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2025년 10월 1일 가입 · 13권 적독

밝은 밤 (최은영 첫 장편소설)

책 소개

“슬픔을 위로하고 감싸주는 더 큰 슬픔의 힘” _오정희(소설가)

백 년의 시간을 감싸안으며 이어지는 사랑과 숨의 기록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첫 장편소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서정적이며 사려 깊은 문장,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뜨거운 문제의식으로 등단 이후 줄곧 폭넓은 독자의 지지와 문학적 조명을 두루 받고 있는 작가 최은영의 첫 장편소설. ‘문화계 프로가 뽑은 차세대 주목할 작가’(동아일보) ‘2016, 2018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교보문고 주관) ‘독자들이 뽑은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예스24) 등 차세대 한국소설을 이끌 작가를 논할 때면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가장 선명히 떠오르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가던 최은영 작가는 2019년, 예정돼 있던 소설 작업을 중단한 채 한차례 숨을 고르며 멈춰 선다. 의욕적으로 소설 작업에 매진하던 작가가 가져야 했던 그 공백은 “다시 쓰는 사람의 세계로 초대받”(‘작가의 말’에서)기까지 보낸 시간이자 소설 속 인물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밝은 밤』은 그런 작가가 2020년 봄부터 겨울까지 꼬박 일 년 동안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한 작품을 공들여 다듬은 끝에 선보이는 첫 장편소설로, 「쇼코의 미소」 「한지와 영주」 「모래로 지은 집」 등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편소설에서 특히 강점을 보여온 작가의 특장이 한껏 발휘된 작품이다.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가 출간된 2016년의 한 인터뷰에서 장편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작가는 “엄마나 할머니, 아주 옛날에 이 땅에 살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라고 말했던바, 『밝은 밤』은 작가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비추며 자연스럽게 백 년의 시간을 관통한다. 증조모에게서 시작되어 ‘나’에게로 이어지는 이야기와 ‘나’에게서 출발해 증조모로 향하며 쓰이는 이야기가 서로를 넘나들며 서서히 그 간격을 메워갈 때, 우리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건 서로를 살리고 살아내는 숨이 연쇄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이야기 자체가 가진 본연의 힘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은은하며 강인한 존재감으로 서서히 주위를 밝게 감싸는 최은영의 소설이 지금 우리에게 도착했다.

스패로

메리 도리아 러셀Haze

스패로

책 소개

믿음의 본질과 외계 문명과의 접촉을 성찰한 걸작 SF 아서 클라크 상·영국SF협회상·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상·존 캠벨 상 수상작 「퀸스 갬빗」 제작자·「체르노빌」, 「브레이킹 배드」 감독 드라마화

인류학자 출신 여성 작가 메리 도리아 러셀의 전설적인 SF 『스패로』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역사상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는 데 주도적으로 나섰던 예수회의 무대를 우주로 옮겨서 외계 문명과 접촉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제임스 블리시의 휴고 상 수상작인 『양심의 문제』와 함께 장르 역사에서 ‘종교’와 ‘SF’를 결합한 보기 드문 걸작으로 손꼽힌다. 비극으로 끝나고 만 예수회 신부이자 언어학 박사의 라카트 행성 탐사의 전말이 40여 년의 시차를 두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미스터리처럼 풀려나가는 가운데, 개성적인 캐릭터 사이에서 그려지는 드라마와 이문명과의 접촉에서 벌어지는 오해가 섬세한 필치로 그려진다. 뛰어난 문학성과 인류학적 고찰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아서 클라크 상, 영국SF협회상,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상, 존 캠벨 신인상을 수상한 『스패로』는 현재 넷플릭스 「퀸스 갬빗」의 제작자 스콧 프랭크가 HBO 「체르노빌」을 연출한 요한 렌크와 손잡고 드라마화를 준비 중이기도 하다. 2022 서울국제도서전을 맞아서 단행본에 걸맞은 새로운 디자인으로 독자들에게 돌아온 이번 판본에는 출간 20주년 기념 저자 후기와 함께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인터뷰와 질문도 수록되어 있다.

