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讀家(적독가)

@koshka · 2025년 4월 25일 가입 · 190권 적독

고대 이집트 해부도감 (세밀한 일러스트로 완벽 해부한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고대 이집트 강의)

책 소개

이집트 하면 피라미드밖에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책 세밀한 일러스트로 완벽 해부한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고대 이집트 강의

국내 최대 규모의 ‘이집트 미라전’이 주목받으며 준비되고 있고, 이집트 일주가 여행객들의 인기 여행상품으로 자리 잡는 등 북아프리카 이집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4대 문명의 정점인 고대 이집트에 관한 모든 것을 쉽고 친절하게 한 권으로 정리 해설한 입문서가 국내에서 출간되었다.

기존에 출간된 고대 이집트 도서들이 주로 아동서였던 것에 반해, 이 책은 청소년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독자층을 대상으로 한 본격 입문서이다. 특히 이 책에 담겨 있는 세밀하고 사실적인 일러스트는 고대 이집트에 대한 지식을 시각적으로 상세히 전달하면서 마치 이집트 전시회를 둘러보는 듯한 흥미로움과 현장감을 제공한다.

모든 것은 영원했다, 사라지기 전까지는 (소비에트의 마지막 세대)

책 소개

2005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학계에 큰 화제를 불러왔으며, 후기 소비에트 시기 문화 연구의 붐을 일으킨, 알렉세이 유르착의 <모든 것은 영원했다, 사라지기 전까지는>. 제목이 함축하는 것처럼, 소비에트 시스템의 "붕괴는 그것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감히 예측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었지만, 막상 붕괴가 시작되자 곧장 완벽하게 논리적이고 흥분되는 사건으로" 경험되었다.

"사람들은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한 채로 언제나 이미 체제 붕괴에 대비해왔으며, 사회주의 체제하의 삶이 흥미로운 역설들 가운데 형성되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소비에트 사회주의 체제를 살아간 사람들이 현실과 관계 맺었던 방식에 대한 기존의 상투적인 가정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소비에트 시스템의 본질에 놓여 있는 이 역설을 해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르착은 강압, 공포, 부자유가 이상, 집단 윤리, 우정, 창조성, 미래에 대한 관심 같은 것들과 뒤섞여 있었던 실재했던 사회주의의 현실들을 보여줌으로써, 소비에트 사회주의의 삶을 성찰하고 '호모 소비에티쿠스'와 같은 말로 폄하되어온 소비에트의 주체성을 "재인간화"하고자 시도한다.

이 책은 "소비에트의 갑작스러운 종말"이라는 하나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해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위기가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 경험되는지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한때 "영원했던" 소비에트의 풍경은 지금 우리의 삶, 그러니까 어떠한 대안도 가능하지 않으며, 무엇을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바뀌는 것이 없을 것이라는 영속성의 감각 속에서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깊은 생각거리를 안겨줄 것이다.

토텐탄츠와 바도모리 (중세 말 죽음의 춤 원형을 찾아서)

책 소개

“포스트모던과 그 이후에 전개되는 미래 사회에서는 토텐탄츠 현상이 더욱 강렬해질 것이다. 죽음은 시간과 상관없이 춤을 추고 동시에 공간과 상관없이 춤을 추기 때문이다. 지금도 죽음과 죽음의 후보자들은 손에 손을 맞잡고 빙글빙글 원을 돌며 ‘비지오 데이’, 즉 신의 바라봄 속에 죽음의 윤무를 추고 있고, 죽음은 쉬지 않고 토텐탄츠를 권할 것이다.”

영국 사교계 가이드: 19세기 영국 레이디의 생활 (19세기 영국 레이디의 생활)

책 소개

19세기 영국 사교계의 모습을 생생히 그리다!

영국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1837~1901)에 번영의 정점에 달해 있었다. 더불어 힘을 키워가던 중류 계급에 속한 여성들은 귀족이나 지주의 생활 스타일을 흉내 내며 조금이라도 상위층 사교계에 다가가려고 하였다. 당시에 많이 출간되었던 「에티켓 북」의 기술을 바탕으로, 빅토리아 시대 중류 여성들의 사교 생활을 알아보며 그 속마음까지 들여다본다.

영국 메이드의 일상 (개정판)

책 소개

트리비아의 인기 시리즈인 영국 시리즈의 두번째!

다양한 사진과 일러스트로 살펴보는 영국, 그리고 메이드. 드레스에 새하얀 모자와 앞치마, 빅토리아 시대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아이콘 “메이드(Made)”의 일상을 알아 본다.

비밀결사 수첩

시부사와 다쓰히코koshka

비밀결사 수첩

책 소개

역사의 그림자 속에서 은밀하게 활동해온 비밀결사의 실상

역사의 이면에 끊임없이 출몰하며 사회에 신비스러운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해온 비밀결사. 어쩐지 두렵고 배타적이며 음모의 냄새가 진동하는 수상한 집단의 실태는? 그노시스파, 장미십자단, 프리메이슨 등, 정사에서는 좀처럼 다루어지지 않는 비밀결사를 다양한 역사적 에피소드를 섞어 소개한다.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조선 후기 산림 황폐사)

책 소개

왜 울창했던 조선의 산림이 민둥산으로 변했을까? 250년간의 산림 황폐사를 낱낱이 추적한 역작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조선시대에는 산림이 울창하고 숲이 깊었을 것이라는 막연한 짐작과 달리 중기 이후 조선의 숲은 황폐화로 치달아 한일 병탄 직전 조선 산림은 삼남 지방 대부분이 민둥산이었다. 은퇴한 산림학자가 조선의 숲이 사라진 이유와 과정을 탐구했다. 임진왜란 당시만 해도 단기간에 수십 척의 전함을 건조할 수 있을 만큼 풍성했던 조선의 산림은 무려 250년 동안 황폐화가 계속된다. 조정의 미봉적인 소나무 중심의 산림 정책, 왕가와 권문세족의 이기적인 산림 사점과 남벌, 소빙기로 인한 한반도 전역의 온돌 보급과 땔감의 급증, 산림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벌목 등이 조선의 숲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저자는 조선시대 공식 기록물은 물론 사대부의 문집과 향리에 낙향한 무신의 일기까지 뒤져 조선의 산림이 황폐화된 과정을 추적했다. 부족한 양묘 및 조림 기술, 수목의 가치에 대한 지도층의 인식 부재, 부실한 제재 도구와 목재 운송 수단 등 지금까지 학계에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기술적, 사상적 후진성까지 이 추적 과정에서 드러난다.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산림의 효용과 가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부각되는 요즈음 조선시대 산림의 참혹한 파괴 역사를 충실하게 톺아낸 이 책은 역사를 거울로 삼아 산림 관리의 중요성과 방법론을 일깨워주는 생태사, 미시사 분야의 걸작이다.

먹는 인간 (식(食)과 생(生)의 숭고함에 관하여)

책 소개

식(食)과 생(生)을 통해 보는 ‘삶의 근원’

‘먹다’를 주제로 ‘생(生)의 근원‘을 탐구한『먹는 인간』. 이 책은 교도통신 외신부 데스크로 일하던 헨미 요가 1992년 말부터 1994년 봄까지 세계를 여행하며 만난 사람과 음식에 관한 현장 보고이다. 저자는 ’먹는 인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역사, 정치, 사회적으로 분쟁을 겪었거나 여전히 위험과 갈등이 산재하는 15개국을 찾아, 그곳에서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음식을 먹는 사람들과 활력이 넘치게 먹는 행위에 열중하는 사람들, 민족과 종교도 어쩌지 못하는 맹렬한 식욕의 굶주린 사람들, 전쟁의 공포에 짓눌려 식욕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삶에 밀착해 들어가 그들이 간직해온 이야기와 기억을 담아냈다.

18세기 프랑스의 미식가인 브리야사바랭은 [미식 예찬]에서 “짐승은 먹이를 먹고, 인간은 음식을 먹는다.”라고 말했지만 저자는 “사람도 가끔 짐승과 똑같이 ‘먹이’를 먹는다.”라고 답한다. 어떤 이들에게 먹는 일은 음식의 부패, 감염, 오염, 여부를 떠나 생존을 건 절박한 사투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음식은 때론 질투와 분쟁, 갈등의 원인이나 차별과 생존의 도구가 되기도 하며, 사람을 죽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먹다’라는 인간의 필수불가결한 영역으로 파고 들어가서 저자가 본 장면들은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말을 여실히 드러낸다. 하지만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만큼 고통스러운 시간을 잊게 해주고 영혼의 위로가 되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식(食)의 본질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헨미 요는 ‘먹는 행위’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간직한 곳을 찾아 떠났다. 저자가 세계 도처에서 만난 ‘먹는 인간’의 장면은 결국 인간에게 먹는 행위가 얼마나 순수하며 정직한 일인지, 그리고 먹고 살아가는 행위가 얼마나 숭고한지를 이 책은 아름답게 그려내었다.

