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hka · 2025년 4월 25일 가입 · 190권 적독
여성의 눈으로 기록한 격변의 중국 현대사!
중국 현대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딩링의 중단편선 『내가 안개마을에 있을 때』. 오늘의 관점에서 고전을 재평가하여 꼭 읽어야 하는 세계문학 작품들을 선보이는 「창비세계문학」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이다. 딩링이 혁명의 요람이라 불리던 서부전선에서 농민, 홍군들과 생활하다가 공산당 정권 수립 이후 문화계 관료로 활동하던 시기에 걸친 네 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격변의 중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살아간 작가 딩링. 중일전쟁이 발발한 후 역사를 기념하는 의미로 민족주의적 정서를 담아낸 《발사되지 않은 총알 하나》, 옌안 시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위안부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룬 《내가 안개마을에 있을 때》, 농촌사회의 가부장성과 타성을 그린 《병원에서》 등을 통해 전쟁과 혁명에 휩쓸린 중국 사회를 바라보는 딩링의 날카로운 시선을 만날 수 있다.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지식인 우나무노의 대표작. 사랑에 상처받은 주인공 아우구스토 페레스는 죽고 싶지만 마음대로 죽을 수 없다. 자살을 허락하지 않는 작가와 씨름하는 아우구스토, 그리고 자신의 캐릭터와 논쟁하는 소설가의 번뜩이는 대화들. 작가는 삶의 동적인 시간성을 글쓰기라는 언어 구조 안에 역동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소설 형식을 혁명적으로 전복한다. 독특한 구조와 우스꽝스러운 인물들, 뜻밖의 결말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문학적 충격을 안긴다. 불멸에 대한 집념과 인간 자아에 대한 믿음, 변하지 않는 사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 지성과 감성, 믿음과 이성 간의 갈등을 고민한 철학자의 사상세계가 펼쳐진다.
쫓기는 중에도 결코 희망을 놓지 않았던 레이날도 아레나스의 삶을 회고적으로 비춘 대표작!
쿠바의 바티스타 독재 정권에 반대하여 혁명에 동참했으나 카스트로 정권에 환멸을 느끼고 이를 비판하는 소설을 쓰다가 반체제적 글쓰기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쫓기는 삶을 살았던 레이날도 아레나스의 대표작 『현란한 세상』. 저자의 작품 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을 국내 초역으로 만나본다.
단순하고 모험심 많고 열광적인 세르반도 테레사 데 미에르 수사는 멕시코의 수호신으로 추앙되는 과달루페 성녀의 출현에 대해 전통에서 벗어난 설교를 했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감옥에 갇히지만 그때마다 탈출을 시도하여 스페인 종교 재판의 추적과 핍박을 받게 된다. 이후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 남미 등을 떠돌아다니다가 다시 잡혀 투옥되지만, 혁명이 일어나 수감자의 신분에서 영웅으로 대접받는다. 그러나 바뀐 정권에서도 크게 실망하는데…….
“결국에는 자기가 원하던 것을 얻는 것이 인생인지도 몰라.”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20세기 영국 문단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비타 색빌웨스트의 대표작
20세기 영국 문단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소설가, 비타 색빌웨스트의 대표작 『모든 열정이 다하고』가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일찍이 뛰어난 언어 감각과 예술적 재능을 발휘하며 작가로서 놀라운 가능성을 선뵌 색빌웨스트는 한때 계관 시인 후보로 거론될 만큼 눈부신 영감을 지닌 시인이자, 현대 조경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뛰어난 원예가로서도 괄목할 만한 성취를 이루었다. 이토록 다재다능한 색빌웨스트의 창작열은 속세로부터 동떨어진 유서 깊은 놀하우스에서 성장하는 동안, 가정 교육을 받으며 책으로 고독을 달래야 했던 어린 시절부터 고양되었다. 차갑고 엄숙한 영국의 귀족 혈통과 열정적이고 방랑벽 가득한 라틴의 혈통을 모두 물려받은 색빌웨스트는 예술적 열망뿐 아니라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늘 대중과 어울리기를 어려워했지만(버지니아 울프와 친하게 지냈음에도 블룸즈버리 그룹과는 거리를 두었다.) 학창 시절부터 동성 친구들과 깊은 사랑을 나누는 데 주저함이 없었고, 가문의 요구로 외교관 해럴드 니컬슨과 결혼식을 올리지만 한평생 남편과 친구처럼 지내며 열린 관계(Open marriage)를 이어 갔다.(당대, 즉 엄격한 빅토리아 시대가 막 끝난 시점에 비타 색빌웨스트의 선택은 모두 파격적이었다.)
“난 아무래도 이해가 안 가요. 당신이란 인간은 왜 그런 짓을 한 거죠?”
남편의 외도로 시작된 아내의 병 추궁과 고백, 다툼과 다짐은 끝없이 이어지고 두 사람의 감정은 바닥의 바닥을 드러낸다.
제43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죽음의 가시」 원작 소설
패전 후의 혼란을 보다 일상적인 차원에서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 전후문학의 대표 작가 시마오 도시오의 장편소설 『죽음의 가시死の棘』가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84번으로 출간되었다. 작가인 남편 ‘나’와 아내 ‘미호’는 10년을 함께한 부부이다. 남편의 불륜을 감지한 아내는 어느 날 남편의 일기를 보고 남편을 심문하기 시작한다. 유순했던 아내가 다른 사람처럼 변하자 남편은 잘못을 인정하지만 가족의 일상은 점점 무너져간다. 일본 전후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시마오 도시오는 정신적 위기에 몰린 아내와 남편, 그와 함께 흔들리는 가족의 모습을 무서울 정도로 차분한 문장으로 그려낸다. 이 작품은 1954년 10월부터 1955년 6월까지 작가의 가정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다룬 소설로, 부부는 이후 이 일을 둘러싼 자신의 경험을 담은 책을 각자 발표하기도 했다. 소설과 작가의 삶 모두 관심을 모으는 작품이지만 정작 소설은 끝없는 다툼의 시간 속에서도 서로를 안쓰럽게 여기는 부부의 모습을 통해 사랑과 유대, 감정과 시간이 진정 무엇인지를 독자들에게 묻고 있다.
우리는 이토록 무시무시한 작품들에서 인간성을 구해야 할까, 아니면 예술을 구해내야 할까. 사소설이란 이처럼 절망적인 질문을 부추기는 골치 아픈 존재라는 것을 이만큼 명확하게 증명하는 작품이 있을까? - 미시마 유키오(소설가)
그라치아 델레다koshka
황폐한 마음을 열고 들어온 악에 운명을 내맡긴 존재들, 되돌릴 수 없는 악의 길 한복판에서 마주하는 진실
여성 작가로서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라치아 델레다의 초기 대표작. 국내 초역. 황폐한 마음에 싹튼 악, 거기에 운명을 내맡긴 존재들이 지은 죄와 죄책감의 내적 갈등을 다룬 소설로 이탈리아 본토와는 또 다른 사르데냐섬의 풍경과 문화도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어리석음과 모순, 그리고 격렬한 열정에 굴복한 사람들이 걷는 악의 길. 그 한복판에서 마주하는 진실을 포착하는 순간은 비윤리적인 사회의 공범으로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유효한 메시지를 던진다. 델레다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1896년 처음 발표한 이후 1916년까지 20여 년에 걸쳐 개작되면서 다면적이고 균형 잡힌 등장인물들이 사르데냐섬의 풍경과 문화 속에 녹아 있다. 작품 후반으로 갈수록 각 인물이 겪는 내적 갈등이 극대화되며, 실제로 소리 지르는 사람은 없지만 결코 그치지 못하는 절규 속에서 각자가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이 비로소 선명하게 드러난다.
