하게 독자들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특히 조금도 시들지 않은 이 작품의 생명력이 인상적인데, 도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폭력의 양상과 그에 맞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끈질긴 삶이 여전한 가운데 그것을 탁월하게 작품화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세상의 폭력이 더욱 노골적이고도 교묘한 방향으로 변해왔지만 본인이 글쓰기를 단념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 꾸준히 이 소설을 읽어준 독자들 덕분이라는 감사의 인사로 이번 복간의 의미를 밝히기도 했다.(「다시 쓰는 후기」) 하나의 센세이션이었던 『百의 그림자』는 이제, 한국소설을 대표하는 ‘21세기 고전’의 반열에 들 준비를 마쳤다.

파씨의 입문 (황정은 소설집)

책 소개

사라지고 잊혀지는 것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다!

한국 문단이 주목하는 젊은 작가 중 하나인 황정은의 소설집 『파씨의 입문』. 간결하고 정제된 언어와 함축적인 대화가 돋보이는 9편의 단편을 만날 수 있다. 표제작 은 모든 것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에 관한 매혹적인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한밤에 벌어지는 친지들 간의 갈등을 그린 ,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죽은 원령의 이야기 등을 통해서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하는 이들의 쓸쓸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작가는 간신히 존재하는 것들을 맑고 단단한 언어로 감싸안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소설의 언어로 옮겼다. 생활에 밀착한 현실적인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남자는 왜 친구가 없을까 (어느새 인간관계가 고장난 사람들에 관하여)

책 소개

나이 들수록 고립되고 괴팍해지는 남자들, 대체 왜 이러는 걸까?

과시와 경쟁, 조롱과 모멸로 시작해압도적 자살률과 고독사로 마무리되는비뚤어진 남성문화 자아성찰 블랙코미디! 공론장에서의 소통 대신 ‘남초 커뮤니티’의 배타적 세계관에 열중하는 20대 청년 남성 A씨, ‘일에 치인다’는 핑계로 가정과 교우에 소홀한 채 ‘혼술’로 우울한 나날을 한탄하는 40대 중년 남성 B씨, 만날 이도 갈 곳도 없이 남아도는 시간을 정처 없이 떠돌다 불현듯 소식이 끊기고 만 60대 노년 남성 C씨…. 사회적 관계 맺기 방식이 어딘가 뒤틀려버린 이들은 모두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는 남성 군상이다. 남자들은 어째서 점점 고립되고 괴팍해지는가? 남자들의 ‘관계 맺기’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가? ‘남성들의 인간관계’가 처한 위기와 문제점, 그리고 해결책을 심층적인 자료조사와 전문가 인터뷰, 탄력 있는 언어 감각으로 제시한 영국의 주목 신간 『남자들은 왜 친구가 없을까』가 출간되었다. 30대 중반의 남성 스탠드업 코미디언 맥스 디킨스는 실제 자신이 겪은 ‘인간관계 실종’ 사례를 바탕으로 현실과 이론을 넘나들며 과시와 경쟁의 논리, 조롱과 모멸의 언어, 음주와 호색의 타성으로 점철된 남성집단의 문화와 그에 따른 남성들의 인간관계 문제를 성찰적으로 파고든다. 타인과의 진솔한 대화와 정서적 공감에 미숙한 남성 개인들을 만들어낸 사회·문화적 환경을 영국 작가 특유의 이지적 유머와 풍자적 입담으로 신랄하게 비틀면서 지금 당장 실천 가능한 관계 개선 방안도 제안한다. 한국 남성들이 어느 때보다 관계와 소통 문제에 진지해질 것을 요구받는 오늘, 친구·가족·직장 등 일상 속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남성문화 전격해부 인간관계 필독서.

카산드라의 여자들

책 소개

책 소개 복잡하고 모순적이며 용감하고 미친 히로인들의 이야기 이제부터 남자들은 모든 여자를 두려워하게 된다! 마거릿 애트우드를 뛰어넘는 도발적이고 전복적인 데뷔 소설집

신랄하고 유쾌하며, 현실적이면서 환상적인 소설들로 마거릿 애트우드를 소환하며 캐시 애커, 찰스 백스터, 앤 카슨, 레이먼드 카버 등의 작가를 배출한 푸시카트 문학상에 두 번 노미네이트된 그웬 E. 커비의 데뷔 소설집 《카산드라의 여자들》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카산드라의 여자들》은 고대 그리스 신화 속 트로이의 공주 ‘카산드라’부터 먼 미래, 여자에게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자 남자를 공격하는 방사능 바퀴벌레를 개발한 발명가까지 시공간을 종횡무진하는 히로인들의 이야기 21편을 담았다. 각 단편에는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고 창피해하고 슬퍼하고 분노하면서도 결국에는 자신의 자리를 마련하고야 마는 여성 인물들이 등장하며 소설과 편지, 맛집 애플리케이션 후기와 설명서 등의 형식을 빌려 읽는 재미를 더했다.