유럽의 문장 이야기

책 소개

십자군 원정과 마상 창 시합을 계기로 폭발적으로 전 유럽에 보급된 문장. 그 수는 150만 종을 능가한다. 사자, 독수리, 십자가부터 속옷, 요정, 과학기호까지 각양각색의 도형을 문장으로 사용했다. 문장의 성립과 기원을 알면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서양 문장학을 일본에 소개한 이 분야의 일인자가 집필. 기초부터 차근차근 지식을 쌓아나가며 수수께끼 풀이하듯 읽을 수 있는 재미난 문장학 입문서이다.

해담수인도감

책 소개

서양 근대 양식의 이생물 그림 도감이다. 해수와 담수에 서식하는 인외 생물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책에 담긴 신비한 이세계의 생명체들은 물살이를 닮아 있기도 하고, 뱀, 갑각류, 해파리 등을 닮아 있기도 하다. 그들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어떻게 살아갈까. 지금 바로 확인해 보자.

그랜드투어 이탈리아: 고전학자와 함께 둘러보는 신화와 문학의 고향 (고전학자와 함께 둘러보는 신화와 문학의 고향)

책 소개

서양고전학자의 ‘그랜드투어 이탈리아’ “이 책의 목적은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특히 배우기를 좋아하는 분들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썼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탈리아를 찬찬히 돌아보며 신화와 역사, 그리고 문학적으로 의미를 갖는 유적지와 유물을 찾아가본다. 고대에 그리스(희랍)의 식민도시들이 번성하던 때에 남겨진 유적과 장식 조각들에 담긴 신화 속 이야기를 풀어내 들려주고,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포에니 전쟁 등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이탈리아가 겪어야 했던 굵직한 사건의 현장들을 돌아보며, 베르길리우스와 오비디우스, 그리고 단테까지 이탈리아의 대표적 고전작가들의 발자취를 찾아가 그들이 남긴 고전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300점이 넘는 사진과 지도 등 풍부한 이미지들은 독자들이 좀더 생생한 ‘그랜드투어 이탈리아’를 경험하도록 돕는다. 지금은 돌무더기로 보이는 유적의 예전 모습을 복원한 그림과 모형도, 건축물의 배치도 등을 저자의 꼼꼼하고 상세한 설명과 함께 보아나가는 재미가 또한 쏠쏠하다.

시칠리아에서 이탈리아반도 북부까지의 여정 시칠리아에서 시작하여 이탈리아반도의 남부와 중부, 도시 로마를 지나 북부로 올라가는 여정은 이탈리아를 시대순으로 살펴보는 여정과 대략 일치하여, 그리스 - 로마 - 중세 및 근대 이탈리아 문화의 순서로 보게 된다. 고대에 시칠리아와 이탈리아 남부에서는 마그나 그라이키아로 일컬어지던 그리스의 식민도시들이 번성하였다. 시칠리아에서는 팔레르모를 시작으로, 세게스타, 아그리젠토, 쉬라쿠사이 등을 찾아 거대한 그리스식 신전과 원형극장 유적 등을 돌아보며, 그리스와 카르타고 등 주변 세력과 충돌했던 역사적 장소를 찾아 전쟁의 참혹함을 떠올려본다. 이탈리아 남부에서는 지금은 많이 찾지 않지만 고대에 번성했던 크로톤과 메타폰토 등 희랍 식민도시의 흔적을 살펴보고, 위로 올라가며 파이스툼에 들러 거의 완벽한 형태의 그리스식 신전을 목격한다. 아울러, 박물관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신전 장식 부조와 도기 그림, 프레스코화 들도 돌아본다. 베수비우스화산의 폭발로 2천년 동안 시간이 멈춰버린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에서는 목욕장과 신전 그리고 호화저택 등 고대 로마인들이 살아가던 현장을 둘러보고, 그곳에서 발굴된 신화적 서사가 풍부한 유명 작품들을 나폴리고고학박물관에 들러 찾아본다. 베르길리우스의 로마 건국 서사시인 『아이네이스』의 주인공 아이네아스가 이탈리아땅에 처음으로 발 디딘 곳이라는 나폴리만의 쿠마이도 의미있게 다가온다. 로마로 가는 길에, 서양문화의 기초를 놓은 로마공화정 말기의 지식인 키케로의 무덤을 찾아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껴보고, 교황의 여름궁전이 있는 카스텔로 간돌포와 몬테카시노 등 의미있는 몇몇 곳도 살펴본다. 도시 로마에서는 로마 공화정과 로마제국의 전성기 유적들이 집중되어 있는 로만 포룸을 꼼꼼히 둘러보며, 판테온과 오벨리스크 등 포룸 바깥에 있는 주요 유적들과 바티칸과 주요 박물관의 신화적 서사가 풍부한 작품들을 상세히 소개한다. 중세와 르네상스 유적이 많은 이탈리아 북부는 주로 단테의 『신곡』과 연결하여 살펴본다. 피렌체에서 단테의 생가와 허묘, 그가 활동했던 시가지를 둘러보고 라벤나로 가 단테의 진짜 무덤을 둘러보며 단테의 불운한 인생과 그가 남긴 『신곡』에 대해 생각해 본다. 여정은 베르길리우스의 고향 만토바를 거쳐 베네치아로 향한다. 이탈리아와 관련된 다양한 역사적 인물들이 소개되는 단테의 기독교 서사시인 『신곡』과 이탈리아 건국 서사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는 본문에서 자주 인용되고 언급된다. 베네치아가 강대국으로 세력을 떨치던 시절 그리스에서 약탈해 온 ‘약탈 문화재’를 찾아 확인하고, 역시 박물관들의 신화적 서사가 풍부한 주요 작품들을 소개하여 짚어준다.

“이 책을 통해 가장 크게 이득을 얻을 사람은, 이전엔 유적지(돌무더기)와 박물관이 따분했던 분들이다. 각 지역과 그곳의 유적, 그리고 거기서 발견된 유물들이 가진 사연을 알고 나면 이전과는 많이 달라 보일 것이다. 인간은 늘 의미와 질서를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되도록 많은 분들이 그런 이득을 누리시길 바란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공부하는 인간 (중세 후기 유럽의 식자들)

책 소개

‘공부’에 대한 오랜 탐색과 역사학적 고찰 식자의 등장, ‘학위’의 발명, 근대 대학의 시작점

프랑스의 중세 철학자 자크 베르제의 《공부하는 인간: 중세 후기 유럽의 식자들》을 읻다에서 출간하였다. 자크 베르제는 대학을 중심으로 한 중세 교육제도를 평생토록 연구한 사람이다. 베르제의 오랜 연구 끝에 1997년에 발간된 이 책은 오늘날 당연하게 여겨지는 ‘학위’ 제도와 그에 따른 교육 기관의 탄생을 다룬다. 책의 1부에서는 중세 말 서유럽에서 식자들을 정의하는 특징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2부에서는 식자들이 능력에 따라 당시 사회에서 어떤 직분을 맡을 수 있었는지 살펴보았다. 나아가 이런 역할의 수행이 사회적·정치적 연속성에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3부에서는 “새로운 사람들인가 상속자들인가”라는 주제 아래 중세 말 식자층의 등장을 비평한다. 과연 중세 말에 등장한 식자층은 당시 사회의 어떤 구성 요소였으며, 그 안에서 어떤 기능을 했는지 이 책을 통해 알아가 보자.

중세 후기의 만화경, 식자 식자(識字)란 무엇인가? 《공부하는 인간: 중세 후기 유럽의 식자들》에서 다루는 식자들은 특정한 유형의 교양을 소유하고 이해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그들이 지닌 교양은 어떤 형태인지, 그들은 사회적으로 어떤 위상을 누렸는지 소상히 다루었다. 식자는 지식을 기반으로 특정 업무를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읽고 쓰는 능력뿐 아니라 책을 활용해 지식을 보존하거나 연구한다. 그리고 그 활동을 통해 사회적 위치를 갖고, 경제 활동을 이어간다. 이런 면에서 《공부하는 인간》에서의 식자는 ‘지식인’과는 범주가 약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르 고프의 ‘지식인’이 어쨌거나 학교의 인간, 가르치고 배우는 인간이라면, 베르제의 ‘식자’는 학교 바깥에서 배움을 활용하는 이들, 배움을 밑천 삼아 교회나 국가나 도시에서 한자리를 얻어냈던 이들, 심지어는 풍월 수준의 학식으로 생계를 꾸린 초급학교 교사, 하급 관리, 공증인이나 외과술사 등 ‘매개적 지식인들’을 배제하지 않는다. 그들 없이 지식이 전파될 수 없고, 유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책의 부제에서도 드러나지만, 중세 말인 14~15세기는 종교·사회·정치적 측면에서 식자층이 중요하고 유효한 행위자가 될 만큼 그 인원수와 사회적 무게가 확보됐다. ‘근대국가’는 식자들 없이는 탄생할 수 없었다. 이처럼 식자들은 ‘암흑시대’라 여겨진 중세의 풍경을 만화경처럼 다채롭고 다양하게 비추고 있다.