엘리아스 카네티koshka
“내 삶의 이야기 속에 나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군중과 권력』의 저자 작가 카네티의 탄생을 보여주는 16년간의 기록
“군중의 본질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함으로써 인간사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의 토대를 마련”(아놀드 토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 『군중과 권력』의 저자 엘리아스 카네티의 16세까지의 삶을 담은 자서전 『자유를 찾은 혀-어느 청춘의 이야기Die gerettete Zunge. Geschichte einer Jugend』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엘리아스 카네티의 자서전 5부작 중 첫번째 책으로 카네티라는 비범한 인물의 정신적 삶을 형성한 사건, 인물, 지적인 힘에 대해 들려준다. 나머지 인생을 결정할 만큼 영향력이 컸던 아버지의 죽음과 극단적인 방식으로 카네티의 지적 성취를 일군 어머니와의 관계, 불가리아 ㆍ 영국 ㆍ 오스트리아 ㆍ 스위스에서 보낸 16세까지의 삶은 우리에게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시대의 지성 카네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책은 흔한 위인의 초상이 아니다. 빈의 강렬함에서 취리히의 평안과 자유로움에 이르기까지, 한 소년의 삶은 이념의 대립과 전쟁으로 혼란스럽던 20세기 초 유럽의 풍경을 담아낸다. 또한 통찰력 있는 시선을 통해 의미로 가득 채워진 소년의 일상은 그가 평생에 걸쳐 천착했던 인간과 사회에 대한 탐구의 단초를 보여주는 증언이 된다.
호연koshka
매 회 잔잔한 일상의 에피소드로 도자기를 소개하는 이 작품은 이제껏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소재와 형식을 취하고 있다.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거창한 주제를 웅변하지도 않는다. 조용하고 담백한, ...
소외되고 외로운 삶들의 기록자, 로즈 트러메인의 대표작 가족을 떠나 낯선 땅에서 홀로 서야 하는 ‘레브’의 여정
“마음속에 슬픔이 있어요. 웃기도 하고, 키스도 하고, 그러다가 슬픔이 불쑥 찾아와요.” “알지. 슬픔이 그렇다는 걸.” “어쩌면 영원히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그 슬픔에서 놓여날 수 있을까요?”
무분별한 벌목으로 더는 자를 나무가 없어진 마을. 제재소에서 일하던 레브는 실직자가 되어 방황하다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 런던으로 떠난다. 고향에 두고 온 노모와 어린 딸, 병으로 죽은 아내를 그리며 마음속에는 늘 뭉근한 슬픔이 고여 있다. 마침내 어느 레스토랑의 설거지 담당이 된 레브. 착실히 돈을 모아 가족에게 돌아가려는 굳은 결심도 매일이 낯선 타지에서는 매번 길을 잃고 마는데…… 그럼에도 소중한 순간을 차곡차곡 쌓아가려는 레브는 과연 꿈꾸던 행복을 만날 수 있을까.
뉴요커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을 이 소설은 한 나라에 마음을 두고 다른 나라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는 수백만 명의 삶을 탐구한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거칠고 생기 없는 상황에서 본질적인 선함을 발휘하는 캐릭터를 정교하게 만들어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다.
가장 새롭고 이질적이며 현대적인 이디스 워튼 화려하고 공허한 재즈 시대에 대한 날카롭고 유머러스한 풍자
“미국이라는 나라의 명성에 영예를 가져다주는 작가.” _뉴욕타임스 여성 최초 퓰리처상 수상 작가 이디스 워튼의 국내 초역작
헨리 제임스와 함께 미국의 위대한 소설의 대가로 꼽히는 이디스 워튼의 후기 작품 《반마취 상태》가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제9권으로 출간됐다. 이디스 워튼은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다. 1927년에 발표된 《반마취 상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으로, 1920년대 미국 재즈 시대에 뉴욕의 한 상류층 가정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다.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는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 아래 숨겨진 가족 구성원들 간의 갈등,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생기는 황당한 일들과 세대 간의 갈등에 대한 예리하고 재치 있는 풍자는 기존에 알려진 이디스 워튼 소설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낯설고 현대적인 색을 띠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익숙한 이디스 워튼만의 문학적 탁월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국내에 소개되는 비올레타 로피즈의 두 번째 그림책 세계적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 ILUSTRARTE 2016 대상 수상작
각종 일러스트레이션 상을 휩쓸고 있는 비올레타 로피즈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다양한 국가의 작가들과 협업하고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된 《섬 위의 주먹》이 할아버지와 손자의 우정의 공간을 투명하면서도 깊은 풀숲의 정원으로 표현했다면, 이번 책 《마음의 지도》는 아이와 친구들의 우정의 공간을 도시의 다채로운 모습으로 구현했다. 그는 포르투갈어로 쓰인 이 책을 작업하기 위해 리스본으로 이사해 그 거리를 거닐며 텍스트를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고 한다. 그가 홀로 오랜 시간을 보내며 완성한 ‘마음의 지도’에는 그 장소의 풍광이 양 페이지 가득 아름답게 펼쳐진다.
아름다운 장소들, 그 장소에서 살아가는 존재들, 그들이 이뤄나가는 일상을 그려낸 이 사랑스럽고 귀여운 그림과 당차고 매력적인 목소리로 자신에게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글은 마지막 장면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만난다. 그 순간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추억의 장소와, 장소가 품은 기억들이 폭죽처럼 터져 나올 것이다. 우리가 한때 지니고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잊은 마음의 지도 한 장이.
“누군가와 함께할 때는 알지 못하던 것을 혼자 시간을 보내며 깨달았다. 나는 그림이 텍스트와 대조를 이루면서도 똑같은 것을 이야기하려 했다. 내가 우정에 대해 느낀 것을.”
마리야 스테파노바koshka
현대 러시아 문학계의 혜성이 보내온 첨단의 글쓰기
부커상, 전미도서상, 페미나상, 메디치상, 더블린문학상 외국어문학 후보작 전 세계 문학 팬을 열광시킨 전혀 새로운 소설이 도착하다
러시아 망명 시인 마리야 스테파노바의 첫 소설, 그러나 이 작품을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소설과 논픽션의 경계를 허물며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창안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는 “아름다움을 꿈꾸며 살았”던 갈카 고모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작가 자신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는 화자 ‘나’는 갈카 고모의 집에서 일기장을 발견한다. 사소한 기록으로 가득한 이 일기장은 ‘나’로 하여금 오랫동안 품어왔던 꿈, 가족사를 쓰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만든다.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살아온, 5대에 걸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비밀스러운 기쁨, 굶주림과 기다림, 극심한 치통…… 먹고사는 슬픔을 희망으로 소화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하여
독일어권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활동하며 당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알린 비키 바움의 소설집. 국내 초역. “왜 죽이지?”라는 말이 가슴에 콕 박히는 〈크리스마스 잉어〉부터 먹고사는 행위 자체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길〉, 〈굶주림〉, 〈백화점의 야페〉까지. 각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그들이 처한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지만 프라이팬에 눌어붙은 기름때처럼 잘 닦이지 않는 고통을 견디며 살아간다. 바움은 삶의 압박감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지리멸렬해진 마음이라도 필사적으로 붙잡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담담하게 때로는 처절하게 그린다. 그들을 꼭꼭 씹으며 따라가다보면 독자는 이런 질문 앞에 서게 된다. ‘나는 어떻게 살아왔지?’
에비사와 야스히사koshka
에비사와 야스히사 장편소설 [미식 예찬]. 『미식 예찬』은 흥미로운 인물들을 소재로 박진감 넘치는 작품들을 발표해 일본 독서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온 에비사와 야스히사가 요리라는 새로운 분야를 소재로 해서 발표한 장편 요리소설이다. 에비사와는 하나의 작품을 집필하기 위해 모델이 되는 인물이나 상황에 대해 주도면밀하게 미리 조사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서도 취재와 조사에 2년여를 들여, 주인공인 쓰지 시즈오를 면접 취재한 것만 50회에 이르고, 쓰지 시즈오 부부의 미각 수행을 추체험하기 위해 프랑스의 미슐랭 가이드 별 세 개 레스토랑들을 방문하여 풀코스 프랑스 요리를 일주일 동안 점심 저녁으로 먹었다고 한다. 철저한 체험과 취재로 얻은 재료를 가지고 에비사와는 맛깔나는 이 소설 『미식 예찬』을 완성했다.
야구를 제대로 아는 작가의 전문가 빰치는 야구 지식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마치 경기 실황이라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 긴장감을 멈출 수 없다. 또한 오프 시즌 동안 조용한 야구 즉, 트레이드, 스프링캠프, 코칭스태프와 구단주, 프런트 활동 등 현장 그대로의 야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특히, 경기조작 등 국내 프로야구 이면에 있었던 일이 소설 속에 생생히 묘사돼 현장감을 극도로 배가시킨다.