나는 다른 많은 SF팬과 마찬가지로, 만약 우주에 지적인 외계인이 존재한다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발견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했다. 그리고 인간의 수명 안에 그 종족이 사는 행성에 도달할 수 있다면? 누가 그 임무를 시도할까? 그런 시도를 위해서는 과학적인 전문성을 갖춘 국제적인 조직, 임무를 뒷받침할 자금, 그리고 무엇보다 강력한 동기가 필요할 것이다. 예수회는 어떨까? 신의 다른 아이들에 대해 알고 또 사랑하려는 예수회 과학자들의 욕구보다 더 강력한 동기가 있을까? 나는 그런 이야기를 직접 쓰기보다는 읽고 싶었지만 대신 써 줄 사람을 찾지 못했고, 어쩌다 보니 의도치 않게 우주로 나간 예수회의 퍼스트 컨택트에 대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출간 20주년 기념 후기 중에서

■줄거리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천문대에 머나먼 외계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포착된다. 예수회 신부이자 언어학자인 에밀리오 산도즈는 동료들과 함께 스텔라 마리스 호를 타고, 후에 ‘라카트’로 알려질 행성으로 향한다. 지구의 시간으로 40여 년 뒤, 참혹한 상태로 구출된 산도즈가 귀환하여 마주한 것은 사람들의 동정과 비난, 오해였다. 이윽고 그는 탐사대의 유일한 생존자로서 청문회에 서게 되는데…….

내 이름은 빨강 1

책 소개

20세기적 글쓰기로 16세기를 마술처럼 생생하게 복원해 내는 비범한 능력, 오르한 파묵에게 ‘진정한 이야기의 대가’라는 칭호를 붙여 준 작품

『내 이름은 빨강』은 등장인물들이 번갈아 가며 화자로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사건이 전개되어 가는 구성으로, 역사소설에서는 보기 드문 현대적 서사기법을 취하고 있다. 살해당한 시체, 여자 주인공 셰큐레, 남자 주인공 카라, 술탄의 밀서 제작을 지휘하며 서양의 화풍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했던 두 번째 희생자 에니시테, ‘나비’, ‘올리브’, ‘황새’라는 예명을 가진 세 명의 세밀화가는 물론, 금화, 나무, 죽음, 빨강(색), 악마, 그림 속 개까지 말을 한다. 이러한 서사기법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들 중 과연 누가 살인범인지 궁금해지게 만들뿐더러, 각각의 인물들이 처한 정황과 생각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하면서 작중 인물들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목소리들이 차곡차곡 겹쳐지면서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완성하는 이러한 서사기법은 마치 블록을 쌓아 나가는 듯한 인상을 주며, 이 작품이 대단히 치밀한 건축학적 구성을 갖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동시에 각각의 이야기들은 넓은 화폭 위에 대단히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려진 오브제들을 연상시키는데, 이것은 작품 속에서 세밀화를 그리는 화가들의 이미지와 겹쳐지면서 이슬람 문화의 꽃인 세밀화를 이야기의 형태로 구현해 내고 있다. 이처럼 파묵은 역사 소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대단히 모던한 서사 방식에 추리 소설의 기법을 가미하고, 거기에 이슬람의 역사와 문화, 문명의 흥망성쇄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감싸 안는 심오한 통찰력을 발휘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대단히 지적이고도 문학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획득한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새삼 실감하게 한다.

옐로페이스

책 소개

20대 중반의 나이에 네뷸러상, 로커스상, 영국도서상 등을 수상하며 영미권에서 가장 핫한 젊은 작가로 떠오른 R. F. 쿠앙이 자신이 반짝 스타가 아니라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차세대 작가임을 전 세계 독서계에 강렬하게 각인시킨 문제작. 이 소설이 말 그대로 문제의 작품인 이유는 작가의 인종적, 문화적, 정치적 배경과 신념을 넘어 성역 없는 모두까기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책은 출판이 성사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에이전트를 비롯한 주위의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했지만 작가는 애초의 뜻을 거둘 생각이 전혀 없었다. “좋아, 끝까지 가보자.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가 한 모든 일을 하나하나 비웃어보자.”

『옐로페이스』만큼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소설도 없다. 책 제목과 표지만 봐도 이 소설이 어떻게 흘러갈지 뻔히 보이는 것만 같다. ‘옐로페이스(Yellowface)’는 블랙페이스처럼 백인이 아시아인을 흉내 내기 위해 아시아인의 용모를 과장되게 표현하는 무대 분장에서 유래된 것으로, 아시아인을 희화화하는 인종차별적 문화 행위를 말한다. 게다가 저자는 어릴 적에 미국으로 이주해 온 중국계 작가다. 따라서 백인 주류 사회의 인종차별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비판이 줄줄이 이어질 것만 같다. 그러나 이 소설의 진짜 시작은 그다음부터다.