섭스턴스

비트겐슈타인의 사자와 카프카의 원숭이 (철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동물과 인간의 세계)

책 소개

인간과 가장 가까운 개와 고양이에서 바닷속 문어 선생님까지, 동물을 이해할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철학적 성찰

개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것일까? 그러면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 두 질문은 과연 본질적으로 다른 걸까? 철학과 스토리텔링을 독특한 방식으로 결합한 《비트겐슈타인의 사자와 카프카의 원숭이》는 동물에 대한 책이자 사람에 관한 책이다. 《외로움의 철학》으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우정과 고독에 대해 우리 사회에 울림을 던진 저자가 이번에는 우리 곁에 있는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하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철학 에세이를 들고 돌아왔다. 다양한 철학자들의 풍부한 이야기를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녹여내고 라르스 스벤젠 특유의 따뜻한 시선을 담아내는 한편, 공감과 웃음을 자아내는 저자의 반려묘, 반려견들의 일화를 읽다 보면 독자들은 동물을 이해하는 것이 곧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과학적 연구 대상으로서 침팬지와 같은 야생동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 또는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개, 고양이, 새와 같은 동물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가 동물과 맺는 일상적 관계로부터 철학적 사유를 이끌어낸다. 저자의 철학은 인간과 동물에 관해 숨겨진 사실을 새롭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눈앞에 항상 있는 것들을 더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한다. 곁에 있는 동물로부터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해 관심을 확장시키며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인간이 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 나아가 인간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관해 깊이 있는 사유를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인간이 인간이 아닌 동물을 이해하는 데 얼마만큼의 가능성이 있는지 생각해 본 책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책 소개

모든 것을 표상하는 동시에 아무것도 나타내지 않는 공허 텍스트 위에 흩뿌려진 하얀 물감 얼룩, 번역, 그 흼에 대하여

클레어 키건, 조앤 디디온, 수전 손택의 번역가 홍한별 에세이집

제목이 암시하듯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는 번역에 대한 거대한 비유다. 허먼 멜빌이 거대한 흰 고래의 존재를 규명하기 위해 『모비 딕』의 화자 이슈메일의 입을 빌려 그토록 방대한 서사시를 써냈듯 홍한별 번역가는 이 책의 열네 장에 걸쳐 끝내 완성되지 않을 번역에 대한 글을 책장 위에 그린다. “번역이라는 실체 없는 행위를 말로 설명하려는 기도”이자 “불가능한 번역을 정의하려는 불가능한 몸짓”, 절대적인 사랑이 추동한 집요하고도 아름다운 글쓰기의 모험. 언어와 언어 사이 새하얀 진공에 다가가려는 도전 속에서 수많은 이야기가 번역이라는 축에 의해 떠오르고 연결된다.

홍한별 번역가는 지난 20여 년간 100여 권의 책을 번역하며 평단과 독자의 아낌을 받아왔다. 애나 번스의 『밀크맨』으로 한 해 출간된 영문학 번역서 중 한 권의 번역가에게 수여하는 유영번역상을 수상했고, 2024년 서점가를 휩쓸며 다수의 언론과 독자가 최고의 책으로 호명한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번역했다. 가즈오 이시구로, 데버라 리비, 수전 손택, 시그리드 누네즈, 리베카 솔닛, 조앤 디디온, 버지니아 울프 등의 작품이 홍한별의 번역으로, 그가 쓴 우리말로 독자를 만났다. 무한에 가까운 단어들의 목록으로 사전의 세계를 섬세하게 어루만진 『아무튼, 사전』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되는 단독 저서인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는 텍스트의 이면을 꿰뚫어 그 너머의 침묵을 언어로 표현하는 일, 번역에 관한 에세이다.