『나는 감독이다』에는 야구가 있고 사람이 있다. 그리고 갈등이 있고 관계가 있다. 특히 감독과 선수, 선수와 코치 그리고 구단주와의 관계는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인간 군상이다. 강자의 프라이드와 그것에 기생하는 약자의 치졸한 모습… 강자를 동경하지만 스스로가 변하지 못하고 제 자리에 머물러 있는 모습은 현실과 다른 바가 없다. 이렇게 소설이 끝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나는 감독이다』는 현실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곤도 후미에koshka
따스하게, 삶의 깊디깊은 곳을 탐색하는 열 개의 이야기! 아마존재팬 405명 별 다섯! 5년 연속 베스트셀러 행진!!
15년째 같은 회사에 다니는 서른일곱 살 여성 에이코. 대출을 끼고 산 작은 아파트의 거실 소파가 혼자 사는 에이코의 유일한 안식처다. 나름 큰돈을 쓴 소파 위에 지친 몸을 던지고 쉴 때 선명한 행복감을 느끼지만, 때때로 쓸쓸하고 불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어느 봄날, 가라앉는 기분을 털어내자는 마음으로 자전거를 탔다. 봄바람을 맞으며 동네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카페 루즈’라는 간판을 단 작은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잠시 쉬어가기로 마음먹고 들어가 보니 6년 전 에이코의 회사에서 잠시 일했던 마도카 구즈이가 그곳을 운영하고 있었다. ‘카페 루즈’는 매달 1일부터 8일까지 가게를 닫는다. 그 기간에 마도카는 여행을 떠나고, 여행지에서 맛본 디저트나 음료를 이 카페에서 재현해 메뉴로 내놓는다. 그러니까 카페 루즈는 ‘지금 이곳’을 사는 이들이 ‘낯선 그곳’을 미각과 촉각, 시각과 후각으로 대리 체험하는, 꿈 같은 공간이었다. 차가운 딸기수프, 추프쿠헨, 도보스 토르타, 원앙차, 세라두라, 바클라바…. 낯선 음식을 하나하나 맛볼 때마다 마음을 옥죄던 강박의 굴레가 한 꺼풀씩 벗겨지는 마술 같은 일이 벌어졌다. 여기에 천일야화와도 같은 현실의 이야기들이 섞여들며 소설은 예상 밖의 풍경으로 확장되는데…. 다정하고 단정한 문장으로 겹겹이 싸인 마음의 안쪽을 탐색해온 곤도 후미에는 이 소설 《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에서 흡사 나비 날개 문양처럼 정교하고 매혹적이며 불가해한 삶의 여러 무늬들을 애정 어린 눈길로 포착해낸다. 얼핏 고소하고 쌉싸름한 카페 테이블로 초대받은 듯 미소짓게 하던 곤도의 이야기들은 어느 순간 잘 짜인 탐색의 그물망으로 독자를 유인해 생의 가장 깊은 곳을 골똘히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자리로 안내한다.
요하네스 폰 탭플koshka
독일 최초의 산문 작품이자 최초의 인문주의 작품인『뵈멘의 악커만』은 1400년 초반의 작품이다. 뵈멘은 오늘날 체코 지역이다. 저자는 뵈멘에 있는 자츠 시의 문서 정리인 직업을 가졌던 요한네스 폰 텝플로, 그의 부인 마르가레타가 1400년 8월 1일 산후욕으로 사망한다. 이것이 작품을 쓰게 된 동기로 전해지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의 때 이른 사망에 큰 충격을 받아 아내를 데려간 ‘죽음’을 ‘신’에게 고소하고 그의 원칙 없는 행동을 비난하면서 소리 높여 논쟁을 벌이는 내용이다. 주인공 악커만은 글자 뜻 그대로 농부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깃털로 된 펜을 가진 인간, 즉 학식과 개성이 있는 인간 혹은 인문주의자란 의미를 담고 있다.
작품 『뵈멘의 악커만』도 암흑의 시대라 부르는 중세의 신과 죽음의 세계에 인간의 과감한 등장이 특색을 이루고 있다. 위 제목은 레크람 판에서 펠릭스 겐츠머에 의해 현대 독일어로 번역되면서 『악커만과 죽음 Der Ackermann und der Tod』으로 바뀌어 있다. 전편은 34장!으로 되어 있는데, 1장부터 32장까지는 악커만과 죽음의 논쟁으로 되어있고, 33장은 신의 판결, 34장은 아내의 영혼을 위한 악커만의 기도로 되어있다. 1장부터 32장은 2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진 내부 구조를 가진다.
아쿠타가와 상, 가와바타 야스나리 상 수상 작가 메도루마 ? 장편소설
아시아 문학선 22권. 아쿠타가와 문학상,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수상 작가 메도루마 ?의 첫 번째 장편소설 『무지개 새』가 일본 현지 출간 13년 만에 아시아 문학선으로 소개된다. 메도루마 ?은 오키나와전쟁과 미군기지 문제를 문학적 주제로 삼으며, 오키나와의 비극적 역사와 현실인식을 독특한 상상력으로 풀어내 일본문단에서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메도루마 ?은 1980년대에 작품 활동을 시작해 90년대에는 오키나와전쟁을 둘러싼 기억투쟁을 전개했고 2000년대에는 미국에 의한 폭력지배구조와 오키나와 내부 모순을 이중삼중으로 구조화한 소설을 발표했다. 평생 오키나와를 지키는 소설을 써왔고, 2000년대 후반 이후에는 작품 활동보다 반기지 투쟁 활동에 힘을 쏟았다.
『무지개 새』는 2006년 작품으로, 견고한 폭력구조를 제의적으로 파괴하는 의식의 한 형태로 보여준 수작이다. 제목이 주는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그것과는 전혀 관련 없는 파괴의 지옥도를 선보이는 이 소설은, 학교폭력, 성매매 유착 폭력, 미군의 폭력 등의 풍경이 지배하고 있다.
이 지옥을 탈출하는 방법으로 작가가 제시한 것은 ‘파괴’이다. ‘그래 모두 죽어 없어지면 된다.’로 표상되는 통과제의적 파괴는, 지극한 현실에 천착하되 그 현실에 투항하는 게 아니라 그만의 방식으로 저항하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신생(新生)의 기운을 회복하는 것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투사되어, 오키나와에서의 폭력 근절과 평화를 향한 생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파비오 제노베시koshka
발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다와 같은 세상에 첫발을 디딘 여섯 살 파비오의 파란만장한 성장 분투기
★★ 2018 이탈리아 비아레조상 수상작 ★★ ★★ 이탈리아 독자들이 매해 선정하는 오스카 앱설루트 영예 도서 ★★
2018년 이탈리아 비아레조상 수상작, 파비오 제노베시의 장편소설 『물이 깊은 바다』가 현대문학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 제노베시는 문학성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이탈리아 문학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로 손꼽힌다. 2015년 청소년 심사단이 선정하는 젊은 스트레가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의 작품 세계는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세대의 독자에게 두루 사랑받고 있다. 그의 네 번째 장편소설인 『물이 깊은 바다』는 열 명의 괴짜 할아버지가 있는 특이한 대가족에서 자란 소년 파비오가 세상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겪는 예리한 성장통을 섬세하고도 위트 넘치는 필치로 그려낸다. 토스카나주의 작은 해안 지방인 베르실리아를 배경으로, 이탈리아 바닷가의 정취와 아름다운 자연이 생동감 있게 흘러넘치는 가운데 유머와 비극, 슬픔과 따뜻함이 공존한다. 제노베시는 비아레조상 수상 소감에서 우리 인생에는 웃고 우는 일들이 함께하기에 눈물을 자아내기만 하거나 웃음만 유발하는 소설이 아닌, 인생의 희비극적인 면을 오롯이 전할 수 있는 소설을 쓰고자 했다고 밝혔다. 작가 스스로 자전적 소설이라고 밝힌 이 책은 남들과 다르다고 느끼는 한 소년이 자신만의 특별함을 찾아가는 성장소설이자 가족에 대한 자부심과 소중함, 사랑을 깨닫는 가족소설 그리고 동심을 그리워하는 어른들을 위한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이다.
중국 신사실주의 거장이 그린 현대인의 다양한 삶!