근대의 토대, 공부하는 인간 “배움은 단지 알기 위함이 아니라 내보이고 실천하기 위함이다” 이 책의 제1부에서는 중세 말 식자에게 요구된 지식이 무엇이었는지 알아본다. 더불어 이들이 어떤 유형의 학교에서 어떤 책을 이용하여 교육을 받고, 사회적 규정에 핵심이 되는 앎에 숙달했는지도 알아볼 것이다. 중세 지식 문화에서 핵심이자 권위였던 라틴어에서 편리하고 이해하기 쉬운 당시 현지어의 부흥, 학문으로서 인정받게 된 의학, 법률가의 사회적·정치적 성공 등 중세 말 지식 문화는 목적성과 사회적 유용성을 모두 갖췄다. 대학의 통제 아래 새로운 형태의 학교들(초급학교, 학숙, 학당 등)이 만들어지고, 그곳에서 교육받은 식자들은 학업에 들인 시간과 비용으로부터 수익을 거두는 데 골몰하기도 했다. 그 안에서 식자들은 여러 임무를 수행했고, 안정적인 기득권 세력권 안에 들어가고자 했다. 그럼으로써 교육은 도제식 교육에서 직업 교육으로써 행해졌고, 현대 대학 모델의 기본 틀이 형성되었다. 더불어 경제 활동으로 비싼 책을 살 수 있게 된 식자층 덕에 ‘책을 소유하는 문화’가 발생했다. 후에 인쇄술의 책을 소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열렸다. 2부에서는 “중세의 지식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 번 더 던져보고 그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룬다. 인정받는 식자들의 능력이 무엇이었는지, 다변화하고 복잡한 사회 속에서 식자들에게 어떤 유형의, 어떤 수준의 사회적 직군의 길이 열렸는지 검토한 뒤 사회학적 현실의 문제로 옮겨간다.

국가의 성장으로 관직 수가 늘어나면서 식자의 증식이 촉진되었지만, 거기서 무슨 결론을 끌어내야 할까? 지방 사회의 가장 미미한 층위에까지 모세혈관을 탄 듯 지식 문화가 전파되었다는 것인가, 아니면 학위가 평가 절하되었다는 것, 앞으로 침울한 여가밖에, 미래 없는 팔자라는 지식인의 빤한 도정밖에 누리지 못할 학위 취득자의 좌절감인가? _178p

식자들은 그저 전통적 범주인 성직자, 귀족, 시민 안에서 어떤 역할만을 수행했을까? 몇몇 식자는 통상적인 사법과 행정 업무 수행을 넘어서는 정치적 참여도 개시했다. 그들은 관리자와 조언자 역할을 하면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데, 식자들 집단의 내적 연대, 즉 단결심 덕분이다.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식자층은 그 자신에게 가장 큰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변화의 길을 틀어놓을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3부에서 식자층은 새로운 계층인가, 아니면 기존 권력계를 새로이 세습하는 계층인지 논의한다.

다소간 깊이 학문 교과를 공부하느라 힘쓰고 또 이 수련 과정이 고생스러움을 숨기지 않는 이들은, 이런 유의 학업이 영예로운 것이자 사회·정치적으로 유용한 것임을 확신했고, 그로부터 최대한으로 자기 자신의 이익을 끌어내면서 친지들, 즉 빈번히 재정적으로 학업에 보탬을 준 이들도 득을 보게 하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특히 평범한 가족에서 아이 한 명에게 학업의 길을 열어준다는 것은 모두가 사정이 허락하는 만큼 힘을 보태야 할 고된 사업이었을 테니 말이다. _260p

몽테뉴는 식자층, 법조인 등으로 이루어진 이 집단을 “제4신분”이라 말했다. 또 다른 별도의 집단의 탄생을 사회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들의 수는 꾸준히 늘어났고, 사회적 영향력도 증대했다. 하지만 그만큼 그들을 강하게 구속하는 교회와 정치에 맞서야 했고, 그들 안으로 점점 더 깊이 편입되었다. 식자층의 ‘정치화’는 인상적이면서도, 그들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베르제는 말한다. 배움의 역사는 개혁의 역사다. 그런데 무엇을 위한 개혁인가? 책의 한 장에 “지식과 권력”이라는 제목을 붙인 베르제는 권력자들의 압력뿐 아니라 식자들의 욕심도 놓치지 않는다. 현대처럼 이상과 현실이, 이데올로기와 이해득실이 뒤얽혀 있다. 중세의 중세인들도 그들 자신을 가리킬 때 “우리, 현대인들”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서유럽과 중세라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이 문제의식들은 현재에도 계속된다.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에드거 앨런 포에서 정유정까지)

책 소개

추리소설가가 된 철학자, 백휴 선생의 '추리소설 읽는 철학 수업'. 평생 추리소설로 철학하며 집필해온 글의 정수만을 담은 책. 20년 넘게 써온 글 중 추리소설 독자들, 교양 철학 독자들의 사유의 지평을 넓혀주는 글들이다. 근대 추리소설의 시조라 불리는 에드거 앨런 포와 애거사 크리스티, 레이먼드 챈들러, 움베르토 에코, 폴 오스터, 히가시노 게이고 등의 외국 추리소설가부터 류성희, 서미애, 황세연, 정유정 국내 소설가들의 추리소설 텍스트로 철학하는 지적인 쾌감과 극단까지 밀어부친 사유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야구의 나라 (한국의 파워 엘리트들은 어떻게 야구를 국민 스포츠로 만들었나)

책 소개

·일제 강점기 ‘귀족 스포츠’였던 야구는 어떻게 전 국민이 열광하는 스포츠가 됐을까? ·한국 스포츠사의 가장 흥미로운 미스터리를 문화사로 풀어낸 역작 ·야구 명문교의 ‘학연’과 정치·경제·미디어·문화 엘리트의 결합이 건설한 야구의 나라

야구 애호가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 출간됐다. 《야구의 나라》는 우리나라의 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미스터리인 “왜 야구는 축구를 제치고 최고의 인기 스포츠가 되었을까?”에 대한 해답이다. 한양대학교에서 스포츠문화사학을 연구하는 이종성 교수는 일제 강점기부터 2000년대까지 야구가 국민 스포츠가 된 과정을 추적했다. 야구가 국민 스포츠가 된 데에는 엘리트들의 학연이 절대적이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명문교의 교기(校技)였던 야구는 질시의 대상이었다. 공 하나만 있으면 되는 축구와는 달리 비싼 장비가 필요한 야구는 귀족 스포츠였다. 게다가 일제는 야구를 통해 내선융화를 노리기도 했다. 조선에서도 고시엔 대회 예선을 열었고, 조선인 팀이 선전하면 내선융화의 증거로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그만큼 야구는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엘리트와 귀족을 상징하는 야구는 해방 이후에도 지역 명문교를 상징하는 스포츠가 됐다. 경기고, 경복고, 휘문고, 배재고, 경남고, 경북고, 광주일고, 전주고 같은 지역 명문들과 선린상고, 군산상고, 마산상고 같은 상업고등학교, 신일고와 충암고 같은 신흥 명문들까지 지역 명문교들은 야구를 교기로 삼아 경쟁했다. 학창 시절 야구에 열광했던 엘리트들은 모교의 야구를 지원했고, 역시 엘리트들이 장악한 언론계는 야구 대회를 열어 신문 판촉에 열을 올렸다. 1970년대 고교 야구의 흥행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프로 야구가 출범하는 데에도 엘리트들의 힘은 절대적이었다. 미국 유학을 경험한 야구 명문교 출신 엘리트들은 정계와 재계를 장악하고 있었다. 유럽에 뿌리를 둔 축구보다 야구가 한 발 앞서 간 이유였다. 여기에 고교 야구를 통해 발산된 지역주의가 프로 야구에 그대로 이식되면서 야구는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가 됐다. 이렇게 탄생한 프로 야구는 1980년대 문화의 아이콘이 되었고, 이는 다시 문화 자본이 되어 문화 엘리트들의 DNA에 새겨졌다. 이렇게 야구는 학연에서 시작해 정치, 경제, 미디어와 문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는 다시 확대 재생산되면서 한국을 야구의 나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종성 교수의 《야구의 나라》는 스포츠가 단순히 자본이나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사회적 상호 작용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인도네시아의 배드민턴이나 인도의 크리켓처럼 한국이 야구의 나라가 된 데에는 역사적·문화적 배경이 녹아 있다. 다른 모든 사회 분야처럼, 스포츠 역시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해야만 실체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야구의 나라》는 스포츠 분야를 조망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는 책이다.