바이러스, 퀴어, 보살핌 (뉴욕의 백인 게이 바이러스 학자가 써내려간 작은 존재에 관한 에세이)

책 소개

@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작 @ 《리터러리 허브》 선정 올해 가장 기대되는 책

인류의 종말? 좀비? 바이럴 타기? 문화 속 바이러스의 은유와 진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전 세계가 실시간으로 수백만 명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공포가 확산되면서 교류와 협력은 중단되고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이 멈춰 섰다. 무엇보다 삶과 죽음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짧게 끝날 줄 알았지만, 팬데믹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누군가는 직장을 잃었고, 누군가는 가족이나 친구를 떠나보냈다. 이제는 회복되었다고 하지만 우리 삶은 팬데믹 이전과 많이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는 이제 엔데믹(주기적으로 유행하는 풍토병)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뉴욕대학교에서 분자생물물리학을 연구하는 조지프 오스먼슨은 이 책 《바이러스, 퀴어, 보살핌》에서 헤르페스, 광견병, HIV, 코로나-19 등 현재까지 인간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온 친숙한 바이러스들을 중심으로 우리가 꼭 알아두어야 할 진실을 파헤친다. 바이러스는 지구상에 어떤 생명체보다도 흔하게 또 오래 존재해온, 보이지 않는 존재다. 이들은 다른 세포(이를테면 우리 인간의 세포)에 부착해야만 생명체의 필수조건인 자기복제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밀히 말하면 생명체는 아니지만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스스로를 복제해내는 놀라운 존재다. 한편 성격이 모두 제각각이라 한 가지 일반적인 속성으로 정의할 수 없는 특성을 지니기도 했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우리가 바이러스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유일한 은유이다. 우리는 바이러스의 행성에 살고 있으며, 그들이 이 땅에 제일 먼저 발을 들였다. 우리는 손님이지 주인이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전해져야 할 바이러스 이야기이다._100쪽

하지만 우리의 언어생활과 문화 속에 깊숙이 자리잡은 바이러스를 인간은 어떻게 인식하는가? 인류를 몰살하는 치명적인 것(실제로 사람을 죽이는 바이러스는 극히 드물다), 인간을 좀비로 만들어 정신을 빼앗고 육체를 장악하는 것, ‘외부’에서 은밀하고 조용하게 우리 몸에 침입하는 것, 최근에는 ‘바이럴 타기’로 순식간에 유명세와 돈을 얻고자 하는 욕망까지……. 오스먼슨은 자신이 읽어낸 이러한 바이러스의 은유들이 사실과 무관한 공포를 자아내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것들을 단호히 끊어내라 주문한다. 그리고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바이러스와의 잡종’이라고, 바이러스와의 공존은 불가피하고 필수적인 삶의 조건이라고 역설한다. 바이러스를 싸워 없애야 할 적으로 삼아서는 안 되며, 이 바이러스로 가득한 행성에서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생명을 가장 소중한 것으로 여기며 서로를 보살피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바이러스와 싸우고 투쟁하고 전투하고 고통받았는가’가 아니라 ‘역병 속에서도 어떻게 서로를 배려하고 돌보았는가’라는 틀로 이 역사를 기록해야 한다. _265쪽

밀리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장편소설)

책 소개

밤마다 모여서 잔혹소설을 읽는 동네 북클럽 5인방! 새 이웃으로 위장한 뱀파이어로부터 동네를 지키기 위해 유혈 낭자한 임무를 수행하다!

39세 주부 퍼트리샤는 일중독자 남편과 두 아이, 그리고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살고 있다. 일상의 유일한 즐거움은 다른 주부 친구들과 결성한 호러북클럽에서 잔혹소설을 읽는 것. 어느 날 저녁, 그녀는 이웃 노부인에게 이유를 알 수 없는 공격을 당하고 이를 계기로 노부인의 조카 제임스와 교류하게 된다. 준수하고 매력적인 이 남자가 퍼트리샤의 일상으로 성큼 들어온 한편, 유년기의 사고로 눈을 다쳐 햇빛을 보면 눈물을 흘리곤 한다는 그의 사연이 측은함까지 자아낸다. 그러나 제임스를 알아갈수록 매력적인 면모만큼 미심쩍은 구석도 많다는 걸 감지한 퍼트리샤는 북클럽 친구들과 함께 그의 정체를 파헤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데……

살인 후 흔적을 지우는 여인들의 이야기

사이클로노피디아(Cyclonopedia) (작자미상의 자료들을 엮음)

책 소개

“중동은 지각 능력이 있는 존재자다. 그것은 살아 있다!"