중국을 대표하는 신사실주의 작가 팡팡의 소설집『행위예술』. 팡팡은 부두 노동자 가족의 남루한 삶을 절절하게 그려낸 작품 〈풍경〉으로 중국 우수 중편 소설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하였다. 이 작품집에는 현대인의 굴곡 있는 삶을 진솔하게 묘사한 팡팡의 신사실주의 소설 네 편을 모았다.
표제작 〈행위예술〉은 예술이 특별한 것이라고 믿고 있던 주인공이 예술에 대한 허영심이 가득한 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면서, 세상의 삶이 모두 하나의 예술이라는 진리를 깨우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과정〉은 유능하고 강직한 경찰이 겪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현대사회의 세태를 꼬집는다.
〈잠복근무〉는 자신의 이상형과 정반대인 애인을 둔 주인공이 힘든 현실에 부딪히면서, 사소하게 생각했던 사랑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깨우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인간의 내면적 성찰을 다룬 앞의 세 편과 달리 〈사무치는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다. 죽은 남자에 대한 한 여자의 광적인 사랑과 이를 둘러싼 현실을 그리고 있다.
시간과 문명이 충돌하는 20세기 이스탄불,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아내와 그녀를 좇는 남자의 미스터리 “인간이 자신으로 사는 것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파묵적인 답변
노벨 문학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스스로 “내 영혼의 혼합체”라고 한 『검은 책(Kara Kitap)』(전2권)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7번, 398번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2006년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오르한 파묵을 선정하면서 “파묵은 고향 이스탄불의 음울한 영혼을 탐색해 가는 과정에서 문화의 충돌과 교차에 관한 새로운 상징을 발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는데, 이런 평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 바로 『검은 책』이다. 사라진 아내의 행방을 좇는 남자의 이야기와 그녀가 사랑하는 다른 남자의 칼럼이 한 장씩 교차하는 『검은 책』은 자아 정체성이라는 파묵의 주제 의식을 실험적 형식으로 풀어내어 큰 파장을 일으킨 문제작이다. 또한 현대를 사는 세 남녀의 이야기에 이슬람 고전을 접목하고, 동서양이 만나는 도시 이스탄불에 얽힌 신화, 전설, 이야기뿐 아니라 시대적 배경인 1980년대 터키의 대중문화와 언더그라운드 문화, 서양 문학을 서로 맞물려 얽히게 해 독자에게 독특한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시간과 문명이 충돌하는 20세기 이스탄불,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아내와 그녀를 좇는 남자의 미스터리 “인간이 자신으로 사는 것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파묵적인 답변
노벨 문학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스스로 “내 영혼의 혼합체”라고 한 『검은 책(Kara Kitap)』(전2권)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7번, 398번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2006년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오르한 파묵을 선정하면서 “파묵은 고향 이스탄불의 음울한 영혼을 탐색해 가는 과정에서 문화의 충돌과 교차에 관한 새로운 상징을 발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는데, 이런 평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 바로 『검은 책』이다. 사라진 아내의 행방을 좇는 남자의 이야기와 그녀가 사랑하는 다른 남자의 칼럼이 한 장씩 교차하는 『검은 책』은 자아 정체성이라는 파묵의 주제 의식을 실험적 형식으로 풀어내어 큰 파장을 일으킨 문제작이다. 또한 현대를 사는 세 남녀의 이야기에 이슬람 고전을 접목하고, 동서양이 만나는 도시 이스탄불에 얽힌 신화, 전설, 이야기뿐 아니라 시대적 배경인 1980년대 터키의 대중문화와 언더그라운드 문화, 서양 문학을 서로 맞물려 얽히게 해 독자에게 독특한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따뜻하고 유쾌하게, 때로는 애절하게 마음을 흔들어놓을 크리스마스 로맨스!
첫눈에 반한 두 남녀의 10년 동안 엇갈리는 사랑을 담은 소설 『12월의 어느 날』. 스물두 살 생일에 자신이 발을 밟은 남자와 사랑에 빠진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는 저자의 데뷔작으로, 주인공 로리와 잭이 눈 내리는 런던을 배경으로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관계를 이어나가며, 읽는 이로 하여금 달콤함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저녁, 로리는 지친 몸으로 퇴근길 버스에 앉아 런던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버스가 정류장에 잠시 멈추었을 때, 로리의 눈에 한 남자가 들어온다. 남자는 번잡한 풍경과 동떨어진 것처럼 조용히 책을 읽고 있다. 순간 그가 시선을 느낀 듯 고개를 들고, 로리와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둘은 번개가 내리치는 듯한 짜릿한 충격을 동시에 느낀다. 몇 초간 숨 막히게 서로를 바라보다 남자가 서둘러 버스에 타려던 그때, 버스가 출발하고 둘은 그대로 엇갈린다.
첫눈에 반한다는 게 이런 걸까? 로리는 남자를 잊을 수 없다. 남자 또한 그럴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로리는 남자를 찾아 런던 이곳저곳을 헤매지만 만날 수 없다. 그랬던 그가 나타난 것은 1년 뒤, 친구들과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다. 친자매와도 같은 소중한 친구 세라가 자신의 애인이라며 데려온 남자가 바로 그 ‘버스보이’였다. 남자의 이름은 잭. 세라는 로리와 잭이 친해지기를 바라며 소개하고, 로리는 심장이 멎는 듯한 고통 속에 그에게 인사한다.
버스 정류장에서의 그 벼락 치는 듯한 눈 맞춤은 오직 로리의 착각이었던 걸까? 운명적 사랑이라 믿었던 것도, 단지 환상에 불과했던 걸까? 그러나 그 순간, 잭 또한 로리를 보고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었다. 1년 전 로리와의 한순간은 잭에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운명을 믿지 않는 잭이지만, 로리는 그 후로도 종종 꿈에 나와 그의 가슴을 뛰게 했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사랑하는 건 곁에 있는 여자 친구, 세라다. 이제 로리와 잭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시마모토 리오koshka
“아아, 이 세상에는 이렇게 사람을 상처 주는 방법이 있었던 건가”
나오키상 수상 작가 시마모토 리오가 그려낸 귀기 어린 심리소설『여름의 재단』. 이 책은 시마모토 리오가 《문학계》 2015년 6월호에 발표한 단편으로 제153회 아쿠타가와상에 노미네이트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후 세 편의 이야기를 새롭게 추가하여 2015년 ‘문예춘추’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첫 번째 이야기 「여름의 재단」은 소설가인 치히로가 자신의 마음을 짓밟은 편집자 시바타의 손등을 포크로 찍어버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후 본가로 내려간 치히로는 「가을의 여우비」에서 재단(裁?)이라는 행위를 통해 과거와 마주하지만 상처 입은 마음은 여전히 아물지 않는다. 약속은커녕 이름도 없는 관계에 지쳐가는 「겨울의 침묵」과, 마지막으로 새로운 세계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자유로워지는 법을 깨닫는 「봄의 결론」까지, 매력적인 작품 제목이 암시하는 시간의 흐름이 이 주제에 다가가는 열쇠로 작용한다. 충격적인 여름의 발단, 여우비처럼 스쳐 지나가는 가을의 연인들, 겨울의 소리 없는 기다림, 그리고 봄의 새로운 움틈. 1년이라는 사계의 흐름 속에, 스물아홉 살에서 서른 살로 넘어가는 주인공 치히로가 정신적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일본 현대문학 작가 고지마 노부오의 대표작. 주인공인 미와 슌스케는 중류층의 인텔리로서, 평화롭고 풍족한 가정의 가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군 청년 조지와의 교류를 계기로 가정에 균열이 생기고 만다. 아내가 그 미군 청년과 정사를 벌이는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크게 동요했지만, 곧 아내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가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조지에게는 위압적인 행동을 취한다. 그러나 이 모든 행위는 그저 우스꽝스럽게 보일 뿐이고, 슌스케는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위태로운 부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미와 가족은 도쿄 교외에 2층짜리 서양식 주택을 지어 이사를 간다.
그러나 서양인의 생활 방식을 모방한 그 공간에서 새 출발을 기대했던 그들을 맞이한 현실은 아내의 유방암었다. 이후 아내의 투병과 죽음, 딸 노리코의 독립 선언, 슌스케의 재혼 실패, 아들 료이치의 가출 등 일련의 사건들이 이어진다. 그렇게 미와 집안은 철저하게 붕괴되고 마는 것이다.