밤의 역사 (악마의 잔치, 혹은 죽은 자들의 세계로의 여행에 관하여)

책 소개

마녀, 주술사, 샤먼, 늑대인간… 유럽 민속신앙에 대한 미시사적 연구부터 인류 보편의 문화적 기원을 추적하는 거시적 차원의 통찰까지 역사학의 거장 카를로 긴즈부르그 연구 작업의 결정판!

미시사 연구 방법의 개척자로 꼽히는 역사학계의 거장 카를로 긴즈부르그의 『밤의 역사』가 출간되었다. 긴즈부르그의 걸출한 연구들은 많은 논의를 이끌어내며 역사학의 지평을 넓히는 선구적 업적을 남겼고 국내 역사학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긴즈부르그의 관심사는 지배층 문화와 병존했던 민중 문화의 존재를 밝히고 그것을 재구성하는 것이었는데, 『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 『치즈와 구더기』 『밤의 역사』로 이어지는 일련의 시도는 긴즈부르그의 연구 작업을 대표하는 작품들로서 흔히 민중 문화 연구 삼부작으로 일컬어진다. 이 삼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책 『밤의 역사』는, 긴즈부르그 스스로 “앞선 두 연구를 종합하는 의미에서 펴낸 책”이라고 평했듯, 긴즈부르그 평생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대작이라 하겠다. 『밤의 역사』는 중세 이후 ‘악마의 잔치’ 이미지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추적하고 16~17세기 민중의 일상과 정신세계에 구체적 형상을 입혀 드러낸 뒤 거시적 차원으로 시야를 확장해 시간과 공간, 신화와 우화, 사료를 넘나드는 방대한 비교 작업을 통해 오랜 세월 지속된 유라시아 공통의 문화적 기원을 찾아 나선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는 세밀하고 해석적인 긴즈부르그 특유의 논지 전개 방식을 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마녀와 베난단티, 늑대인간, 오이디푸스 신화, 신데렐라 등의 주제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게 서술되어 연구자들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미술관에 간 법학자 (화가의 날선 붓으로 그린 판결문)

책 소개

“모든 예술은 본질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미술 업고 튄 법학자의 크로스오버 명화에세이

여기 전 세계 미술관들을 종횡무진 누비며 ‘미술 업고 튄 법학자’가 있다. 변호사이기도 한 그가 법원보다 미술관을 자주 찾는 이유는, 그림에서 법학의 새로운 관점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는 법률이 엄숙한 법정과 벽돌책 법전에만 존재한다는 잿빛 생각을 다채로운 컬러로 채색한다. 법학자가 입힌 25가지 컬러는 이 책 〈미술관에 간 법학자〉가 됐다. 저자는, 뱅크시의 그라피티가 소더비에서 300억 원 넘게 팔리는 과정에서 상법상 위탁매매의 법률관계를 설명하고, ‘미술계의 리먼 사태’로 불리는 마크 로스코와 잭슨 폴록 위작사건을 다루면서 ‘사기와 착오의 법리’를 알기 쉽게 풀어낸다. ‘컬러는 예술인가 혹은 기술인가?’란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고는, 색의 독점사용에 얽힌 계약자유의 원칙 및 특허권과 상표권 범위를 되짚는다. 밀레의 〈만종〉과 이중섭의 〈소〉를 감상하며 추급권 개념을 끄집어내는 대목도 이채롭다. “예술은 본질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것이다”라는 장 콕토의 일성은 예술지상주의를 저격하는 동시에 예술의 자유를 변론한다. 가령 무단으로 타인의 건물 벽에 그림을 그리는 그라피티는 태생적으로 위법하지만, 이로 인해 예술의 본성 자체가 부정되어선 곤란하다. 미술관에서 풀어놓은 법학자의 이야기보따리가 매우 논쟁적인 까닭이다. 화가들이 즐겨 그린 종교와 신화, 역사의 결정적 장면들은 그 자체가 법학의 중요한 연구대상이 되기도 한다. 친모를 가리는 솔로몬 재판을 그린 푸생의 그림은 대리모와 익명출산 논쟁으로 이어지고, 루벤스가 그린 ‘파리스의 사심 가득한 심판’에서는 판사의 제척ㆍ기피ㆍ회피 및 사법의 공정성 문제가 읽힌다. 아폴론에게 산 채로 살가죽이 벗겨지는 박피형을 당하는 마르시아스를 그린 티치아노의 그림은 근대 형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를 소환한다. 이처럼 법률전문가의 전유물인 법학은 미술을 만나 교양인의 풍요로운 양식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문화재에 숨은 신비한 동물 사전 (학예사가 들려주는 우리 역사 속 환상동물 이야기)

책 소개

우리 문화 곳곳에 숨은 아름답고 경이로운 환상동물 이야기

『문화재에 숨은 신비한 동물 사전』은 우리 문화재와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환상동물들을 통해 조상들의 창조적 상상력을 살펴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문화 안내서이자 동양판 ‘신비한 동물 사전’입니다. 이 책은 가릉빈가와 공명조, 기린, 뇌공신, 봉황과 주작, 선학, 인어, 화상어, 천마 등 실제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 동물들을 소개합니다. 각종 유물과 옛 문헌에 등장하는 여러 환상동물들의 설화와 이미지를 바탕으로 아름답고 경이로운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또한 독자들로 하여금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150여 장에 이르는 풍부한 사진 자료를 함께 곁들여 보여줍니다. 창조적 상상력이 시대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지금,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 콘텐츠에는 무궁무진한 창조적 발상의 재료가 이미 숨어 있습니다. 『문화재에 숨은 신비한 동물 사전』은 여러 박물관에서 근무한 현직 학예사가 ‘미술은 곧 역사를 표방하는 매개체’라는 모토 아래 우리 문화재에 펼쳐진 여러 환상동물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합니다.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문화 콘텐츠의 발굴로 이어지는 발판이 되어줄 것입니다.

도시는 왜 역사를 보존하는가 (정통성 획득부터 시민정신 구현까지, 역사적 경관을 둘러싼 세계 여러 도시의 어제와 오늘)

책 소개

한국 사회에서 로버트 파우저의 위치는 매우 독특하다. 1980년대 초중반부터 한국과의 인연을 시작한 이래 그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이라는 제한된 영역에 갇히기보다 독립적이며 주체적인 영역을 스스로 개척하며 언어학자이자 도시 탐구자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해왔다. 오늘날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어에 능통한’, ‘한국문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진’ 외국인들은 어느덧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로버트 파우저는 우리가 거리에서 만나는 외국인을 ‘신기하게’ 바라볼 때부터 한국과 돈독한 관계를 쌓아왔으나, 그는 그 관계의 자장 안에서 활동하기보다 독자적인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구축한 세계를 통해 한국과 소통하는 쪽을 택했다.

그에게 한국, 특히 서울은 자칭 ‘제2의 고향’으로 여겨질 만큼 끈끈한 대상이며 한국어는 제2의 언어가 될 정도로 익숙한 세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모어인 영어 외에 한국어, 일본어를 비롯한 수많은 언어를 순례해온 그의 관심사는 자신이 습득한 몇 개의 언어에 국한하지 않고 언어 그 자체의 역사로 확장하기 일쑤이며, 자신의 전공 분야인 언어학을 넘어 도시를 탐구하는 데도 긴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데 거침이 없다. 그런 그의 관심사는 언어와 도시라는 두 개의 커다란 축을 이루어 발전하는데, 이 두 개의 축은 각각의 새로운 관심사를 향해 뻗어나가기도 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어 더 넓은 영역을 구축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그는 꾸준히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고, 언어의 양상을 둘러싼 전 세계 곳곳의 기류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하며, 온 세상의 수많은 도시들을 틈나는 대로 다니며 두 발로 걷고, 관찰하고, 탐구한다. 도시를 향한 그의 탐구는 보이는 것만이 아닌, 그 도시의 역사와 맥락으로 뻗어나가기도 하고,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다녀온 도시들마다의 변화상을 통해 그만의 시각으로 도시의 정체를 포착해내기도 한다. 한국 사회에서 그가 특별한 지점은 그가 이러한 자신의 연구와 관심사의 결과물을 책을 통해 꾸준히 독자들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성취를 가장 먼저 한국의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번역이라는 필터를 거치지 않고 직접 소통하기 위해 기꺼이 모어인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집필하는 데 공을 들인다. 그에게 한국을 사랑한다는 의미는, ‘한국의 문화를 사랑한다’는 입밖으로 꺼내는 말이 아닌, 학자로서 자신의 성취를 가장 먼저 한국의 독자들과 나누려는 바로 그 행위에 있다. 이로써 한국 사회는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애정하는 어떤 외국인의 책’이 아닌 한국의 독자들을 존중하는 독립적인 한 사람의 인문학자의 오랜 분투의 결과물을 지난 몇 년 동안 차곡차곡 책으로 만날 수 있었고, 그의 이런 축적은 한국어에 더 익숙해질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책을 쓰는 시대의 문을 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그렇게 한국 사회에 펼쳐질 새로운 시대의 맨 앞자리에는 그의 이름이 놓일 것이다. 이미 언어의 전파 과정과 학습에 관한 두 권의 책 『외국어 전파담』과 『외국어 학습담』으로 한국의 독자들과 견고한 스킨십을 쌓아온 그가 이번에 새로 내놓은 책은 전 세계 여러 도시의 역사적 경관 보존에 관한 『도시는 왜 역사를 보존하는가』와 지난 2019년 출간한 『로버트 파우저의 도시 탐구기』의 전면 개정 증보판 『도시독법』이다.