중동은 왜 전쟁이 끊이지 않는가? 인류는 왜 파국적 전망 앞에서도 석유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인간을 구원해야 할 종교가 왜 죽음을 퍼뜨리는 데 앞장서는가? 『사이클로노피디아』는 모순으로 가득 찬 21세기 초반의 세계를 중동이라는 어두운 구멍으로 빨려 드는 공포스러운 소용돌이로 그려내는 기이한 책이다. 이란 출신의 철학자 레자 네가레스타니는 인터넷이 연결된 현대 중동에서 출발하여 고고학자, 지하드 전사, 석유 밀수꾼, 미국 군인, 이단적인 종교 지도자, 고대 신의 시체, 지구와 태양, 외계의 사냥꾼이 등장하는 사변적 악몽을 펼쳐 보인다. 문학과 철학의 경계를 허무는 강박적이면서도 허풍스러운 글쓰기로 『사이클로노피디아』는 2009년 〈아트포럼〉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란의 재야 고고학자 하미드 파르사니 박사는 고대 페르시아의 역사에 숨겨진 신성모독적인 악의 근원을 탐구하다가 수수께끼처럼 실종된다. 알아보기 힘든 글씨로 적힌 박사의 노트는 그가 석유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면서 미쳐갔음을 보여준다. 한편 인터넷에서 알게 된 익명의 남성을 만나러 이스탄불에 온 미국인 여성은 접선에 실패하고, 그 대신 호텔 방에서 정체불명의 원고를 발견한다. 그녀는 알쏭달쏭한 실마리를 추적해 보지만 더 많은 설정 구멍들을 맞닥뜨리고 애초에 그 남자가 실존 인물이었는지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그 사이에 테러와의 전쟁이 고조되면서 미국은 석유로 충만한 고대의 비밀스러운 주술에 휘말린다. 마치 전쟁 자체가 전쟁기계들을 먹고 사는 또 하나의 기계로서 도시를 무너뜨려 사막을 확장하고 검은 석유의 심장으로 침략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처럼.... 특별히 한국어 판에는 이탈리아 출신의 철학자 파비오 지로니와 레자 네가레스타니의 대담이 수록되어 있다. 이 대담은 『사이클로노피디아』라는 흥미진진한 사고 실험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이자 이후 저자의 지적 여정을 따라잡을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지구의 숭숭 뚫린 구멍을 따라 끈적끈적 흘러다니며 인간과 정치와 세계를 악마처럼 주무르는 검은 석유가 주인공인 사변적 픽션

엄마 실격

책 소개

“남자들이 어떻게 애를 키울 수 있겠어요? 엄마들은 모성이라는 게 있잖아요. 내 말은, 정상적인 엄마라면 그렇다는 거예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엄마처럼 보이지 않는 여자들도 있죠.” “맞는 말이에요. 모성은 신이 주시는데, 안타깝게도 걔에겐 그게 별로 없었어요. 그 애는 다른 여자애들하고는 달랐어요. 보통 여자애들끼리 어울려서 하는 일이나 옷차림에는 통 관심이 없고, 걸핏하면 어린애들하고 이 산 저 산 몰려다니면서 시시덕거렸잖아요. 젊은 여자애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또래 남자는 뒷전이고 어린애들하고 어울리는 걸 더 좋아하다니. 그건 정상이 아니었어요!” 「엄마 실격」에서

“길먼은 여성의 삶에 조명을 비추었고,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화했으며, 진리로 가장한 신화와 거짓을 부수고, 진실에 목소리를 부여했다.” 셸리 피셔 피시킨

남자 없어야 잘 살아!

물질적 삶

마르그리트 뒤라스가나디

물질적 삶

책 소개

현대 문학의 낯선 영토,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이야기하는 이토록 난폭한 사랑, 죽음의 광기, 속되고 불투명한 삶

문학의 가능성 속에서 삶의 경험을 그려 내고, 여성으로서의 체험을 과감하고 거짓 없이 고백한 작품. -?뉴스데이?