‘미국의 에밀 졸라’라 불리는 프랭크 노리스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문학비평가인 앨프리드 케이진이 “미국의 상상력이 빚어낸 가장 위대한 작품”이라고 칭할 만큼 미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소설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인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F. 스콧 피츠제럴드로 이어지는 계보의 출발점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 프랭크 노리스는 미국 문학에 자연주의를 도입한 선구자다.
이 작품이 지닌 의의는 프랭크 노리스의 자연주의 문학관이 가장 잘 형상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술적으로도 성공을 거뒀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자연주의를 사실주의의 극단이 아닌, 낭만주의의 연장선상으로 본 그의 작품 세계를 뚜렷이 보여 준다. 프랭크 노리스는 「낭만주의 작가로서의 졸라」라는 글에서 “자연주의란 사실주의의 내접원이 아니라 낭만주의의 한 갈래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러한 문학적 신념을 바탕으로 다소 극단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을 작품의 소재로 주로 사용했다. 『맥티그』에서 주인공 맥티그의 소소한 행복과 몰락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은 자연주의자이자 낭만주의자로서의 프랭크 노리스를 잘 보여 준다. 이처럼 일상을 뛰어넘는 비범하고 충격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프랭크 노리스의 작품은 독자들을 흡입력 있게 끌어들인다.
중국 최고 권위 마오둔문학상 수상작! 급변하는 중국 백년사, 3대가 꿈꾸는 이상향, 강남!
《강남삼부작》은 중국의 대표적인 작가 거페이(格非)가 10여 년의 창작 과정을 겪으며 2011년 세 권으로 완결하여 출간한 장편소설이다. 《복사꽃 그대 얼굴(人面桃花)》(2004년), 《산하는 잠들고(山河入夢)》(2007년), 《강남에 봄은 지고(春盡江南)》(2011년) 등 세 권은 개별적으로 하나의 완결된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혈연으로 맺어진 한 가족의 연대기적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서로 다른 주인공 남녀의 이상적인 삶 또는 사회에 대한 욕망과 절망적 회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연계된다. 거페이는 자신의 장편소설 《강남삼부작》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소설 강남삼부작의 주요 소재는 애정이다. 애정 이야기를 앞 무대에 세우는 것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 나머지 목표는 그 뒤에 부가되어 있을 뿐이다.”
실제로 《강남삼부작》은 남녀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복사꽃 그대 얼굴》은 강남 퇴직관리 집안의 아가씨인 루슈미와 혁명당원 장지위안의 애틋하면서도 내밀한 사랑 이야기로 가득하고, 《산하는 잠들고》는 메이청 현의 현장인 탄궁다와 그의 비서 야오페이페이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전편에 흐른다. 마지막 《강남에 봄은 지고》는 시인 탄돤우와 팡자위 부부의 혼인생활과 사별 과정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설사 애정이 중심이라고 할지라도 핵심 주제는 역시 루슈미와 그녀의 아들 탄궁다, 그리고 손자인 탄돤우를 대표로 하는 이들의 이상세계에 대한 몽상과 현실에서 부딪치는 절망이다. 우리는 이를 유토피아에 대한 갈망과 현실적 절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작자는 스스로 ‘유토피아’라는 말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굳이 ‘강남(江南)’이란 말을 소설 제목에 붙였다. 이는 작가 자신이 강남의 수향(水鄕)인 단투현 딩강향(丁崗鄕)의 집성촌인 류자촌(劉家村) 출신인 까닭이기도 하며, 은연중에 ‘강남’ 또는 ‘강남’ 문화권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분위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남삼부작》은 연대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설은 시간의 흐름을 온전하게 따라가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을 격절시키고, 생략한다. 마치 인물이나 사건의 전후 사정이 아니라 주제에 몰입하라고 요구하는 듯하다. 삼부작의 두 번째 작품 《산하는 잠들고》의 배경은 전편인 《복사꽃 그대 얼굴》의 배경인 푸지에서 메이청으로 바뀌며, 세 번째 작품 《강남에 봄은 지고》의 배경은 다시 허푸로 바뀐다. 물론 그곳은 모두 저장(浙江), 즉 중국 강남에 소재한 지역이다. 소설의 중요 인물인 루슈미와 탄궁다, 탄돤우는 혈연관계로 얽혀 있는 인물들이지만 실제 생활을 같이 하거나 애증을 나눈 적이 없다. 이렇듯 상호 독립적이지만 화자서(花家舍)라는 이상향을 중심으로 끈끈하게 얽혀져 있다. 이런 점에서 《강남삼부작》은 하나의 주제를 설정하여 각기 다른 리듬과 선율, 화음 등을 변화시켜 하나의 악곡으로 만든 변주곡(變奏曲)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최고 권위 마오둔문학상 수상작! 급변하는 중국 백년사, 3대가 꿈꾸는 이상향, 강남!
《강남삼부작》은 중국의 대표적인 작가 거페이(格非)가 10여 년의 창작 과정을 겪으며 2011년 세 권으로 완결하여 출간한 장편소설이다. 《복사꽃 그대 얼굴(人面桃花)》(2004년), 《산하는 잠들고(山河入夢)》(2007년), 《강남에 봄은 지고(春盡江南)》(2011년) 등 세 권은 개별적으로 하나의 완결된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혈연으로 맺어진 한 가족의 연대기적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서로 다른 주인공 남녀의 이상적인 삶 또는 사회에 대한 욕망과 절망적 회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연계된다. 거페이는 자신의 장편소설 《강남삼부작》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소설 강남삼부작의 주요 소재는 애정이다. 애정 이야기를 앞 무대에 세우는 것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 나머지 목표는 그 뒤에 부가되어 있을 뿐이다.”
실제로 《강남삼부작》은 남녀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복사꽃 그대 얼굴》은 강남 퇴직관리 집안의 아가씨인 루슈미와 혁명당원 장지위안의 애틋하면서도 내밀한 사랑 이야기로 가득하고, 《산하는 잠들고》는 메이청 현의 현장인 탄궁다와 야오페이페이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전편에 흐른다. 마지막 《강남에 봄은 지고》는 시인 탄돤우와 팡자위 부부의 혼인생활과 사별 과정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설사 애정이 중심이라고 할지라도 핵심 주제는 역시 루슈미와 그녀의 아들 탄궁다, 그리고 손자인 탄돤우를 대표로 하는 이들의 이상세계에 대한 몽상과 현실에서 부딪치는 절망이다. 우리는 이를 유토피아에 대한 갈망과 현실적 절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작자는 스스로 ‘유토피아’라는 말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굳이 ‘강남(江南)’이란 말을 소설 제목에 붙였다. 이는 작가 자신이 강남의 수향(水鄕)인 단투현 딩강향(丁崗鄕)의 집성촌인 류자촌(劉家村) 출신인 까닭이기도 하며, 은연중에 ‘강남’ 또는 ‘강남’ 문화권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분위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남삼부작》은 연대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설은 시간의 흐름을 온전하게 따라가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을 격절시키고, 생략한다. 마치 인물이나 사건의 전후 사정이 아니라 주제에 몰입하라고 요구하는 듯하다. 삼부작의 두 번째 작품 《산하는 잠들고》의 배경은 전편인 《복사꽃 그대 얼굴》의 배경인 푸지에서 메이청으로 바뀌며, 세 번째 작품 《강남에 봄은 지고》의 배경은 다시 허푸로 바뀐다. 물론 그곳은 모두 저장(浙江), 즉 중국 강남에 소재한 지역이다. 소설의 중요 인물인 루슈미와 탄궁다, 탄돤우는 혈연관계로 얽혀 있는 인물들이지만 실제 생활을 같이 하거나 애증을 나눈 적이 없다. 이렇듯 상호 독립적이지만 화자서(花家舍)라는 이상향을 중심으로 끈끈하게 얽혀져 있다. 이런 점에서 《강남삼부작》은 하나의 주제를 설정하여 각기 다른 리듬과 선율, 화음 등을 변화시켜 하나의 악곡으로 만든 변주곡(變奏曲)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최고 권위 마오둔문학상 수상작! 급변하는 중국 백년사, 3대가 꿈꾸는 이상향, 강남!