도시독법 (각국 도시 생활자의 어린 날의 고향부터 살던 도시 탐구기)

책 소개

한국 사회에서 로버트 파우저의 위치는 매우 독특하다. 1980년대 초중반부터 한국과의 인연을 시작한 이래 그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이라는 제한된 영역에 갇히기보다 독립적이며 주체적인 영역을 스스로 개척하며 언어학자이자 도시 탐구자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해왔다. 오늘날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어에 능통한’, ‘한국문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진’ 외국인들은 어느덧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로버트 파우저는 우리가 거리에서 만나는 외국인을 ‘신기하게’ 바라볼 때부터 한국과 돈독한 관계를 쌓아왔으나, 그는 그 관계의 자장 안에서 활동하기보다 독자적인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구축한 세계를 통해 한국과 소통하는 쪽을 택했다.

그에게 한국, 특히 서울은 자칭 ‘제2의 고향’으로 여겨질 만큼 끈끈한 대상이며 한국어는 제2의 언어가 될 정도로 익숙한 세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모어인 영어 외에 한국어, 일본어를 비롯한 수많은 언어를 순례해온 그의 관심사는 자신이 습득한 몇 개의 언어에 국한하지 않고 언어 그 자체의 역사로 확장하기 일쑤이며, 자신의 전공 분야인 언어학을 넘어 도시를 탐구하는 데도 긴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데 거침이 없다. 그런 그의 관심사는 언어와 도시라는 두 개의 커다란 축을 이루어 발전하는데, 이 두 개의 축은 각각의 새로운 관심사를 향해 뻗어나가기도 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어 더 넓은 영역을 구축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그는 꾸준히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고, 언어의 양상을 둘러싼 전 세계 곳곳의 기류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하며, 온 세상의 수많은 도시들을 틈나는 대로 다니며 두 발로 걷고, 관찰하고, 탐구한다. 도시를 향한 그의 탐구는 보이는 것만이 아닌, 그 도시의 역사와 맥락으로 뻗어나가기도 하고,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다녀온 도시들마다의 변화상을 통해 그만의 시각으로 도시의 정체를 포착해내기도 한다. 한국 사회에서 그가 특별한 지점은 그가 이러한 자신의 연구와 관심사의 결과물을 책을 통해 꾸준히 독자들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성취를 가장 먼저 한국의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번역이라는 필터를 거치지 않고 직접 소통하기 위해 기꺼이 모어인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집필하는 데 공을 들인다. 그에게 한국을 사랑한다는 의미는, ‘한국의 문화를 사랑한다’는 입밖으로 꺼내는 말이 아닌, 학자로서 자신의 성취를 가장 먼저 한국의 독자들과 나누려는 바로 그 행위에 있다. 이로써 한국 사회는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애정하는 어떤 외국인의 책’이 아닌 한국의 독자들을 존중하는 독립적인 한 사람의 인문학자의 오랜 분투의 결과물을 지난 몇 년 동안 차곡차곡 책으로 만날 수 있었고, 그의 이런 축적은 한국어에 더 익숙해질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책을 쓰는 시대의 문을 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그렇게 한국 사회에 펼쳐질 새로운 시대의 맨 앞자리에는 그의 이름이 놓일 것이다. 이미 언어의 전파 과정과 학습에 관한 두 권의 책 『외국어 전파담』과 『외국어 학습담』으로 한국의 독자들과 견고한 스킨십을 쌓아온 그가 이번에 새로 내놓은 책은 전 세계 여러 도시의 역사적 경관 보존에 관한 『도시는 왜 역사를 보존하는가』와 지난 2019년 출간한 『로버트 파우저의 도시 탐구기』의 전면 개정 증보판 『도시독법』이다.

예술 도둑 (예술, 범죄, 사랑 그리고 욕망에 관한 위험하고 매혹적인 이야기)

책 소개

능수능란한 논픽션 작가의 유려한 필치로 악명 높은 희대의 예술품 절도범을 파헤치다!

여기, 당신의 마음을 홀딱 훔칠 읽을거리가 있다. 예술, 범죄, 사랑 그리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아름다움을 소유하려는 끝없는 욕망에 관한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이야기를 담은 논픽션 《예술 도둑》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핀클이 역사상 가장 많은 예술 작품을 훔친 희대의 도둑, 스테판 브라이트비저를 둘러싼 기이하고 강렬하며 아롱아롱 번쩍이는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책은 1997년 2월 어느 분주한 일요일, 벨기에 ‘루벤스의 집’에서 벌어진 도난 사건으로 문을 연다. 스물두 살의 귀여운 연인, 브라이트비저와 앤 캐서린은 이날 상아 조각상 〈아담과 이브〉를 손에 넣는다. 그리고 그들이 함께 머무는 어머니 집 다락에 전시한다. 아름다운 보물로 둘러싸인 환상 속 공간에서 자신들만의 컬렉션을 꾸린다. 바라보고, 쓰다듬고, 사랑하고, 또 훔친다. 그러나 오만한 한 행동이 마침내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마는데……. 핀클은 수많은 이들과 주고받은 인터뷰, 광범위한 연구와 치밀한 취재 등을 토대로 이 모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범죄 사건을 잘 짜인 이야기로 엮어내 우리에게 선보인다. 인간 본연의 감정과 욕망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며 우리의 마음을 황홀하게 휘젓는다.

계엄

요모타 이누히코koshka

계엄

책 소개

1979년, 서울. 서울의 대학에 부임한 일본인이 바라본 한국인의 초상

“여러분, 한국에 가본 적이 있나요?” 도쿄 이자카야에서 한국 유학생이 꺼낸 이 한마디가 내 운명을 크게 바꿔놓았다.

1978년 어느 날 도쿄 이자카야 나는 졸업논문 제출 후 세미나 동기생들과 술자리를 가진다. 그 자리에 한국에서 온 유학생 양 군으로부터 한국에 가본 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 시끌벅적 저마다 생각하는 한국을 말한다. 그리고 며칠 후 세노는 한국의 어느 대학으로부터 사범대학 객원교수 초청장이 든 우편물을 받고, 지난 술자리에서 한국에 가겠다고 했던 말을 어렴풋이 떠올린다. 아, 내가 진짜 한국에 간단 말인가?

1979년 군사정권하의 서울 서울의 대학에 일본어 강사로 부임한 나. 병역 의무를 해야 하는 같은 세대의 한국 청년, 강렬한 반공의 공기, 식민지 시대의 기억이 남아 있는 서울에서 생활하던 와중에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되고 계엄령이 선포된다. 1년간의 서울 체류는 예상치 못한 만남의 연속이었다. 대학교, 영화관, 시장, 버스, 술집, 전라도 여행 등 곳곳에서 만난 1979년 한국 풍경과 사람들. 한운사, 안병섭, 김지하, 김대중, 김영삼, 하명중, 하길종, 지명관, 최인호, 전혜린, 전채린 등 실존 인물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더욱더 흥미진진하다.

대통령이 암살된 다음 날 계엄령의 서울 1979년 10월 27일. 계엄령 하에서 나는 학교 교문 앞에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럴 바엔 계엄령하의 서울을 걸어보기로 한다. 세종문화회관 맞은편에 미국대사관이 위치했기에 특히 경계가 삼엄했다. 나는 몇 번이고 병사들에게 검문을 당했고 여권을 보여주며 세종로를 가로질렀다. 경복궁 옆길로 접어들어 프랑스문화원 쪽으로 향했다. 프랑스 영화를 보러 몇 번이나 지나갔던 길이다. 화랑과 세련된 서양식 카페가 즐비한, 서울에서도 유난히 세련된 거리다. 이미 가게 대부분은 태극기를 조기 게양했다.