『물질적 삶』은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한평생 탐구해 온 고독과 고통, 사랑의 한가운데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작가는 내밀한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를 문학의 침묵 속으로 인도한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프랑스 문학의 거장이 날카로운 시선과 시적 언어로 완성해 낸 일상의 풍경. -?퍼블리셔스 위클리?

『물질적 삶』은 현대의 문호가 직접 목격하고, 자기 내면에 남은 갖가지 인상들을 간결한 문장으로 풀어낸 책이다. 인도차이나에서 보낸 유년 시절, 치명적인 가족들, 난폭한 사랑, 알코올 중독 등 작품 이면에 자리한 작가 뒤라스를 만나 볼 수 있다. -?아이리시 타임스?

남자를 사랑하려면 보통 노력으론 안 된다는

8월은 악마의 달

책 소개

“영어로 글을 쓰는 가장 훌륭한 소설가”(필립 로스) 에드나 오브라이언의 정수가 담긴 도전적이고 대담한 대표작

거침없는 필치로 사회적 모순과 위선을 고발한 아일랜드 문학의 귀재 에드나 오브라이언이 사납게 그려 낸 욕망과 해방된 영혼의 분연한 절규

오늘날 아일랜드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영어로 글을 쓰는 가장 훌륭한 소설가”,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예술가”로 평가받는 에드나 오브라이언의 제일 대담한 작품 『8월은 악마의 달』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작렬하는 태양과 쪽빛 바다가 신기루처럼 일렁이는 남프랑스의 호화스러운 휴양지를 배경으로, 이혼한 뒤에야 비로소 종교적 엄숙주의와 구태의 억압적 성 역할로부터 해방되어 참된 자아와 관능을 마주하게 된 여성의 치명적 휴가를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게 담아낸 이 작품은 출간 당시에 “인간의 심성과 미덕을 타락”시킨다는 이유로 모국 아일랜드를 비롯해 여러 가톨릭 국가에서 금서로 지정되었고, 언론의 혹독한 질타와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오브라이언의 소설 중 최고의 문제작이라는 당대의 평가와 달리, 오늘날 『8월은 악마의 달』은 오랜 세월 금기시되어 온 여성의 욕망을 과감히 해방한 선구적 작품이자 작가 특유의 세련된 문체와 섬세한 심리 묘사가 유감없이 발휘된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특히나 이 작품에서는 한층 고양된 작가적 개성, 예컨대 음습한 영국에서 생명력이 넘쳐흐르는 남프랑스로, 성마른 여름에서 적막한 가을로 변화해 가는 장소와 계절의 도도한 흐름에 따라 반전을 거듭하는 주인공의 복잡한 내면, 종교적 죄의식과 가부장적 폭력에 잠식된 기억, 자아와 모성의 대립, 굽이치는 감정, 비상과 추락,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극적 사건들을 절묘하게 조형해 낸 저자의 천재성을 여실히 실감할 수 있다.

여성의 욕망을 본격적으로 다룬

페어플레이

책 소개

‘무민’ 시리즈, 『여름의 책』의 작가 토베 얀손의 자전적 장편 소설

너무나 다르지만 결국 하나일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의 사랑 그리고 예술

두 여성 커플의 티격태격 사랑스러운 일상

독고솜에게 반하면 (허진희 장편소설 | 제10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책 소개