《강남삼부작》은 중국의 대표적인 작가 거페이(格非)가 10여 년의 창작 과정을 겪으며 2011년 세 권으로 완결하여 출간한 장편소설이다. 《복사꽃 그대 얼굴(人面桃花)》(2004년), 《산하는 잠들고(山河入夢)》(2007년), 《강남에 봄은 지고(春盡江南)》(2011년) 등 세 권은 개별적으로 하나의 완결된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혈연으로 맺어진 한 가족의 연대기적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서로 다른 주인공 남녀의 이상적인 삶 또는 사회에 대한 욕망과 절망적 회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연계된다. 거페이는 자신의 장편소설 《강남삼부작》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소설 강남삼부작의 주요 소재는 애정이다. 애정 이야기를 앞 무대에 세우는 것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 나머지 목표는 그 뒤에 부가되어 있을 뿐이다.”
실제로 《강남삼부작》은 남녀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복사꽃 그대 얼굴》은 강남 퇴직관리 집안의 아가씨인 루슈미와 혁명당원 장지위안의 애틋하면서도 내밀한 사랑 이야기로 가득하고, 《산하는 잠들고》는 메이청 현의 현장인 탄궁다와 그의 비서 야오페이페이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전편에 흐른다. 마지막 《강남에 봄은 지고》는 시인 탄돤우와 팡자위 부부의 혼인생활과 사별 과정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설사 애정이 중심이라고 할지라도 핵심 주제는 역시 루슈미와 그녀의 아들 탄궁다, 그리고 손자인 탄돤우를 대표로 하는 이들의 이상세계에 대한 몽상과 현실에서 부딪치는 절망이다. 우리는 이를 유토피아에 대한 갈망과 현실적 절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작자는 스스로 ‘유토피아’라는 말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굳이 ‘강남(江南)’이란 말을 소설 제목에 붙였다. 이는 작가 자신이 강남의 수향(水鄕)인 단투현 딩강향(丁崗鄕)의 집성촌인 류자촌(劉家村) 출신인 까닭이기도 하며, 은연중에 ‘강남’ 또는 ‘강남’ 문화권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분위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남삼부작》은 연대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설은 시간의 흐름을 온전하게 따라가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을 격절시키고, 생략한다. 마치 인물이나 사건의 전후 사정이 아니라 주제에 몰입하라고 요구하는 듯하다. 삼부작의 두 번째 작품 《산하는 잠들고》의 배경은 전편인 《복사꽃 그대 얼굴》의 배경인 푸지에서 메이청으로 바뀌며, 세 번째 작품 《강남에 봄은 지고》의 배경은 다시 허푸로 바뀐다. 물론 그곳은 모두 저장(浙江), 즉 중국 강남에 소재한 지역이다. 소설의 중요 인물인 루슈미와 탄궁다, 탄돤우는 혈연관계로 얽혀 있는 인물들이지만 실제 생활을 같이 하거나 애증을 나눈 적이 없다. 이렇듯 상호 독립적이지만 화자서(花家舍)라는 이상향을 중심으로 끈끈하게 얽혀져 있다. 이런 점에서 《강남삼부작》은 하나의 주제를 설정하여 각기 다른 리듬과 선율, 화음 등을 변화시켜 하나의 악곡으로 만든 변주곡(變奏曲)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이완의 정치, 문화 그리고 여성의 이야기를 발칙하게 담아낸 소설로 끊임없는 논쟁 가운데 있었던, 타이완 현대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인 리앙의 장편소설. 4년의 창작 기간을 거쳐 타이완의 주요 일간지 「중국시보(中國時報)」에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주잉홍이라는 여성을 중심으로 아버지 주주옌 그리고 젊은 부동산 재벌 린시겅과의 관계가 1950년대 국민당 독재 시절과 1970년대 고도성장기 타이완의 모습을 배경으로, 플래시백의 기법을 통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전개된다.
파격적인 성적 묘사와 젠더 의식을 지닌 정치 소설을 주로 써온 작가의 대표작이자 시작점이라 할 만한 이 소설은 주된 소재인 중국식 정원 '함원(?園)'을 놀랄 만한 아름다운 필치로 묘사하며 정치적, 경제적 격동기를 보낸 타이완인의 역사를 함께 엮는다. 여기에 섹슈얼리티 문제를 결합하여, 여성을 성적인 대상로만 보는 남성의 시선을 거부하고 남성과 여성이라는 대립구도 자체를 탈주하려는 시도로 많은 화제를 낳았다.
작가가 직접 서문에서 밝히듯이 그의 소설은 수수께끼 같은 정치적 함의가 풍부하여 많은 평론가와 학생들의 연구 텍스트로 선택되었고, 거리낌 없는 성적 묘사와 비전형적인 캐릭터로 인해 문단과 대중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는 등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2013년 홍콩에서 출판된 『혁명후기』는 중국 대륙에서는 오랜 검열과정에 걸려 아직 출간되지 못했다. 한사오궁의 전작 《열렬한 책읽기》가 포스트마오 시대 사회주의의 격랑이 지나간 폐허 속에서 죽어가는 영혼들을 소생시킬 비밀을 찾는 지적 오디세이였다면, 《귀거래》는 1980년대 지청 시절 열정과 좌절, 죄의식이 하나로 응결된 실존적 그림자에 대한 연민을 다루고 있다.
한편 이번 『혁명후기』는 이들 저작을 관통하는 작가 일생에 걸친 집요한 문제의식, 즉, 문화대혁명을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중국을 규명할 수 없으며 미래를 준비할 수도 없다는 고집스런 사색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다. 이는 역사라는 ‘거대한 나’를 망각하고 환골탈태의 환희에 들뜬 현 중국에 보내는 엄중한 경고다.
바진 · 박난영koshka
창비세계문학 52권. 바진 단편집. 바진은 중국 현대문학사에서 루쉰, 라오서와 함께 3대 작가라 불리는 거장이다. 이 선집에 실린 13편의 단편소설은 바진이 가장 왕성하게 창작 활동을 한 1930년부터 1941년 사이에...
청말 상하이를 휩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해상화열전』국내 완역 출간
『해상화열전』은 한마디로 이전의 소설과 다르다. 광서 말에서 선통 초까지 상하이에서는 이러한 기루 소설이 많이 나왔으나 『해상화열전』과 같이 평담하면서 사실적인 작품은 없었다. - 루쉰(魯迅)
19세기 말 중국의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를 다룬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이자 만청(晩淸)시기의 대표 작가 한방경이 남긴 마지막 소설 『해상화열전』이 드디어 국내 최초 완역 출간되었다. 1892년 상하이에서 발행된 중국 최초 문예잡지 『해상기서』에 연재된 이 소설은 당시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중국 소설사가 정리되는 과정에서 문체와 전개 방식, 내용적 측면에서 현대성을 선취한 독보적인 작품으로 중요하게 언급되었다. 화류계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중국 고전문학의 정수로 널리 알려진 『홍루몽』과 유사한 작품으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해상화열전』에 이르러 『홍루몽』이라는 전통은 마감되고 기루소설은 중대한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대문호 루쉰의 평을 주목한다면 이 소설의 진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해상화열전』은 작품 내부의 완결성으로 인해 문학적 글쓰기의 독창성을 구현할 뿐만 아니라 19세기 말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의 부침을 사실적으로 다룸으로써 ‘상하이’라는 공간을 중국 소설사에 적극적으로 편입시킨 선구성을 담보한 작품이기도 하다. 번역은 부산대 중어중문학과에서 본 작품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이후 관련 작가론 및 작품론을 두루 제출한 김영옥 선생이 맡았다. 총 두 권으로 분권 출간되는 국내 번역본에는 1894년 석인초간 영인본으로 간행될 당시 삽입되었던 삽화와 더불어 작품의 재미와 이해를 더해줄 작가 한방경의 서문과 후기 또한 빼놓지 않고 수록하였다.