그리고 1년 후 나는 수많은 질문을 가방에 차곡차곡 넣은 채 서울을 떠났다. 1년 전에는 생각해본 적도 없는 질문이었다. 한국과 한국인, 거리를 두고 관찰자 입장에서 보려고 했지만 점점 빨려 들어갔다. 한국인은 언제나 정면으로 말을 걸어왔다. 국가란 무엇인가. 군대란 무엇인가. 민족이란 무엇인가. 역사와 언어의 기억이란 무엇인가. 나는 한국인이 민족이든 역사든 거대한 관념과 씨름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어떻게든 손을 뻗어 만지려 했다. 그리고 내 손은 너무나 뜨거운 열기에 겁을 먹고 머뭇거렸다.

앵거스 컨스텀 · 클라우디아 페닝턴 · 김웅서koshka

책 소개

이 책은 기원전 13세기의 난파선에서부터 역사상 가장 유명한 난파선 타이타닉, 제2차 세계대전에서 침몰한 현대식 전함에 이르기까기, 인류사의 주요 시대별 난파선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어 선박의 발달사...

대구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어느 물고기의 이야기)

책 소개

전 세계적 반향을 일으킨 논픽션 명저의 귀환

마크 쿨란스키를 오늘날 역사 분야 최고의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한 명저 《대구》가 새로운 표지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감수를 더해 재출간된다. 이 책은 어부 집안 출신으로 대구잡이 어선에 승선한 바 있는 마크 쿨란스키가 〈시카고트리뷴〉의 카리브해 특파원으로서 대구를 7년간 밀착 취재하고 고증해 완성한 역작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선정 ‘일생에 읽을 책 100’, 뉴욕시립도서관 선정 ‘최고의 책’ 등에 이름을 올리며 그 가치를 명백히 인정받았다. 대구라는 물고기를 통해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인류의 삶과 문화, 역사, 환경 문제까지 저널리스트 특유의 냉철한 시각으로 생생하게 다룬다. 거친 바다를 건넌 바이킹의 모험, 뉴잉글랜드 귀족의 탄생, 미국 독립혁명, 대구 전쟁 등 인류의 행보 사이사이 대구가 일으킨 세계사의 파도를 만끽해 보자.

우유의 역사 (생명의 음료, 우유로 읽는 1만 년 인류문명사)

책 소개

“우유는 어떻게 인류의 운명을 바꿔 왔는가”

그리스 창조 신화부터 몽골 제국 건설, 인도 식민지배와 냉전 미사일 위기까지 한 잔 우유에 담긴 1만 년 문명사를 만나다! “신화, 전쟁, 혁신, 논란의 기록으로 가득한 매혹의 세계사”

‘생명의 음료’ 우유를 통해 1만 년의 장대한 문명사를 조망한 《우유의 역사》. 저자 쿨란스키는 《우유의 역사》를 집필하기 위해 직접 전 세계 낙농가와 유제품 전문가, 환경운동가, 유목민 집단 등을 인터뷰했으며 시대와 대륙, 과학과 역사를 넘나들며 우유의 모든 것을 집대성했다. 책에는 우유가 빚어낸 세계사의 결정적인 순간과 그로 인해 뒤바뀐 인류의 운명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냉전시대 쿠바 미사일 위기가 불러온 세계 최대의 아이스크림 가게, 영국의 식민 지배에 우유로 저항한 인도, 고작 네 마리 소에서 출발한 아메리카 대륙의 식민지 낙농 산업, 낙태 문제의 초기 버전인 모유 수유 대 인공 수유 논쟁, 낙농업에 대한 불신을 키운 광우병 스캔들 등이 모두 우유가 만들어낸 역사 속 장면들이다. 그동안 주류 역사에서는 주목하지 않던 우유에 관한 흥미롭고 논쟁적인 사실들이 쿨란스키에 의해 재발견되어 세상에 나왔다.

책의 Part1에서는 고대에 낙농 문화가 처음 등장한 지점에서 출발해 우유에 관한 최초의 기록을 살펴본다. 인간이 다른 동물의 젖을 먹어온 방식과 버터, 치즈,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의 유제품이 탄생한 역사적 배경을 추적한다. Part2는 우유의 안전성에 대한 두려움이 팽배하던 시기, 깨끗한 우유를 갈망한 인류가 이뤄낸 기술적 발전을 보여준다. 또한 산업혁명으로 우유가 대량 생산되며 생긴 사회적, 문화적 변화들을 돌아본다. Part3에서는 티베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서 독특하게 발전한 우유 문화를 살핀다. 또한 GMO 우유, 공장식 농장과 동물권 등 환경 문제를 다루며 우유에 관한 현재진행형인 쟁점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에는 역사 속에서 우유가 묘사된 그림, 조각, 사진, 우표 등이 도판으로 수록되어 있다. 또한 과거의 시대상이 녹아 있고 우유, 버터, 치즈, 요거트 등을 활용한 동서고금의 다양한 ‘레시피’를 담아내고 있다.

사카나와 일본 (비릿 짭짤, 일본 어식 문화 이야기)

책 소개

“무엇을 먹는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밥상을 보면 한 인간이, 한 사회가 읽힌다!

에도시대부터 21세기 도쿄까지 과거와 현재를 맛깔스럽게 버무리고 계급, 역사, 상품시장, 신앙, 언어로 맛을 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일본 어식 문화 이야기

언뜻 인간의 역사는 대의에 의해 움직이는 듯하다. 하지만 역사의 중심엔 늘 먹고사는 문제가 있다.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을 것인가를 둘러싼 이야기는 한낱 가볍고 말초적인 잡담거리가 아니라 한 사회의 생산력과 생산관계, 그를 통해 구성된 정체와 사회문화를 들여다보는 돋보기이자 이를 비추는 거울이다. 그렇기에 밥상을 통해 한 인간을, 한 사회를 읽어내는 식문화 이야기에는 낯섦에서 오는 설렘을 넘어 이를 이해하고 통찰하는 진지한 시선이 녹아 있다. 이 책은 에도시대부터 21세기 도쿄까지 비린내와 갯내음 가득한 밥상을 통해 일본 사회를 들여다본다. 30여 가지 수산물로 요리해 낸 이야기에는 우리와 닮은 듯 다른 일본 어식 문화가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수산물이 일본에서는 어떻게 소비됐는지, 정체 변화나 지역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취급됐는지, 그리고 왜 동일한 식재료를 우리와는 다른 조리법으로 요리했는지 등을 다양한 자료에 입각해 서술한다. 간편식과 서구식 식단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는 어식 문화를 천천히 맛보고 음미할 수 있는 이 책은 가깝고도 먼 섬나라 일본을 이해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라져 가는 과거 식문화로 여행하는 하나의 통로가 되어준다.

플로리오그라피 FLORIOGRAPHY (빅토리아 시대부터 내려오는 꽃의 언어에 대한 일러스트 안내서)

책 소개

아름다운 꽃 일러스트와 함께 꽃의 이름, 역사, 꽃말부터 함께 하면 좋은 조합까지 꽃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담긴 꽃말도감

‘플로리오그라피’, 즉 빅토리아 시대의 꽃말은 감정을 노골적이고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삼가는게 예의였던 시대의 은밀한 소통법으로 발전했다.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은 유혹과 열망, 슬픔을 비밀스럽게 담은 이 메시지를 액세서리처럼 휴대하고 다님으로써, 신비롭고 매혹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진짜 감정을 드러냈다.

먹보 여왕 (영국 빅토리아 왕실의 식문화와 시대의 풍경)

책 소개

“이 책은 음식에 대한 책이자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에 대한 책이며, 음식을 많이 먹었고, 빅토리아 시대를 정의했던 한 여성의 삶을 통해 그것들을 조망하는 책이다.”

19세기 대영제국의 전성기를 이끈 빅토리아 여왕은 왕성하고 모험적인 식탐을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먹보 여왕』은 음식이라는 소재로 여왕 빅토리아의 생애를 조명한 일종의 ‘요리 전기’이다. 음식은 빅토리아가 자기 삶에 대해 통제권을 행사하는 기본 방식이었다. 젊은 시절 어머니의 압박에서 벗어났을 때, 남편 앨버트 공과 사별했을 때, 그리고 스스로 죽음을 앞두었을 때 빅토리아가 먹은 음식, 먹고자 했던 음식에는 왕실의 관습과 여왕의 자세는 물론 빅토리아라는 한 인간의 욕망과 열정과 고뇌와 좌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 애니 그레이는 철저한 고증을 통해, 화려한 왕실의 식탁뿐 아니라 매일같이 수많은 음식을 치열하게 차려낸 왕궁 주방과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일상까지 묘사한다. 재료가 어디에서 왔는지, 누가 요리를 했는지, 주방시설은 어땠는지 등을 짚어볼수록 왕궁의 음식이 궁 밖의 더 넓은 사회와 연관이 있음이 드러난다.