“한 사람을 알아 갈 기회를 우리가 너무 쉽게 포기하는 건 아닐까?” 소문과 편견, 첫인상과 속단의 장벽 너머로 한 걸음 다가가는 용기에 관하여

시공간을 뛰어넘는 기적의 힘을 보여 준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무리에 속하기 위해 감추고 있던 진짜 ‘나’를 찾는 여정이 담긴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등 수상작마다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며 이제는 전 연령 독자들에게 ‘믿고 읽는’ 이름이 된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2020년, 또 한 번 독자들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을 새 수상작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제10회 대상 수상작 『독고솜에게 반하면』은 한낙원과학소설상 우수 응모작으로 두 차례 선정된 바 있는 허진희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진실에 한 걸음 다가서는 용기,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용기를 그렸다. 첫인상만으로, 혹은 소문에 휩쓸려 누군가를 속단하지는 않았는지, 한 사람에 대해 알아 갈 기회를 너무 쉽게 포기해 버린 건 아닌지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집에서, 교실에서, 직장에서, 타인을 평가하고 재단하는 목소리는 너무도 쉽게 들려온다. 알게 모르게 그에 동조해 성급하게 누군가를 정의 내린 적 있다면,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그 사람의 진짜 모습에 당혹스러웠던 적 있다면, 이 책에서 ‘독고솜’을 바라보는 아이들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용기를 내고 싶어졌다. 독고솜이니까.” 『독고솜에게 반하면』은 독고솜과 서율무, 단태희 등 주요 인물뿐 아니라 수다스럽게 소문을 부풀리는 박선희, 교실에서 존재감 없는 은영미, 은영미의 다른 반 친구인 박지민 등 사건에 관련된 여러 인물들의 내면과 속사정까지 깊숙하게 들여다보게 한다. 우리는 책장이 넘어갈수록 그들을 차츰 이해하게 되고 결국 모든 인물에게, 심지어 악역처럼 보이는 인물에게도 반해 버릴 수밖에 없게 된다. 당연하게도, 소문과 선입견의 장벽 너머에는 자신만의 반짝이는 매력을 지닌 한 인간이 위태로이 흔들리며 서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곁에 있어 줄 누군가를 간절히 필요로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말한다. 누구에게든 맘껏 반해도 괜찮다고. 반했다면, 한번 가까이 다가가 보라고. 어쩌면 “비밀스럽고 특별한 친구”가 생기는 마법이 펼쳐질지 모르니 말이다.

순례 주택 (유은실 소설)

책 소개

“수림아,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는 모든 이에게 전하는 유은실의 단.짠.단.짠 위로

한국어린이도서상, IBBY 어너리스트 수상작가 유은실의 신작 청소년 소설『순례 주택』. 코믹 발랄한 캐릭터 설정과, 순례 주택을 둘러싼 한바탕 대소동은 기발하면서도 유쾌하다. 약간은 막 가는 수림이네 네 식구가 쫄딱 망한 뒤, 돌아가신 외할버지의 옛 여자친구의 빌라‘순례 주택’으로 이사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솔직하지 못한 엄마, 누군가에게 얹혀사는 데 일가견 있는 아빠, 라면은 끓일 줄 모르고 컵라면에 물만 겨우 부을 줄 아는 고등학생 언니까지, 졸지에 망한 수림이네 가족은 평소 업신여기던 순례 주택으로 이사 오게 된다. “온실 밖으로 나와 세상에 적응하게끔” 훈련시켜 주려는 순례 씨의 원대한 계획이 시작된 것이다.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순례 주택에 세 들어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수림이네 가족은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마치 요정들의 장난으로 진실의 눈을 가린 채 서로를 못 알아보았다가 한바탕 소동 끝에 비로소 제 짝을 찾으며 제자리로 돌아가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밤의 꿈」처럼, 수림이네 가족 순례 주택 입성기에는 희극적인 요소가 가득하면서도 웅숭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살아가면서 무엇이 진실인지, 우리가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묵직하지만 마음을 일깨우는 메시지들이 혼란스럽기만 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듯한 위로를 준다. 빨간색 벽돌 빌라 느낌의 바탕에 흰색 페인트로 칠한 듯한 제목 네 글자 순.례.주.택.이 박힌 표지를 여는 순간, 독자는 이제 순례 주택의 세계로 초대받는다.

사단법인 한국괴물관리협회

책 소개

끈적끈적한 것. 검붉은 것. 팔이나 다리의 개수가 셀 수 없이 많은 것. 입이 커다란 것. 커다란 입안에 수많은 이빨이 자리 잡은 것……. 보늬의 마음 한편에는 언제나 괴물을 향한 순정이 반짝거렸다.

《사단법인 한국괴물관리협회》는 장르 소설 독자들 사이에서 많은 사랑과 기대를 받아 온 배예람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괴물과 귀신이 공존하는 현대를 배경으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오컬트 판타지를 선보인다. 귀신을 보는 ‘눈’을 가졌지만 괴물을 다루는 ‘손’은 갖지 못한 보늬는 그럼에도 사단법인 한국괴물관리협회에서 꿋꿋이 버티며,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기 위해 애쓴다. 3년 동안 사무실 붙박이로 지낸 보니는 어느 날 회사에 나타난 전래 동화 괴물을 물리친 일을 계기로 신입 직원 지운과 함께 ‘임시 파견팀’을 꾸리게 된다. 앞으로 그들의 눈앞에는 또 어떤 괴상하고 기이한 괴물이 나타날까?