청말 상하이를 휩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해상화열전』국내 완역 출간
『해상화열전』은 한마디로 이전의 소설과 다르다. 광서 말에서 선통 초까지 상하이에서는 이러한 기루 소설이 많이 나왔으나 『해상화열전』과 같이 평담하면서 사실적인 작품은 없었다. - 루쉰(魯迅)
19세기 말 중국의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를 다룬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이자 만청(晩淸)시기의 대표 작가 한방경이 남긴 마지막 소설 『해상화열전』이 드디어 국내 최초 완역 출간되었다. 1892년 상하이에서 발행된 중국 최초 문예잡지 『해상기서』에 연재된 이 소설은 당시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중국 소설사가 정리되는 과정에서 문체와 전개 방식, 내용적 측면에서 현대성을 선취한 독보적인 작품으로 중요하게 언급되었다. 화류계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중국 고전문학의 정수로 널리 알려진 『홍루몽』과 유사한 작품으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해상화열전』에 이르러 『홍루몽』이라는 전통은 마감되고 기루소설은 중대한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대문호 루쉰의 평을 주목한다면 이 소설의 진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해상화열전』은 작품 내부의 완결성으로 인해 문학적 글쓰기의 독창성을 구현할 뿐만 아니라 19세기 말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의 부침을 사실적으로 다룸으로써 ‘상하이’라는 공간을 중국 소설사에 적극적으로 편입시킨 선구성을 담보한 작품이기도 하다. 번역은 부산대 중어중문학과에서 본 작품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이후 관련 작가론 및 작품론을 두루 제출한 김영옥 선생이 맡았다. 총 두 권으로 분권 출간되는 국내 번역본에는 1894년 석인초간 영인본으로 간행될 당시 삽입되었던 삽화와 더불어 작품의 재미와 이해를 더해줄 작가 한방경의 서문과 후기 또한 빼놓지 않고 수록하였다.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 발버둥치던 한 남자, 끝내 충격적인 사건을 저지르다!
“사실이 들통날까봐 무섭지는 않냐고? 전혀. 이렇게 믿기 힘든 이야기가 쉽게 들통나지는 않을 것이다.” 꾸밈없이 독특한 유머 감각과 절제되었으면서도 교묘한 스토리텔링의 균형이 감탄스러울 정도로 훌륭하다. _무라카미 하루키
엘리자베스 매켄지koshka
엘리자베스 매켄지 장편소설 『한 권으로 읽는 베블런』. 다람쥐와 대화하는 사차원 예비신부 베블런. 군용의료기를 개발하는 야심만만한 의사 폴. 둘은 서로 사랑하지만 너무너무너무 다르다. 음식에 대해서, 집에 대해서, 옷차림에 대해서, 동물에 대해서, 환경에 대해서, 돈에 대해서,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결혼식에 대해서. 게다가 딸의 일거수일투족에 잔소리를 퍼붓는 온 동네 비호감 장모, 어느 때고 창문 너머로 도망칠지 알 수 없는 장인, 공동체생활을 하는 히피 시부모, 지적장애인 시숙, 베블런의 결혼을 격하게 반대하는 다람쥐, 폴을 스카우트해 떼돈을 벌려는 거대 제약회사의 상속녀까지… 두 사람은 과연 이 모든 장애물을 뚫고 무사히 결혼식장에 들어갈 수 있을까?
동시대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가장 빛나는 별 사만타 슈웨블린의 대표작 국내 첫 출간!
고요하게 숨통을 조여오는 뉘앙스의 공포 ‘사만타 슈웨블린’이라는 장르의 탄생
2017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고 셜리잭슨상 중편 부문을 수상한 아르헨티나 작가 사만타 슈웨블린의 대표작이자 국내 첫 출간작. 환경재앙을 섬뜩하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기후재난과 새로운 인수공통감염병 창궐이라는 위기에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올 것이다.
소설은 시골 병원 침대에 누워 죽어가는 젊은 도시 여인 아만다와 이 마을 소년 다비드의 대화로만 전개된다. 아만다는 바쁜 남편을 도시에 두고 먼저 어린 딸 니나와 함께 시골로 휴가를 보내러 왔다가 빌린 별장과 이웃한 집에 사는 여인 카를라를 만나 가까워진다. 어쩐지 시골 풍경과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카를라는 어느날 아만다에게 기묘하고 섬뜩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자신의 아들 다비드가 6년 전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죽어가다 마을의 ‘녹색 집 여인’에게 어떤 치료를 받았고, 그뒤로 ‘괴물’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카를라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혼란에 빠진 아만다는 이곳에 머무는 내내 딸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구조 거리’를 유지하려 더욱 강박적으로 애쓴다.
하지만 결국 딸과 떨어지게 되고, 자신 또한 무언가에 중독되어 죽어간다. 아만다와 다비드가 나누는 대화의 중심은 서로 다른 두개의 질문이다. 다비드의 ‘벌레(병의 원인)는 정확히 언제 생겨났는가?’ 그리고 아만다의 ‘니나는 어디에 있는가?’. 아만다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두 사람은 서로 알고 싶어하는 것이 다르다.
블랙 유머의 정수라 일컬어지며 1954년 출간 후 현재까지도 '가장 웃긴 영미 문학'으로 끊임없이 회자되는, 킹슬리 에이미스의 대표작.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인 킹슬리 에이미스는 <런던 필즈>, <누가 개를 들여놓았나>, <돈 혹은 한 남자의 자살 노트> 등으로 이미 국내에 소개된 영국 작가 마틴 에이미스의 부친이다.
킹슬리 에이미스는 제2차 세계 대전 후 기성세대의 권위에 도전했던 1950년대의 젊은 작가군인 '앵그리 영 맨(Angry young man)'의 일원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킹슬리 에이미스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럭키 짐>은 전후 불안정한 시대를 살아가는 당대의 젊은이들에게 많은 공감과 웃음을 이끌어 냈다. 기존의 기성세대들의 해묵은 논리는 킹슬리 에이미스의 '해학'과 '풍자'라는 날카로운 연장으로 갈기갈기 찢기고 속속들이 파헤쳐져 <럭키 짐> 안에서 말간 속살을 드러낸다.
역사학과 계약직 대학 강사 짐 딕슨은 오늘도 쩨쩨한 권력을 남용하는 웰치 교수와 시종일관 감정을 조종하려 드는 동료 마거릿의 손바닥 위에서 꼭두각시처럼 놀아난다. "예, 예" 영혼 없는 대답 이면에서는 그들의 입속에 휴지를 쑤셔 넣고 발목을 잡아 변기통에 처박은 다음 물을 거듭 내리는 상상만 할 뿐이다.
겉으로는 순종적으로 보여도, 톡 하고 건드리면 팍 하고 터질 것 같은 짐 딕슨의 일상에 관심도 없고 관련 지식 따윈 더더욱 없는 주제로 공개 강연을 해야만 하는 엄청난 과제가 들이닥친다. 슬슬 재계약 시기가 다가오는 이 시점에, 짐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이 구역 최고의 게임 덕후, 돌연 게임 중단을 선언하다!
토마는 게임 덕후이자 인터넷 중독자로, 해킹은 아예 식은 죽 먹기다. 현실은 시궁창처럼 구리지만, 컴퓨터 속 세상은 완벽하게 아름답다. 끝도 없이 추락하는 성적, 부모님과의 전쟁 같은 갈등에도 꿈쩍하지 않던 토마에게 게임을 포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치는데…….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잡으며 진짜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이야기!
알아주는 게임 덕후가 게임을 끊은 이유는? 바야흐로 이제는 Z세대의 시대다. 태어나면서부터 모바일과 디지털 환경 속에서 자라서 아날로그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요즘 아이들을 Z세대라고 부른다. 플로피디스크 모양의 아이콘이 왜 ‘저장’을 뜻하는지 모르고, 수화기 모양이 어째서 ‘전화하기’ 버튼인지를 모르는 아이들의 세상인 것이다. 어릴 때부터 각종 디지털 기기들을 장난감 삼아 자란 이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온 집 안에 전쟁과도 같은 갈등을 불러오는 ‘게임’이 그 주인공이다. 아이들이 게임에 빠지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게임 그 자체에서 누릴 수 있는 현란한 재미부터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이 게임 상에선 가능한 데서 오는 충족감, 목표 달성을 통한 성취감, 친구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수단 등……. 하지만 문제는 지나치게 게임에 의존하고 몰입해 중독 증세를 보이는 데 있다. 게임 중독은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가져온다. 불안함과 초조함을 느끼는 금단 증상부터 집중력 저하, 공격적 성향, 거북목, 수면 장애까지. 최근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해 정식으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올 정도로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게임 과몰입은 해가 갈수록 늘고 있고, 연령대도 낮아지는 중이다. 어릴 때부터 가장 친숙한 놀이로 접하고, 현실을 잊기 위해 게임에 몰입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게임 전쟁》은 게임 덕후이자 인터넷 중독자, 해킹도 식은 죽 먹기인 컴퓨터 도사 토마가 뜻하지 않게 게임 중단을 선언하면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그린 작품이다. 인터넷과 게임에 늘 접속해 있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한편, 여기에 첫사랑과 가족 이야기를 촘촘하게 덧붙여 보편적인 동시에 개별적인 경험과 감정을 재기 넘치게 보여 준다. 또한 작가 특유의 속도감 있는 문체와 유머 감각이 이야기에 흡인력을 더해, 술술 읽히는 맛이 살아 있다.