그렇게 이 책의 주제는 ‘빅토리아의 음식’에서 ‘빅토리아 시대의 음식’으로 확장된다. 빅토리아 시대는 음식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난 시기다. 당시 사회 곳곳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식품 산업, 다양한 코스 요리, 미식과 다이어트 등 본격적인 현대 식문화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음식 역사학자답게 빅토리아 시대의 풍경과 민중의 밥상까지 세심하게 아우르면서 빅토리아의 생애와 빅토리아 시대를 음식으로 잇는다.

이 책 『먹보 여왕』은 음식에 관한 책을 대상으로 하는 제인 그리그슨 트러스트의 뉴 푸드 라이터 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나무

책 소개

1954년 요미우리 문학상, 1956년 신초샤 문학상, 일본예술원상 수상 작가 고다 아야의 유작

말년의 작가가 북쪽 홋카이도에서 저 남쪽 야쿠시마까지 나무를 찾아 정성껏 기록하고 오롯이 새긴 감동을 전한다. 첫 번째 에세이 ‘가문비나무의 갱신’에서 마지막 작품 ‘포플러’가 집필되기까지 13년 6개월이 걸렸다. 〈나무〉는 때로는 착실하게 초목을 배우고, 때로는 가슴 깊이 감상한다. 절에 자리를 잡은 소나무, 전원 속의 녹나무, 봄의 꽃과 겨울 숲…. 한 생명 곁에 머문 시간의 기록은 내내 다감하며 오묘하다. 저마다의 나무 이야기 속엔 삶의 이야기가 소박하게 숨어 있다.

유혹하는 그림 우키요에 (우키요에를 따라 일본 에도 시대를 거닐다)

책 소개

에도의 욕망이 그린 우키요에에 담긴 짜릿한 이야기들

『유혹하는 그림, 우키요에』는 18~19세기 화려했던 일본 에도 시대에 태어난 풍속화 ‘우키요에’의 발전과 쇠퇴를 다룬 책이다. 화려한 색채와 현란한 기법을 지닌 동시에 묘한 분위기를 풍겨내는 우키요에는 당시 에도 사람들의 삶과 풍속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컬러로 담긴 120여 점의 작품과 함께 그림에 얽힌 이야기와 역사, 그림 기법, 화가들의 삶 등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반 고흐를 비롯한 유럽의 예술가들까지 매혹시킨 우키요에만의 깊은 매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913년 세기의 여름

책 소개

우리가 ‘현재’라고 부르는 시간의 시작점, 1913년!

지성사와 문화사로 읽는 1913년 유럽의 풍경 『1913년 세기의 여름』.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에 의하면, 우리가 20세기라고 부르는 시기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14년부터 소련이 붕괴한 1991년까지를 말한다. 즉, 우리가 ‘현재’라고 부르는 시간의 시작점을 1913년으로 상정하는 것이다.

이 책은 1913년 유럽 사회의 풍경을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구분하여 펼쳐낸다. 저자 플로리안 일리스는 제국주의가 정점으로 치닫고, 기술 발전은 속도를 더해가며, 자기소외와 신경과민에 시달리는 사람들로 도시는 가득차고, 모더니즘이 예술의 전통 개념을 뒤엎어버린 해인 1913년 유럽의 풍경을 드라마틱하게 되살려낸다.

거짓말에 관한 작은 역사

책 소개

사람들은 왜 거짓말을 하는가? 거짓말을 어떤 결과를 낳는가? 철학자와 역사가, 희곡작가와 시인들 그리고 심리학자와 유명한 거짓말쟁이들을 통해서 각양각색의 거짓말들을 재구성하는 책이다. 거짓말이 만들어낸 역사와 예술 그리고 철학자들이 말하는 거짓말에 대해서 알아본다....

언더그라운드 (예술과 과학, 역사와 인류학을 넘나드는 매혹적인 땅속 안내서)

책 소개

매혹적으로 그려낸 발아래 세계의 삶과 역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논픽션 작가인 윌 헌트의 지하세계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는 개인적 탐험사인 동시에, 인간과 지하의 역사와 관계를 통해 동굴과 그 밖의 어두운 공동(空洞)이 갖는 두려움과 매혹이 우리를 어떻게 지하에서 내쫓고 또 다시금 끌어들이는지를 다룬 광각적 연구 『언더그라운드』.

우리 발밑에 광대히 펼쳐져 있지만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그 유령 같은 풍경으로 뚜벅뚜벅 걸어 내려간 이가 있다. 열여섯 살 여름, 우연히 고향 로드아일랜드주의 프로비던스에서 자신의 집 아래를 지나는 버려진 터널을 발견한 저자는 그 후 뉴욕의 지하철과 하수구를 시작으로 전 세계 2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동굴, 지하묘지, 벙커 등을 탐험하는 평생의 여정을 해나갔다.

대륙과 신기원을 아우르는 서사적 전개 과정에서 저자는 지하세계를 탐구하는 데 평생을 바친 지하 마니아들의 방식을 따라갔다. NASA의 미생물학자 팀과 함께 블랙힐스의 지하 1.6킬로미터 지점까지 내려가 생명의 기원을 추적하는가 하면, 파리의 카타콩브와 하수도에서 팔꿈치로 진흙을 헤치며 도시 탐험가들과 탐험을 감행하고, 호주 원주민 가족과 어울려 오지에 있는 3만 5,000년 된 신성한 광산으로 들어갔다.

땅속 곳곳을 거침없이 이리저리 오가는 여정을 그린 책은 신비로운 장소 못지않게 그곳에 파묻혀 깊은 애정과 집착으로 지하세계를 탐닉하는 인물들의 내밀한 이야기에도 조명을 비춘다. 무려 40년간 집 아래에 깊숙한 굴을 파 내려간 두더지 인간 윌리엄 리틀, 파리의 보이지 않는 지층을 가장 먼저 이미지로 포착해낸 나다르, 도시 아래의 고요한 어둠을 뚫고 고대의 물줄기를 따라 걸었던 스티브 덩컨, 동굴 아주 깊은 곳에서 생물학적 리듬을 끊어내 보려 했던 미셸 시프르 등의 이야기를 통해 지하에 대한 인간의 위대한 열망과 집착을 펼쳐 보인다.

중세의 재발견 (현대를 비추어 보는 사상과 문화의 거울)

책 소개

서양 중세, 결코 암흑의 시대가 아니었다!

과연 중세는 ‘암흑의 시대’였는가? 지난 20세기 후반에 국내 서양사학계를 통해 프랑스 아날학파 역사학자들의 주목할 만한 ‘중세사’ 분야의 연구성과들이 활발히 번역, 출판됨으로써 일정 정도 그러한 이미지가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서양 중세에 대한 이미지가 온전하게 그 실제 속살을 다 드러내보였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중세의 재발견』은 그러한 중세의 이미지, 즉 역사 분야를 통해 조금씩 개선되어가는 중세의 이미지에 아직까지는 덜 알려진 사상사적, 문화사적 의미를 한층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양의 장원제 (프랑스와 영국의 장원제에 대한 비교사적 고찰)

책 소개

『서양의 장원제-프랑스와 영국의 장원제에 대한 비교사적 고찰』는 여러 가지 점에서 서로 닮고 동일한 추세의 영향을 받았는데도 서로 몹시 다른 두 이웃 사회, 곧 프랑스와 영국의 장원제 역사를 탐구한다. 마르크 블로크(Marc Bloch, 1886-01944)는 『서양의 장원제-프랑스와 영국의 장원제에 대한 비교사적 고찰』에서 ‘장원제의 역사’를 추적한다. 하지만 모든 유럽사회의 장원제를 탐구하지는 않는다. 그와는 정반대로, 여러 가지 점에서 서로 닮고 동일한 추세의 영향을 받았는데도 서로 몹시 다른 두 이웃 사회, 곧 프랑스와 영국의 장원제 역사를 탐구한다. 이를 통해 당시 사람들이 장원제 속에서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았고 어떤 사회를 구성하려 했는지를 살펴보려는 의도를 지닌다. 더 나아가 장원제가 두 국가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밝힌다.

삶은 나의 누이

보리스 파스테르나크koshka

삶은 나의 누이

책 소개

≪닥터 지바고≫로 유명한 러시아 작가 파스테르나크의 시집이다. 파스테르나크를 독자적인 시인으로 인정받도록 한 중요한 작품이다. 수록된 총 50개 시 가운데 49개의 시가 10개의 연작시에 해당하며, ‘자연’을 중심으로 한 모티프로 플롯을 구성한다. 작품들은 은유, 환유 등의 비유법의 사용이 두드러지며 작가 특유의 이미지화, 연상화 기법 등으로 인해 난해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파스테르나크만의 독특한 시 창작의 원리를 받아들이고 음미했을 때 비로소 우리는 그 특별한 맛을 충분히 느껴 볼 수 있다.