화성의 아이

책 소개

김성중의 장편소설 『화성의 아이』가 출간되었다. 2008년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장해 소설집 『개그맨』 『국경시장』 『에디 혹은 애슐리』, 중편소설 『이슬라』 등을 통해 환상과 실재가 뒤섞인총천연색 세계를 우리 앞에 펼쳐 보여온 김성중. “이제는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작가에게 이야기를 설계하는 뛰어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이라는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평처럼 그는 한계 없는 상상을 읽는 이를 순식간에 자신이 만든 세계 속으로 빨아들이는 탁월한 이야기로, 삶의 비의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문학적 서사로 구현해왔다.

『화성의 아이』는 그런 그가 등단 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장편소설로, 무려 삼백 년 후 미래의 화성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삼백 년 전 지구에서 미래의 화성으로 쏘아보낸 실험체가 그곳에 먼저 도착해 있던 각양각색의 존재들과 조우한다. 시시때때로 냉소적인 농담을 던지는 수다쟁이 유령 개, 마음을 가진 만능 화성 탐사로봇, 눈꺼풀 제거형을 받고 지구를 탈출한 소녀, 아득한 시간과 아흔아홉 우주를 가로질러 화성으로 날아온 정체불명의 존재까지…… 각기 다른 정체성을 지닌 존재들은 유사 가족을 이루기도 하고 맞서기도 하며 연결의 순간을 빚어낸다.

이 소설은 화성을 배경으로 하지만 SF소설은 아니다. 『화성의 아이』 속 ‘삼백 년 후 화성’은 끝없는 사막이 펼쳐진 황량한 행성이 아니라 수풀이 우거지고 새들이 날아다니는 호수가 있는 신비로운 공간, 김성중이 탄생시킨 또하나의 매혹적인 세계다. 어쩌면 화성판 『오즈의 마법사』라고도 말할 수 있을 이 이야기 속 매력적인 인물들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밤하늘에 두 개의 위성이 떠 있는 미래의 화성에 발 딛고 선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좋은 소설은 그저 이야기를 따라가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세계 속에 우리를 잠시 살게 한다는 사실을 김성중은 환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이꽃님 장편소설)

책 소개

“뭐 하는 거야?” “보면 몰라? 방금 내가 네 여름 먹었잖아.” 가장 눈부시게 찬란할, 우리의 열일곱 번째 여름

악의 꽃

책 소개

프랑스 문학 불멸의 걸작, 『악의 꽃』 보들레르가 창조한 새로운 전율

샤를 보들레르의 문학과 삶의 정수가 담긴 시집 『악의 꽃(Les Fleurs du Mal)』의 새로운 번역이 푸른사상사에서 출간되었다. 보들레르 시 세계를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철학과 사상, 종교성에 주목한 불문학자 유혜림의 번역을 통해 19세기에 『악의 꽃』이 선사했던 파격과 아름다움을 새로운 감각으로 선보인다.

파리의 우울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산문시집)

책 소개

불문학자 황현산이 전하는 보들레르의 산문시집!

1857년 《악의 꽃》을 발표하고 공중도덕과 미풍양속을 문란케 한 죄로 기소된 보들레르. 그는 자신이 마주한 불행에 맞서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품고 악의 꽃 재판에 힘을 쏟아 붓던 과정에서 ‘리듬도 각운도 없이’, ‘충분히 유연하고 충분히 거친, 어떤 시적인 산문’을 구체화 하게 된다. 『파리의 우울』은 시적 선율이나 박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근대화의 폭력성을 혐오하면서도 파리의 몰골을 사랑한 보들레르의 혁명적인 산문시 50편을 엮은 산문시집이다. 도시 인간의 현대적 정서를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아우른 이 책에는 열광과 도취의 풍경이 비평적 현실의식에 의해 무참히 깨어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연년세세 (황정은 연작소설)