허무와 서정, 고백과 초월이 만나는 순수지속의 세계 나카하라 주야의 대표작 『염소의 노래』 첫 완역
나카하라 주야는 우리나라에선 본즈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문호 스트레이독스」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더 유명하지만, 일본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권위 있는 문학상이 있을 정도로 인정받는 시인입니다. 그는 20세기 초의 전위적 예술 실험이었던 다다이즘에 심취하여 문학관을 발전시켰고 보들레르와 랭보로 대표되는 상징주의 시문학과 베르그송의 생철학의 영향을 깊이 받았습니다. 여기에 미야자와 겐지가 추구한 관념적 실험 정신과 파스칼의 신학론도 발견할 수 있는 주야의 문학 세계는 일본 문학 내에서도 독보적으로 독특한 시감과 정서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나카하라 주야의 시는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는 깊고 복잡한 생활윤리를 지니고 있다. 그는 무서운 서정 시인이다. -요시모토 다카아키
10대 초반부터 전통 시가인 단카를 신문에 투고하여 연재를 할 정도로 조숙한 문재文才였으며 동서양을 아우르는 다양한 예술관에 영향을 받은 독자적인 문학세계를 구축한 그가 공식적으로 남긴 시집은 단 두 권. 그중 생전에 발표한 유일한 시집이 바로 『염소의 노래』입니다.
오치아이 게이코koshka
삶과 죽음,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어머니의 조각난 기억을 붙잡고 생의 끝자락에 서 있는 일흔두 살의 후유코. 그녀는 치매와 파킨슨병을 앓는 어머니를 7년간 집에 모셔 지극정성으로 간병한다. 후유코의 어머니는 딸을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기억이 흐릿하다.『우는 법을 잊었다』는 어머니를 간병하고 어린이책 서점을 운영하는 후유코의 일상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어우러져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저자 오치아이 게이코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 ‘그 너머에 있는 죽음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를 물으며 소설 속에 삶의 애환을 담았다. 이 소설은 태어날 때부터 결핍을 안고 산 한 여자가 생의 막바지에 담담하게 써내려간 고요한 회상이다.
이 소설은 정권과 결탁한 일명 ‘화이트리스트’라 불리는 명단에 등재된 실세권자들에 의해 대한민국의 영화계와 연예계에서 자행된 횡포와 만행들을 낱낱이 고발한다. 따라서 이는 대한민국의 영화계와 연예계에 만연되어 있는 적폐를 고발하는 글이다.
오늘날 엔터테인먼트의 연예인 성접대 ― 사법농단 ― 별장 성향응 ― 국정원 사건 등은 결코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다. 이는 충분히 예고된 사건들이었다. 작가는 이 글을 통해 이러한 세태와 실상을 낱낱이 고발하고자 한다.
또한 표절이란 범죄행위를 통해 ‘화이트리스트’의 적폐를 고발한다. 대한민국의 영화계와 연예계에서는 ‘표절도 예술’이라고 한다. 이 얼마나 정신 나간 소리인가?
표절은 엄연히 범죄이다. 따라서 이는 처단되어야 하고 근절되어야 한다. 그러나 표절 심리에 대해 무지한 대한민국의 사법부는 동일한 유형의 판결문을 마치 판박이처럼 재생산하고 있다. 거의 모든 표절 피해자들이 완패하고 있는,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 소설은 이제껏 없는 형태인 일인칭 시점과 삼인칭 시점이 혼재하는 형식으로 쓰였다. 이러한 형태의 글을 통해 영문도 모른 채 당하는 자의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을 독자들이 간접적으로나마 생생하게 느끼고, 또 한편으로는 그의 가해자들이 상습적으로 그리고 관례적으로 해대는 비리와 악행을 적나라하게 목도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 소설이 표절 판단과 심리에 있어 작고 미약하나마 하나의 바로미터가 되기를 바란다.
이 소설은 정권과 결탁한 일명 ‘화이트리스트’라 불리는 명단에 등재된 실세권자들에 의해 대한민국의 영화계와 연예계에서 자행된 횡포와 만행들을 낱낱이 고발한다. 따라서 이는 대한민국의 영화계와 연예계에 만연되어 있는 적폐를 고발하는 글이다.
오늘날 엔터테인먼트의 연예인 성접대 ― 사법농단 ― 별장 성향응 ― 국정원 사건 등은 결코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다. 이는 충분히 예고된 사건들이었다. 작가는 이 글을 통해 이러한 세태와 실상을 낱낱이 고발하고자 한다.
또한 표절이란 범죄행위를 통해 ‘화이트리스트’의 적폐를 고발한다. 대한민국의 영화계와 연예계에서는 ‘표절도 예술’이라고 한다. 이 얼마나 정신 나간 소리인가?
표절은 엄연히 범죄이다. 따라서 이는 처단되어야 하고 근절되어야 한다. 그러나 표절 심리에 대해 무지한 대한민국의 사법부는 동일한 유형의 판결문을 마치 판박이처럼 재생산하고 있다. 거의 모든 표절 피해자들이 완패하고 있는,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 소설은 이제껏 없는 형태인 일인칭 시점과 삼인칭 시점이 혼재하는 형식으로 쓰였다. 이러한 형태의 글을 통해 영문도 모른 채 당하는 자의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을 독자들이 간접적으로나마 생생하게 느끼고, 또 한편으로는 그의 가해자들이 상습적으로 그리고 관례적으로 해대는 비리와 악행을 적나라하게 목도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 소설이 표절 판단과 심리에 있어 작고 미약하나마 하나의 바로미터가 되기를 바란다.
《견풍기牽風記》는 중국 현대작가 쉬화이종徐懷中이 2018년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제10회 마오뚠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국공 내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7년 홍군의 남진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진지루위晋冀魯豫 야전군이 따비에산大別山으로 진격해 들어가는 상황을 역사적 배경으로 여주인공 왕커위汪可逾가 군대에 들어갔다가 19세의 나이로 사망하는 스토리다. 소설은 왕커위, 부대장 치징齊競, 기병 통신원 차오수아曹水兒 등 세 사람과 ‘탄자오灘棗’라 불리는 말 한 마리를 둘러싸고 현실주의와 낭만주의가 서로 결합된 방식으로 전쟁을 묘사하고 있다. 등장인물의 원형은 당시 작가가 직접 경험했던 인물들이어서 그 묘사가 생생하다.
다닐 하름스 · 김정아koshka
러시아 아방가르드 문학의 기수 다닐 하름스가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1930년대 부조리 문학의 대표작가인 하름스는 20세기 후반까지 많은 서구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으며,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세계를 보여...
러시아의 풍자작가 조쉬첸꼬가 선사하는 통쾌한 웃음!
러시아의 풍자작가 미하일 조쉬첸꼬의 단편선『부실한 컨테이너』. 러시아의 생활상을 위트와 풍자로 그려낸 통쾌한 단편들을 만날 수 있다. 20세기 초 러시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풍자작가 조쉬첸꼬의 사후 50주년을 맞아, 2002년에 발간된 조쉬첸꼬의 전집「Mikhail Zoshchenko 1-4」중에서 그의 특성과 시대상을 잘 보여주는 작품 32편을 엮었다.
조쉬첸꼬가 활동하던 시기는 경제적, 사회적, 군사적 상황 속에서 웃음이 억압되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조쉬첸꼬는 그 속에서 웃을 거리를 찾아내고, 그것을 통해 존재의 지속성을 추구하였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아무리 보잘것없는 존재일지라도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을 갖고 있으며, 그것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또한 약간의 관심과 사랑과 인간적인 예우가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숨겨져 있던 인성을 꽃필 수 있게 한다고 이야기한다. 조쉬첸꼬는 특유의 동정과 순진함을 가장한 풍자가 뒤섞인 시선으로 당대의 사회주의에 저항하였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수많은 실패를 겪으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 [양장본]