극야행 (불안과 두려움의 끝까지)

책 소개

태양이 뜨지 않는 극야의 북극을 오직 개 한 마리와 80일 동안 여행한 한 남자의 이야기. 일본 서점대상 논픽션 부문 대상, 아사히신문사 주관 문학상 오사라기지로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어둠을 찾아 2016년 11월, 북위 77도 47분에 위치한 그린란드 북서부의 시오라팔루크로 향했다.

사람이 사는 지구상 가장 북쪽의 마을이었다. 마을에는 이미 2주 전부터 태양이 뜨지 않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4개월의 여정을 조금씩 준비했다. 표고 차 1000미터의 가파른 메이한 빙하를 올라 그린란드 빙상(氷床)과 툰드라 지대를 지나서 북쪽 해안을 따라 걷다가 얼어붙은 바다를 건너 북극해로 가는 긴 여정이었다. 그 길 위에서 그는 극야가 끝나고 떠오르는 첫 태양을 보고자 했다.

유령의 자연사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유령 현상에 대하여)

책 소개

인류와 함께해온 유령의 길고 긴 역사 감춰지고 소곤거렸던 이야기들이 실체를 드러낸다

복도 끝, 층계참 침실, 텅 빈 거리, 지하실… 인류가 만들어낸 공포와 오락이 뒤섞인 그곳의 진실

유령 현상은 인류의 가장 오랜 오락이다. 그것을 믿든 믿지 않든, 사람들은 유령에 열광했다. 어떤 시대에 유령은 따분한 시골 저택의 유일한 얘깃거리였고, 오랫동안 가장 믿을만한 돈벌이 수단이었으며, 전시에는 애국심을 추동하는 국가 신념이 되기도 했다. 책을 팔고 싶다면 유령 이야기를 쓰면 된다. 집을 시세보다 고가에 팔고 싶다면? 유령이 가장 많이 출몰하는 집이라 선전하라! 가장 큰 상업 쇼와 사기극에는 유령이 빠지지 않았다. 언론과 출판을 발전시킨 것은 유령 이야기를 향한 대중의 열광일지도 모른다.

때로는 종교가, 때로는 국가가 유령을 믿도록 추동했다. 시대를 풍미한 유령 소동이 날조로 밝혀져도 사람들은 얼마든지 다시 유령에 열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바다의 늑대 (바이킹의 역사)

책 소개

침략자, 탐험가, 교역자로서 바이킹의 역사

이 책에서 저자는 위대한 바이킹의 이야기를 통해 서사시인, 영웅, 여행자로 이루어진 빼어난 북유럽 세계를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특히 신세계를 발견한 ‘행운의 레이프’, 프랑스의 골칫덩어리 라그나르 로드브로크, 요크를 지배한 에리크 피도끼왕, 술수에 뛰어난 하랄 하르드라다 등은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간’ 바이킹 시대의 사가를 한층 더 빛내준다. 특히 당시 지도와 인명·지명 등 사전을 실어 이해를 돕는다.

페테르 크리스텐 아스비에른센 · 예르겐 엥게브레센 모에 · 이남주koshka

책 소개

19세기 노르웨이의 민담 수집가 아스비에른센과 모에의 기념비적인 작품인 《새 노르웨이 민담집을》 우리말로 옮겼다. 이들이 노르웨이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수집한 옛이야기들에는 춥고 거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

돼지에게 살해된 왕 (프랑스 상징의 기원이 된 불명예스러운 죽음)

책 소개

백합과 파란색이라는, 프랑스의 상징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중세 유럽의 역사를 상징사의 시각에서 해석하고 있는 책. 카페왕조에서부터 시작된 파란색과 백합꽃 문양은 오늘날까지도 프랑스를 상징하는 색깔과 이미지로 쓰이고 있다. 프랑스의 중세사학자인 미셸 파스투로는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인장 등 중세의 다양한 도상들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그것들이 프랑스를 상징하는 시각적 이미지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아울러 카페왕조가 그러한 이미지를 채용해 왕실의 문장으로 삼은 배경과 목적을 12세기를 전후로 한 다양한 역사적 상황과 연관시켜 해석한다. 이를 위해 그는 돼지ㆍ파란색ㆍ백합의 상징성, 성모 마리아 신앙의 융성 등의 문화적 배경과 교회의 분열ㆍ십자군 전쟁의 실패ㆍ아키텐 공국의 영지를 둘러싼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대립 등의 정치적 사건들을 서로 교차시키며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중세 동물지 (서양 중세의 동물 상징)

책 소개

12-13세기 필사본 7종의 내용을 종합한 국내 최초의 완역본 서양 동물 상징의 의미를 역사적ㆍ문화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

10~15세기에 중세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동물지(Bestiarium)’를 최초로 한국어로 옮긴 책이다. 동물지 문헌들이 가장 활발히 제작되었던 12세기 말부터 13세기 중반까지 잉글랜드에서 만들어진 7개 필사본의 내용을 종합하여, 동물지의 완성된 형태를 구현하였다. 동물지는 중세의 설교ㆍ조각ㆍ속담ㆍ도장ㆍ문장ㆍ우화 등의 수많은 분야에 두루 활용되어,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에게 폭넓게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중세의 동물 상징이 지니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며, 중세인의 신앙과 가치관, 풍속과 상식 등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 나아가 오늘날 다양한 문화 상품을 통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서양의 동물 상징을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시각으로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유령의 역사 (중세 사회의 산 자와 죽은 자)

책 소개

프랑스 아날학파를 이끌어가고 있는 저명한 역사가 장클로드 슈미트의 <유령의 역사>. 유령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고 유령에게도 역사는 있다. 저세상에서의 죽은 자들의 운명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산 자들이 결정한다. 그래서 시대와 지역, 문화, 믿음 등에 따라 죽은 자들의 모습과 그들이 산 자와 맺는 관계도 달라진다.

중세의 사람들에게 유령은 무엇이었는가? 그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도대체 죽은 자들은 왜 그런 모습을 하고 산 자들에게 다시 나타난 것일까? 장클로드 슈미트는 유령이야기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중세의 종교문화와 유령에 관해 널리 퍼졌던 그 시대의 믿음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중세 서구사회에서 산 자와 죽은 자가 맺고 있던 관계를 생생하게 재구성해낸다.

맨더빌 여행기 (세계의 지리를 뒤흔든 중세 여행기)

책 소개

대항해시대의 시작엔 ‘맨더빌 여행기’가 있다!

『맨더빌 여행기』는 존 맨더빌이 1322년부터 1356년까지 바다 너머의 경이로운 세계를 여행한 여정을 기록한 여행기이다. 유럽의 전통 사상과 동방에 대한 호기심을 고취시키고, 정치, 지리, 종교, 문화에 걸쳐 다양한 지적 욕구를 충족시킨 이 책은 유럽 10여 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다양한 계층에서 폭넓게 읽혔다. 또한 유럽의 지리인식과 문화인식의 변화를 불러와 르네상스 인문주의 정신과 대항해 시대의 도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은 선거로 왕을 뽑는 나라를 소개해 당대 유럽의 사회 문제를 풍자하기도 하고 동쪽의 반대편인 서쪽, 사제왕 요한이 다스리는 나라인 ‘인도’를 통해 그리스도교적 지리인식을 뒤엎기도 한다. 이렇듯 책은 단순한 견문기를 넘어서 유럽인의 관습과 생활양식을 보여주며 중세 유럽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의 역할을 수반한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역사를 흥미로운 여행기와 접목해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토록 황홀한 블랙 (세속과 신성의 두 얼굴, 검은색에 대하여)

책 소개

역사상 가장 매혹적인 문화사 블랙을 만나다.

‘검은색은 색이 아니다’라고 정의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처럼 완전한 색으로 정의될 수 없는 검은색의 모호한 특성은 시대와 문화 맥락 속에서 다양한 도구이자 상징으로 활용되어 왔다. 『이토록 황홀한 블랙』은 분열의 상징이자 매혹적인 색 ‘블랙’을 집대성한 책이다. 패션, 종교, 인류학, 예술 등 다양한 맥락 속에서 블랙의 모습을 추적하고 검은색이 인종으로 묘사되는 관습과 카라, 바조, 터너, 라인하트, 로스코 등 수많은 화가와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자신의 작품 속에서 블랙을 활용해왔는지 안내한다.

검은색은 신화와 의학, 문학, 과학 등 전반에 상징적으로 존재하고 있어 검은색의 역사를 훑어보는 것은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꿰뚫어보는 힘이 되어준다. 성서의 ‘검은 동물’에서부터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속 ‘그리스인의 검은 배’,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 속 ‘검은 보석’, 뉴턴의 《광학》 속 실험 장면 등 시대 흐름속에 존재했던 검은색의 흔적을 그리고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 앙리 마티스의 〈베고니아를 담은 바구니〉, 톨킨의 《반지의 제왕》등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으로 만나보는 검은색의 비주얼 문화사까지 흥미로운 블랙 문화사의 즐거움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