온다 리쿠 · 오근영Haze

책 소개

, 의 작가 온다 리쿠의 2004년 작. 여름방학을 맞은 남녀 고등학생들이 9일간 합숙을 하는 동안의 일상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성장기에 누구나 한번쯤 경험할 법한 우정과 사랑, 질투와 원망. 감수성 예민한 소년...

채식주의자 (한강 소설ㅣ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책 소개

인터내셔널 부커상, 산클레멘테 문학상 수상작 전세계가 주목한 한강의 역작을 다시 만나다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입지를 한단계 확장시킨 한강의 장편소설 『채식주의자』를 15년 만에 새로운 장정으로 선보인다. 상처받은 영혼의 고통과 식물적 상상력의 강렬한 결합을 정교한 구성과 흡인력 있는 문체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섬뜩한 아름다움의 미학을 한강만의 방식으로 완성한 역작이다.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했던 『채식주의자』는 “미국 문학계에 파문을 일으키면서도 독자들과 공명할 것으로 보인다”(뉴욕타임스),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산문과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내용의 조합이 충격적이다”(가디언)라는 해외서평을 받았고 2018년에는 스페인에서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받는 등 전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100만부 가까이 판매되었다.

『채식주의자』는 어느 날부터 육식을 거부하며 가족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하는 ‘영혜’가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장편소설이다. 하지만 소설은 영혜를 둘러싼 세 인물인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에서 서술되며 영혜는 단 한번도 주도적인 화자의 위치를 얻지 못한다. 가족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부장의 폭력, 그리고 그 폭력에 저항하며 금식을 통해 동물성을 벗어던지고 나무가 되고자 한 영혜가 보여주는 식물적 상상력의 경지는 모든 세대 독자를 아우르며 더 크나큰 공명을 이루어낼 것이다.

소년이 온다 (한강 소설 l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책 소개

말라파르테 문학상, 만해문학상 수상작 우리 시대의 소설 『소년이 온다』

2014년 만해문학상,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하고 전세계 20여개국에 번역 출간되며 세계를 사로잡은 우리 시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이 작품은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에게 “눈을 뗄 수 없는, 보편적이며 깊은 울림”(뉴욕타임즈),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다룬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소설”(가디언),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문학평론가 신형철)이라는 찬사를 선사한 작품으로, 그간 많은 독자들에게 광주의 상처를 깨우치고 함께 아파하는 문학적인 헌사로 높은 관심과 찬사를 받아왔다. 『소년이 온다』는 ‘상처의 구조에 대한 투시와 천착의 서사’를 통해 한강만이 풀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1980년 5월을 새롭게 조명하며,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들로 5·18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가장 한국적인 서사로 세계를 사로잡은 한강 문학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인간의 잔혹함과 위대함을 동시에 증언하는 이 충일한 서사는 이렇듯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인간 역사의 보편성을 보여주며 훼손되지 말아야 할 인간성을 절박하게 복원한다.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장편소설 l 2023년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책 소개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가 껴안을 네가 없다면.

이곳에 살았던 이들로부터, 이곳에 살아 있는 이들로부터 꿈처럼 스며오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

2016년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고 2018년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강 작가의 5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출간되었다. 2019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전반부를 연재하면서부터 큰 관심을 모았고, 그뒤 일 년여에 걸쳐 후반부를 집필하고 또 전체를 공들여 다듬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본래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201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작별」(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을 잇는 ‘눈’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구상되었으나 그 자체 완결된 작품의 형태로 엮이게 된바, 한강 작가의 문학적 궤적에서 『작별하지 않는다』가 지니는 각별한 의미를 짚어볼 수 있다. 이로써 『소년이 온다』(2014), 『흰』(2016), ‘눈’ 연작(2015, 2017) 등 근작들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한줄기 빛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고투와 존엄을 그려온 한강 문학이 다다른 눈부신 현재를 또렷한 모습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오래지 않은 비극적 역사의 기억으로부터 길어올린, 그럼에도 인간을 끝내 인간이게 하는 간절하고 지극한 사랑의 이야기가 눈이 시리도록 선연한 이미지와 유려하고 시적인 문장에 실려 압도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