책 소개

다시 한번, 황정은이 황정은을 넘어서다 나를 이루는 세계에 대한 황정은의 질문

2019년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 선정되고 연작 『디디의 우산』으로 만해문학상 5ㆍ18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독보적인 개성으로 작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 황정은의 연작소설 『연년세세年年歲歲』. 이 책은 작가가 오랫동안 품어온 주제를 펼친 역작이다. 지난해 문예지를 통해 발표한 두편의 소설 「파묘破墓」와 「하고 싶은 말」과 함께 실린 「무명無名」과 「다가오는 것들」은 이번 단행본을 통해 처음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작품으로 출간 전부터 독자들은 물론 문단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선보이는 책마다 작가로서의 경지를 갱신하는 황정은에게 이번 책은 다시 한번 황정은의 문학을 넘어 새로운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순일과 둘째 딸 한세진이 이순일의 외조부 묘를 없애기로 하고 마지막 제사를 드리기 위해 강원도 철원군으로 떠나는 이야기인 「파묘破墓」,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직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온 이순일의 장녀 한영진의 이야기「하고 싶은 말」, 이순일은 열다섯살에 김포에서 만난 ‘동무, 이웃, 동갑이자 동명同名인 순자’가 떠올라 들려주는 이야기「무명無名」, 북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닷새간 뉴욕에 머문다. 그곳에서 한세진은 노먼 카일리의 딸인 제이미를 만나게 된 「다가오는 것들」까지 이 책에 실린 소설 네편은 ‘1946년생 순자씨’ 이순일과 그의 두 딸 한영진 한세진의 이야기가 큰 줄기를 이루며 이어진다. 어머니와 자매의 지난 삶과 현재의 일상을 통해 지금, 여기의 한국사회를 돌아보게한다.

사라지는 건 여자들뿐이거든요

강화길 · 손보미 · 임솔아 · 지혜 · 천희란가나디

사라지는 건 여자들뿐이거든요

책 소개

사라지는 여성들에 대한, 사라지지 않을 기록들 여성의 불안을 전면화하는 여덟 편의 아름답고 강력한 은유

여성의 불안을 매혹적으로 형상화한 ‘고딕-스릴러’ 테마 소설집 《사라지는 건 여자들뿐이거든요》가 출간되었다. 강화길, 손보미, 임솔아, 지혜, 천희란, 최영건, 최진영, 허희정, 한국문학을 이끌어가는 젊은 여성 소설가 8인이 2020년을 살아가는 여성이 겪는 불안을 다양한 시공간 속에서 재현한다.

2015년 강남역 살인사건에서부터 최근 N번방 사건까지, 일련의 사건들을 경유하며 ‘불안’은 여성의 삶을 설명하는 가장 주요한 감각으로 자리 잡았다. 불안은 여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다양한 혐오와 사회적 압박에서 비롯된 것인 동시에, 스스로가 부여하는 제한과 경멸, 혐오 등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때 불안은 개인적 차원의 것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세대의 여성들의 경험이 겹겹이 중첩되는 곳에 놓이는 공통의 것이다. 그러나 공통의 경험이 곧바로 연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여성의 삶속에 가로 놓여있는 다양한 차이는 우리를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위치에 놓아두며, 불균질하고 비이성적인 충동 속에 위치시킨다.

대프니 듀 모리에의 《레베카》, 셜리 잭슨의 《힐 하우스의 유령》 등, 특정 공간이나 특정 관계에서의 불안을 매개로 인간의 심리를 세밀히 파헤치는 고딕-스릴러 장르는 이런 비뚤어지고 거친 마음의 결을 그로테스크한 방식으로 드러냄으로써 불안을 전면화한다. 뿐만 아니라 그 불안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의 여러 이슈들과 함께 공명하며 오래도록 여성의 것으로 여겨진 ‘히스테리아’를 해체하고 재조직한다. ‘고딕-스릴러’라는 장르를 통과하여 우리는 ‘기묘하고 표정이 읽히지 않는’ ‘의심할 수밖에 없는’ ‘미쳐 있는’ 등의 이유로 사라져왔던 여성의 서사를 지금 이곳에 가장 문학적인 방식으로 복원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만날 여덟 편의 고딕-스릴러 소설이 사회적 약자가 겪을 수밖에 없는 세계 속의 불안이 정확하게 발화되는 장이 되는 한편, 이 시대에 필요한 공감과 연대를 불러오기를 기대한다.

안 로르 봉두 · 이주영가나디

책 소개

2003년, 출간과 동시에 20여 개가 넘는 상을 휩쓸며 프랑스 어린이청소년 분야의 주목받는 책으로 떠오른 <살인자의 눈물>은 그해 가장 주목할 만한 청소년책에 수여되는 프랑스 소르시에르 상을 수상하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